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 어게인 - 모르는 것을 아는 힘
애덤 그랜트 지음, 이경식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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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바르다고 믿고 있는 내용에 대해서는 웬만하면 의심하거나 다시 생각해보지 않습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지 않다면 말이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러는 것이 훨씬 편하기 때문입니다.


저자가 직접 밝힌 이 책에서 저자의 목표는 '다시 생각하기가 일어나는 방식을 탐구'하는 것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사건이나 사고가 있지 않고서 우리는 우리의 생각이나 사고를 바꾸려 하지 않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우리의 생각을 다시 살펴보게 되는지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 바로 이 책의 목표라는 것이죠.


1부에서는 개인 수준에서의 다시 생각하기와 자신의 의견을 새롭게 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 오스카상을 받은 영화 제작자 등 개인적으로 업적을 이룬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2부에서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다시 생각하기를 하도록 이끄는 방법에 대해 다룹니다. 자신의 의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도록 유도하여 기존의 관점이나 의사를 바꾸도록 설득하는 데 그 방점이 있습니다. 3부에서는 집단 차원의 다시 생각하기를 통해 평생 학습 커뮤니티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봅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다시 생각하기 기술에 관심이 많아 나중에 직접 실천해보고자 하는 독자를 위해 책 전반에 걸쳐 소개되는 내용 중 저자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서른 가지 행동 지침으로 정리해 놓았습니다. 핵심이라고 볼 수 있겠죠.


저자의 동료이자 심리학자인 '필 테틀록'의 주장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생각하고 말할 때 전도사, 검사, 정치인, 이렇게 완전히 다른 세 직업의 종사자처럼 변신한다는 내용이 그것입니다. 자신이 사실, 진리라고 알고 생각하는 내용에 위협이 가해지면, 즉 그것이 사실이 아니고 거짓일 수도 있다는 상황이 펼쳐지면 자신의 믿음과 관점을 지켜내고자 위에 언급한 세 사람이 되어 말하고 행동한다는 것입니다.


먼저, 자기 생각과 지식에 대한 방어를 위해 그것을 위협하는 상대에게 마치 교회의 전도사처럼 설교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다 다른 사람의 주장이나 논리에서 오류나 문제점 같은 빈틈이 보이면 이때는 마치 재판에서의 검사처럼 상대가 틀리고 자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는 근거를 제시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옳다고 믿는 자신의 주장이나 의견에 동의가 필요할 때는 정치인이 되어 유세 연설, 언론 플레이, 심지어 로비까지 정치 공작을 편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세 사람의 역할을 수행하며 자신의 의견, 주장이 옳다, 바르다는 것을 지키고 주장하는데 집중한 나머지 자신의 그 믿음이 자신이 생각한 만큼 정말 오류가 없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읽고 보니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틀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보다는 나를 지적하는 주장의 모순이나 허점을 찾는데 더 열을 올리는 것이 보통이지 않습니까?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처럼,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이나 고수하고 있던 의견이 더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그것에 집착하기보다는 그것을 과감히 버림으로써 더욱 겸손해지고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흔들릴지언정 꺾이지 않는 갈대처럼 말이죠.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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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수학 영재 만들기 - MIT 졸업한 공학자 딸 키워 낸 수학 교육학자 전평국의 0-10세 유아 초등 교육법
전평국 지음 / 롱테일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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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넘게 수학을 가르쳐 온 저자가 '우리 아이만은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사람)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부모들을 위해 펴낸 책입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제목과 저자의 이력으로 미루어 수학에 대한 이야기만 있지는 않을까 지레짐작했었는데, 실제 책에는 수학적 사고력을 키워주는 방법 외에도 자녀 양육 및 교육에 대해 배우고 생각해볼 수 있는 여러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이처럼 저자는 부모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으로 자녀 해외유학이나 MIT 입학 성공 비결이 아닌 '인성' 조기 교육과 수학적 사고력 배양을 뽑았습니다. 먼저, 인성 조기 교육은 말 그대로 인성에 그 방점이 있는 것입니다. 저자의 자녀가 학업적으로 뛰어난 성취를 이뤄냈음에도 그는 그것보다도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되도록 가르치는 것에 대해 보다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한 것입니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갖게 된 너무나 소중한 자녀인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오냐오냐하며 어떤 요구든 다 들어주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겨주고 준비해준 것은 아니었습니다. 저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중 하나가 자립심이었기 때문입니다. 책에서 소개해주는 저자 자녀의 에피소드들을 보며 정말 기특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문에서 딸 자랑하는 팔불출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 집필을 망설였다는 저자의 말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주도적이고 자립심 강하며, 자신있게 도전하고 결국 성취해내는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한 데는 자녀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자녀를 믿고 응원 및 지원해 준 부모의 역할도 중요했다고 생각합니다. 명예교수라면 적지 않은 나이실텐데도, 책을 통해 접할 수 있는 저자의 생각과 사고는 굉장히 자유롭고 넓으며 유연합니다. 이러한 그의 가치관이 자녀에게 투영되고 녹아들어 훌륭히 성장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이런 이야기 자체가 고정관념이고 편견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이 책을 통해 나야말로 답을 정해놓고 범위를 제한하고 딱딱한 틀 속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수 있는 계기도 됐습니다.


