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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 아포리즘 365 일력 (스프링) - 하루 한 번, 삶의 물음에 쇼펜하우어가 답하다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에이미 리 편역 / 센시오 / 2024년 8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쇼펜하우어는 흔히 염세주의자로 알려져 있지만, 본 일력을 통해 드러나는 그의 목소리는 단순한 비관이나 냉소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간의 욕망과 허망함을 끝까지 직시한 뒤에야 도달할 수 있는 차분한 위로와 절제된 희망이 문장 곳곳에 배어 있습니다. 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그의 철학을 찾는지, 한 문장씩 따라가다 보니 알 듯합니다.
본 일력은 <인생론>이나 <행복론>처럼 쇼펜하우어의 잘 알려진 저서에 국한하지 않고 그의 전 작품에서 고르게 발췌하여 쇼펜하우어 사유의 결을 입체적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익숙한 구절뿐만 아니라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문장들을 통해 그의 사상이 얼마나 폭넓고 치밀한지 새삼 체감하게 됩니다. 월별 주제에 따라 배열된 구성은 사색의 흐름을 만들어 주어 좋았고 인상적이었습니다.
"구텐베르크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한 정확한 원문 인용, 영어 원문과 한글 번역의 병기는 검증된 쇼펜하우어의 문장을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여기에 여러 언어의 원어 문장과 발음을 들을 수 있는 QR코드는 한 철학자의 지적 세계가 언어의 경계를 넘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합니다.
무엇보다 본 일력은 현재의 삶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타인의 시선에 매달리는 불안, 끝없는 욕망, 미래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내려놓으라는 조언들은 오늘날 현대인의 고민과 정확히 맞닿아 있는 것 같습니다.
쇼펜하우어의 문장은 날카롭지만 감정적이지 않고 차갑지만 인간에 대한 이해를 잃지 않습니다. 하루 한 문장을 통해 고통과 허무를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그 속에서 현재의 소중함을 발견하는 역설적인 평온에 이르게 됩니다.
본 일력을 통해 철학과 함께 하는 새로운 하루하루를 만들어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