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 별을 떠나기로 했어
천선란 외 지음 / 허블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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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헛된 일을 했다고 말할 수 있겠어요.
111.수현


내 죽음은 아무도 모르리라. 내가 이곳에 살았던 것을 아무도모르는 것처럼. 그러니까, 나와 상관없이 이 세계는 돌아간다.
나는 고향을 잃은 난민이었고, 쓰레기 차량 운전사이자 정비사로 이곳에 도착했다. 회사는 나를 개척자라고 불렀다. 하지만 이 행성의 입장에서 나는 파괴자였다. 또한 회사 입장에서 나는프로젝트를 그르친 사원이다. 하지만 이 행성의 멸절할 뻔한 생물들은 조금이라도 목숨을 구하지 않았을까. 부디 그랬기를 바란다. 여기에서 죽으면 동생과 딸을 만날 수 있을까.
108.

요람행성 ㅣ 박해울


이제 메이와 해리는 매일 저녁과 새벽, 함께 마당에 나와 앉아 해와 달이 천구를 가로지르는 모습을 감상했다. 낮과 밤의 시작과 끝이 포개지고 접히면서 서로의 뒤를 좇았다. 매일의 기도는항상 같았다. 몸보다 마음이 먼저 죽는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207.

남십자자리ㅣ오정연

우리는 이 별을 떠나기로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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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의 상징, 불행의 상징
금두꺼비

예로부터 금두꺼지는 두 얼굴을 지녔다.
큰 부와 행운을 나타냄과 동시에,
저주를 상징하기도 했다.
이는 재물을 조심히 다뤄야 함을
은연중에 경고하는 걸 아닐까.

211.
괴물, 조선의 또 다른 풍경
풍문부터 실록까지 괴물이 만난 조선
곽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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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나만의 문학적 노다지를 스스로 발견하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이 있어서 누가 책을 추천하면 일단 피하고 보는 습성이 있다.
31.


윌리엄 달링이 만들어 낸 ˝단정치 못하고 건강하지도 않으며 평소에는 재미라곤 눈곱만큼도 없는데, 뭔가에 마음이 동했다 하면 책에 대해서 그 누구보다 달변을 늘어놓는 인물˝은 중고 서점 주인의 면모를 더할 수 없이 예리하게 묘사한다.
12.



고인의 장서를 처분하는 일은 어쩌면 그들의 특성을 해체시키는 최후의 작업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말하자면 그들이 어떤 인물이었는지에 대한 증거의 마지막 조각을 없애는 책임을 맡은 느낌이랄까. 고인이 된 부인의 장서는 그 부인의 개성, 말하자면 그녀가 남긴 것 가운데 유전 형질에 가장 가까운 취향의 기록이다.
48.

서점 일기
숀 비텔
남다른 인간 험오자이자 서적 애호가인 서점 주인과
기상천외한 손님들이 빚어내는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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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온 손님 중 한 명은 나이 든 남자였는데, 뭔가 굉장히 신난 표정으로 책 한 권을 움켜쥐고 계산대로 왔다. ˝이 책 얼마면 되겠소?˝ 그건 라틴어 학교 교재였는데, 그는 황급히 책을 펼쳐 면지에 만년필로 적힌 이름을 가리키며 ˝이게 우리 아버지가 쓰던 책이오˝라고 말했다. 가격은 4.50파운드였는데 나는 그 손님에게 그냥 가져가도 좋다고 말했다. 그 책이 어떻게 서점에 들어오게 됐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손님이 그 책을 발견하고는 너무 기뻐해서 그냥 주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378.


독서는 다른 어떤 감각적 경험과도 비교가 안 되는 가장 순수한 형태의 즐거움을 준다. 삼십 대에 내게 가장 소중했던 사람과 헤어졌을 때, 독서외에는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주변에 책을 가득 쌓아 놓고 내 주변과 내 안의 세상으로부터 달아나 책들 속에 파묻혔다. 조너선미디즈, 윌리엄 보이드, 조제 사라마구, 존 버컨, 앨러스테어 리드, 존케네디 툴 등의 세상이 나를 둘러싼 채 온갖 잡념으로부터 나를 보호해주었고, 그 잡념들이 나를 괴롭히지 않고 잠자코 사그라지도록 주변으로 밀어내 주었다. 나는 책상 위에 책으로 세상과의 물리적인 벽을 쌓았고, 그 책들을 하나하나 읽어 감에 따라 그 벽도 천천히 낮아지다가 마침내 다 허물어졌다.
54.