앞에서 다룬 내용을 실천하기 위한 방법이나 명심할 사항을 간단히 정리해놓은 "실천 정보" 코너도 독자에게 많은 도움이 될 듯합니다. 짧게나마 이해를 돕기 위한 실례도 같이 다루고 있어 머리에 쏙쏙 들어옵니다.


책 속 저자의 말대로 부모의 소신과 열의만 있으면 돈 문제를 떠나 아이를 훌륭하게 키워낼 수 있는 시대이기를 바라봅니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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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억 살 신비한 별별 우주 탐험 - 교과서 속 과학을 쉽게 알려주는
이화 그림, 정완상 글 / 성림주니어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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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하면 제일 먼저 은하수 이미지가 떠오르면서 신비로운 기분이 많이 듭니다. 이렇게 구분 짓는 것은 좋지 않지만 성향을 이과와 문과 중 나눠서 표현해 본다면 전형적인 문과형 인간인 저는 과학이나 수학을 썩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우주에 대해 다큐멘터리를 본다거나 책을 찾아본다거나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우주 과학 입문서에 더욱 끌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아직도 우주에 대해 우리 인간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많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우주에 대해 알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방법이 생각보다 많지 않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것도 같습니다. 지구처럼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행성 자체를 거의 찾지 못했고 그것을 찾는데도 얼마나 더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습니다. 아니 실제로 있는지에 대해서도 아직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습니다. 우주에 대한 수치들이 해마다 변할 것이라는 저자의 말도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아닐까요.


시간이 흐르고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주의 나이도 계속 바뀌어 왔습니다. 우주의 나이는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해 현재 138억 년이라 알려져 있습니다. 우주의 시간이 우리의 시간과 다르게 흘러서 더 빠르게 혹은 더 늦게 나이 들었기 때문이 아니라, 보다 정확한 관측과 우주에 대한 모형 방정식이 가능해진 최근에 와서 우주의 나이를 조금 더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저자인 정완상 교수님은 그동안 약 150권에 이르는 많은 양의 어린이들을 위한 과학 책을 쓰셨다고 합니다. 지금껏 그렇게 많은 책을 써오시면서 이번처럼 즐겁게 쓰신 적은 없었다고 하시네요. 그동안의 집필 작업 중 가장 즐겁게 일하셨다 하니 내용이 얼마나 좋을까 괜스레 기대가 되었답니다.


