나는 자유
리처드 바크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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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칠순을 바라보는 엄마, 엄마의 젊은 날 책장에 꽂혀 있던 《갈매기의 꿈》, 그 쨍한 파란 표지와 내지의 질감과 냄새까지 기억한다. 조나단의 비행과 이상을 응원하던 어린 나도.

그 당시에도 이미 오래된 책이었기에 작가가 생존해 있을 거란 생각을 꿈에도 못 했다.

그런데 리처드 바크가 살아 있다니, 구순의 나이에도 에세이를 펴 냈다니. 그것만으로도 놀라운데 경비행기 5,000 킬로미터의 비행 여정을 담은 수기라니, 조금 비현실적으로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책은 작가가 직접 '퍼프'라 이름 붙인 수상 경비행기를 타고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워싱턴주까지 5,000킬로미터 넘는 거리를 비행한 이야기를 담은 여행기이다. 작가는 작은 비행기를 사람 대하듯, 소중한 친구를 대하듯 하며 소통한다.


만남부터 운명 같았던 '시레이' 기종, 거기서 이어진 '퍼프'. 공군 제트기를 몰았던 작가에게 비행기는 친숙한 존재였지만, 첫 만남에서는 퍼프가 작가를 밀어내는 느낌을 받는다. 이전 주인들이 비행기를 소중하게 다루지 않았다더니 비행기가 상처를 받았나 보다.

나는 너를 아껴줄게. 작가는 비행기에 영혼이 없을 리 없다고 믿고, 그가 느낄 만한 감정을 읽는다. 비행기도 자신을 조종하는 귀한 친구의 마음을 차분하게 다독인다.


이렇게까지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나 싶게 작가는 엄청난 이벤트들을 계속 맞닥뜨린다. 기상 문제는 더 이상 놀랍지도 않고 착륙 예정이던 공항이 폐쇄되어 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긍정적인 태도와 연륜에서 나오는 여유에 난관은 즐거운 놀이가 된다.


풍부한 사진과 상세한 수기에 함께 비행기를 타고 대륙과 바다를 내려다보며 비행하는 기분을 느꼈다.

젊고 푸르기만 한 날은 지났다며 모험 같은 건 다시없을 거라던 내 생각이 좀 심심하고 답답한 것일 수 있다는 반성.


출판사(문학수첩)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moonhaksooch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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