아마존이 고객에게는 이득인지 모르지만, 그 이면에서는 책 판매자에게 부과되는 가혹한 조건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저자는 물론 출판사의 수입도 곤두박질쳤다. 즉 출판사는 더 이상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무명작가들과 일하지 않으려 하고 이제는 그 둘 사이의 중개인마저 사라졌다. 아마존은 어떨 땐 이윤을 남기는 것이 불가능해 보일 지경까지 가격을 조정하거나, 경쟁자보다 저가로 판매하려는 데만 혈안이 돼 있는 것 같다. 이는독립 책방에만 압박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출판사와 작가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창의성에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더 슬픈 진실은, 아무리 작가와 출판사가 결속하여 아마존에 맞서더라도 결국 출판업계는 대대적인 파멸을 맞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오늘 자 『선데이 타임스』에는이런 문제를 다룬 아만다 포먼의 유익한 글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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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일기
숀 비텔
남다른 인간 험오자이자 서적 애호가인 서점 주인과
기상천외한 손님들이 빚어내는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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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네가 우리보다 더 멋진 친구를 사귈 거라고 생각하나 보다.”
루나가 또다시 당혹스러울 정도로 솔직하게 말해 버리는 재주를 보였다.
“너희는 멋진 친구들이야.”
해리가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저 아이들 중 어느 누구도 마법부에 있지 않았어. 나와 함께 싸워 주지 않았다고.”
“그렇게 말해 주니 정말 고마워.”
루나가 환하게 웃었다.
120.당혹스러울 정도로 솔직하게 말해 버리는 사랑스러운 루나의 재주


“하지만 좀 불쾌하게 굴 때도 있어. 작년에 보니 그렇더라.”
“음…… 그런 것 같아.”
루나는 말하기 곤란한 사실을 태연히 대놓고 말하는 특유의 재능을 또다시 과시했다. 해리는 정말이지 루나 같은 사람은 처음이었다.
258.루나가 해리에게 론에 대해서 , 론 때문에 우는 헤르미온느를 달래준 후


“D.A. 모임이 없어서 좀 외롭긴 했지만 지니가 친절하게 잘해 줬어. 지난번에는 변신술 수업 시간에 남학생 두 명이 나를 ‘루우니(멍청이라는 의미로 쓰임?옮긴이)’라고 부르는 걸 막아 주기도 했지…….”
259.이 대화 후 해리가 슬러그혼 파티에 친구로서 함께 가자고 한다


루나가 불쑥 끼어들었다. 모든 시선이 그녀에게로 쏠렸다.
“오러들은 로트팡 음모의 일부라고. 난 모두들 그 사실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러들은 어둠의 마법과 잇몸 병을 결합시켜서 마법부를 무너뜨리기 위해 활동 중이야.”
해리는 쿡 하고 웃음을 터뜨렸고, 그 바람에 꿀술이 절반쯤 코로 넘어갔다. 정말 이것만으로도 루나를 데려온 보람이 있는 것 같았다.
267.슬러그혼의 파티에서


해리는 부축을 받으며 루나의 옆 자리에 앉는 네빌을 보고 두 사람에 대한 뜨거운 애정이 왈칵 솟구쳤다. 덤블도어가 죽던 바로 그날 밤, D.A. 회원 중에서 헤르미온느의 소집에 즉각 응했던 사람은 오직 루나와 네빌뿐이었다. 해리는 그들이 왜 그랬는지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그들이야말로 D.A.를 가장 그리워한 사람들이기 때문이었다……. 아마도 또다시 모임이 열리지 않을까 하는 기대 속에 정기적으로 동전을 확인해 본 사람들도 바로 그들뿐이었을 것이다.
528.


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 - Harry Potter and the Half-Blood Prince | J.K. 롤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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