우주 과학 ‘입문서’이니만큼 이 책에서는 복잡하고 어려운 우주 이론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알려주지 않습니다. 책에 등장하는 우주 과학 이론은 제대로 배우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실 책에서 다룬 것 외에도 더 알아야 하는 내용이 너무 많을 뿐만 아니라, 어린이가 완전히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렵기 때문입니다. 첫 경험부터 너무 어려운 나머지 이해를 하지 못하게 되고 지루해지다 결국 흥미를 잃어버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재량껏 정보의 제공 및 전달을 조절한 것이죠. 이 책에서 다루지는 않았지만 추가적으로 배워야 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나중에 이 책의 독자인 어린이들이 자라 학생이 된 후 볼 수 있도록, 저자가 여러 채널을 통해 알려주겠다고 약속까지 했습니다.


<138억 살 신비한 별별 우주 탐험>은 각자 특화된 학문 분야와 특징을 가진 인공지능 로봇 ‘코스캔’, ‘코스큐브’, ‘코스피어’를 개발한 이우주 박사가 세 로봇에게 수행할 과제를 주고 그들이 그것을 하나하나 해결하면서 벌어지는 모험담을 담은 책입니다. 거의 대부분 대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고, 총 3부에 걸쳐 ‘우주여행’, ‘태양계 탐사’, ‘우주 진화’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1부부터 3부까지 세 로봇은 박사가 전달한 과제들을 수행해가며 구슬이나 유니버스 카드 등을 통해 과학자의 이름에 대한 알파벳을 얻어냅니다. 이 알파벳들을 조합해 과학자의 이름을 맞히는 것이 최종 과제입니다. 모험 끝에 인공지능 로봇 친구들이 찾게 된 과학자의 이름은 과연 무엇이고 모험을 마치고 난 후 더욱 업그레이드된 로봇 친구들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증은 책을 통해 해결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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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꼬마 철학자가 산다 - 철학적 대화로 두 꼬마의 사고력을 키운 6년간의 기록
노신화 지음 / 소울하우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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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처럼 아이는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부모가 하는 언행은 거울처럼 그대로 따라 합니다. 부모로서 아이와의 많은 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죠.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는 격언처럼 아이의 생각을 아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더욱 아이와의 꾸준한 대화가 필요한 것이겠죠.


<우리 집에는 꼬마 철학자가 산다>는 6년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 동안 저자가 두 아이들과 있었던 소소한 일상 이야기 41편을 총 4장에 걸쳐서 들려줍니다.  아이들과의 모든 순간이 교육의 기회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저자처럼 아이들에게 생각하고 그것을 자기들의 시간에 녹여냄으로 체화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은 정말 중요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아주 어려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책을 보면서 부모는 학창 시절 이후 또 한 번 공부를 해야 하는구나라고 새삼 느꼈습니다. 사고력 향상을 위해 아이가 스스로 자신만의 힘으로 생각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전에 올바른 방향 및 내용의 제시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부모 역시 끊임없는 학습과 사색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야 저자가 아이들에게 해준 것처럼, 아직 성숙하지 못한 이제 막 많은 것들을 배우고 채워가야 할, 또 그것으로 더 많은 것을 펼쳐가야 할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생각과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책 속 저자와 두 아이와의 일상에서 큰 사건이나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렇게 평안하게 흘러가는 시간과 하루 속에서 아이들에게 사고력을 키워주고 자신만의 주관을 세울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더욱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혹여 큰 사건이나 사고를 겪게 된다면, 그것을 통해 무언가를 배우더라도 너무 늦거나 대가가 너무 클 수 있기 때문에, 막을 수 없는 사건이나 사고도 있을 수 있지만, 가능하다면 최대한 피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취학아동이 되면 현실적으로 아이들과 모든 시간을 함께 보낼 수는 없게 됩니다. 아이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 만나는 사람들, 주변 사람들과 주고받는 대화들, 보게 되는 풍경들, 배우는 것들과 생각하게 되는 것들. 이런 것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알 수는 없습니다. 아이들이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점점 시간이 지나고 아이들이 사춘기를 겪게 되면서 공유해 주는 범위와 시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취학하기 전까지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더욱 소중하고 중요하며 의미 있는 것이 아닐까요? 어린 나이에 정신과 마음, 생각과 가치관을 단단하고 견고하게 다져놓고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세울 수만 있다면 큰 시련이나 어려움이 와도 더 잘 버텨낼 수 있을 것이고 마침내 이겨내 한 단계 더 성숙해지고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들과 최대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많은 생각과 감정을 주고받는 것이 부모의 진정한 역할이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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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일 침대맡 미술관 - 누워서 보는 루브르 1일 1작품
기무라 다이지 지음, 김윤경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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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긴 코로나19의 여파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지 참 오래 지난 것 같습니다. 국내든 외국이든 여행을 가면 꼭 유명한 박물관이 아니더라도, 골목에 있는 작은 갤러리 같은 곳이라도 곧잘 들르는 편입니다.


최근 모 가수가 온라인 콘서트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처럼 코로나의 영향이 길어지면서 우리 생활 속 참 많은 것들이 비대면, 온라인화 되어왔고, 되어가고 있는 중이며, 앞으로도 되어갈 것입니다. 요즘 워낙 기술이 발달하면서 영상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영상을 통한 대리만족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래도 책을 좋아라하다 보니 책을 통해 떠나는 여행, 작품 관람 역시 그에 못지않게 좋아합니다.


이 책 <63일 침대맡 미술관>도 이런 우리의 여행 욕구, 관람 욕구를 해소해 주는 책이라 하겠습니다. 책 속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루브르 박물관은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책 서두에 소개된 루브르 박물관의 역사가 참 흥미로웠습니다. 처음부터 박물관으로 지어진 것이 아니라 방어를 위한 요새로 지어져 별장과 왕궁을 거쳐 지금의 박물관에 이르렀다고 하네요. 이곳은 13세기부터 19세기까지 탄생한 약 6,000여 점의 미술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책에는 이렇게 수많은 작품 중 서양미술사가 인 저자가 국가별로 추리고 추려 엄선한 63개의 작품이 담겨있습니다.


작품을 총 5장에 걸쳐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플랑드르, 네덜란드의 회화로 나누어 소개해 줍니다. 각 장에서는 먼저 해당 국가(지역) 회화의 역사적 흐름을 간단히 다루고 본격적으로 작품으로 넘어갑니다. 작품 별로 한 페이지 남짓 미술사 해설 혹은 설명이 덧붙여져 있습니다. 왼쪽 페이지에는 작품 이미지를, 오른쪽 페이지에는 해설을 담아 작품에 대한 설명을 보기 좋도록 한 구성에서 배려가 느껴집니다. 각 장마다 거의 대부분 작품이 순서대로 소개되어 있어 역사의 흐름에 따라 바뀌는 소재나 화풍을 볼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그림과 함께 설명을 읽으니 박물관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하는 착각에 빠집니다. 그러자 정말 박물관에 간 것만 같아 마음이 설레고 기분도 한결 좋아졌습니다.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등 나라 이름과 달리 플랑드르라는 단어는 낯설게 다가왔는데, 알고 보니 15~16세기 당시 지금의 벨기에 위치에 해당하는 지역인 플랑드르 지방을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회화는 읽고 이해하는 것"이라는 저자의 표현을 보고 잠시 멍해졌습니다. 역시 서양미술사가라 역사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회화 작품에 담긴 것을 읽는구나 생각했습니다. 예술 작품이란 작가의 가치관을 담는 그릇도 되지만, 저자 말대로 그 시대와 사회상이 담기는 그릇도 될 수 있는 것이죠. 그림을 보면서 주로 작가의 이야기만 들으려 노력했는데, 새삼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을 통해 새로운 감상법을 알게 되어 기쁩니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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