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41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
기사단장 죽이기 2 | 무리카미 하루키
_
아마다 마사히코
98.
어떤 일이든 밝은 측면이 있어. 제 아무리 어둡고 두꺼운 구름도 뒤쪽은 은색으로 빛나지.
_
112.
아버지는 남에게 당신 인상 이야기를 하지 않는 사람이었어. 신문이나 잡지 인터뷰고 하지 않고, 스스로에 대해 무슨 기록을 남기지도 않았어. 오히려 바닥에 남은 제 발자취를 빗자루로 주의깊게 지워가며 뒷걸음치는 사람이었지.
_
469.
할 수 없지. 전에도 말했지만 사람 하나가 죽어간다는 건 대대적인 작업이니까. 뭐니뭐니해도 제일 힘든 건 본인이니, 불평할 수는 없어.
_
#기사단장죽이기 1권이 더 재밋음
#무리카미하루키 재밋어
#마사히코 단역같은데 자꾸 멋진 말하네.
#북스타그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
기사단장 죽이기
무라카미 하루키
-
75.
변명은 아니지만, 그때 나는 내가 하는 일이 올바른지 판단할 여유가 없었다. 그때 나는 나무토막을 붙들고 물이 흐르는 대로 떠내려갈 뿐이었다. 주위는 칠흑같이 어둡고 하늘에눈 별도 달도 없었다. 죽어라 나무토막을 붙들고 있는 한 익사는 면할 수 있지만, 내가 어디쯤 있고 어디를 향해 가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_
184.
나는 이렇게 답답한 관 속에 동생의 가냘픈 몸을 두고 싶지 않았다. 그 몸은 더 너른 곳에 눕혀야 온당했다. 이를테면 초원 한복판에. 그리고 우리는 무성하게 자란 초록 풀을 헤치고 조용히 그애를 만나러 가야 온당하다. 바람에 풀이 천천히 흔들리고, 주위에서는 새들이 지저귀고 벌레들이 울어야 한다. 들꽃이 허공에 꽃가루를 날리며 향기를 내뿜어야 한다. 해가 지면 수많은 은빛 벌이 머리 위 하늘을 수놓아야 한다. 아침이면 새로운 태양이 풀잎에 맺힌 이슬을 영롱하게 빛내야 한다.
_
멘시키 와타루
175.
전 누구나 인생에서 그렇게 대담한 전환이 필요한 시기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 포인트가 찾아오면 재빨리 그 꼬리를 붙들어야 합니다. 단단히 틀어쥐고, 절대 놓쳐서는 안돼요. 세상에는 그 포인트를 붙들 수 있는 사람과 붙들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_
아마다 마사히코
377.
좋은 면을 보도록 해봐.
괜한 충고인지 몰라도, 어짜피 같은 길을 갈 거라면 양지바른 쪽으로 걷는 편이 좋잖아.
_
이데아.
404.
오전은 나를 위한 시간이 아니야. 암흑은 나의 친구고, 진공이 나의 숨결이지. 그러니 이만 실례하겠네.
_
고미치
417.
응, 오빠는 그 구멍에 들어가기에는 너무 커. 그리고 있지, 제일 굉장한 건, 거기가 더이상 깜깜할 수 없을 만큼 완전히 깜깜하다는 거야. 빛이 없어지면 어둠을 손으로 잡을 수 있을 만큼 깜깜해. 그리고 그 어둠 속에 혼자 있으면, 내 몸이 점점 풀어져서 사라지는 기분이야. 하지만 깜깜하니까 내 눈에는 안 보여. 몸이 아직 남아있는지 벌써 없어졌는지도 알 수 없어. 그래도 말이야, 만약 내 몸이 전부 없어졌다고 해도 나는 분명히 거기 남아 있는 거야. 체셔 고양이가 사라져도 웃음이 남는 것처럼. 엄청 이상한 얘기지? 하지만 거기 있으면 전혀 이상하지 않아. 언제까지라도 거기 있고 싶었는데 오빠가 걱정할 것같아서 나온 거야.
_
캔버스 참선
#북스타그램 #기사단장죽이기 #무라카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오미와 가나코 | 오쿠다 히데오
114.
˝일본 여자들은 모두 착하게 사네요. 전에도 말했지만 상하이 여자들은 전부 기가 세요. 억지로 참으며 결혼 생활을 지속하는 일은 절대 없어요.˝
_
아케미가 확신에 차서 말하는지라 나오미는 문득 물어보고 싶어졌다.
_
만약 남편이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이라면 상하이에서는 어떻게 되나요?˝
_
˝보복합니다. 어쨋든 무사하지는 않을거에요.˝
_
아케미는 화난 듯 목소리에 힘을 담아 대답했다. ˝아내가 보복하나요?˝
˝본인이 할 수 없다면 부모 형제가 대신 보복해요. 예를 들어 만약 내가 남편에게 폭행을 당했고 내 힘으로 대항할 수 없는 상태라면 큰오빠가 캐나다에서 달려와 처리해줄 거에요.˝
˝굳이 캐나다에서 와서요?˝
˝당연하죠. 그럴 때 도와주지 않으면 어떻게 가족이라고 하겠어요.
가족이 없다면 가까운 친구가 도와주죠. 그게 우정이에요.˝
아케미는 진지한 표정으로 계속 말했다.
-
#죽여버리세요 #그런남자는살가치가없어요죽여도아무불만없을겁니다. 언니좋아해요 #상하이여자 #아케미 #리사장 #북스타그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_
AROUND | may. 2017
FEMININE | volume 46
_
보이지 않는 여자들
끝끝내 여성을 이해하지 못할 당신께
한승재
_
여성을 주제로 한 짤막한 에세이 한 편을 준비하면서 오랜 시간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세상에, ‘여성‘ 이라는 단어가 이렇게나 어려울 줄이야.
_
141.
우리는 모두 보이지 않는 여자와 살고 있다. 나의 아버지는 드라마를 좋아하는 감수성 여린 소녀와 함께 살고 있고, 내 친구 털보는 칭찬에 기뻐하고 무관심에 상처받는 외로운 여인과 함께 살고 있다. 나는 여성이란 어려운 단어에 좀 더 쉬운 정의를 붙여주고 싶다. ‘성의 측면에서 여자를 이르는 말‘ 이라는 사전적 의미 대신, ‘보이지 않는 여자들‘ 이라는 은유적 표현은 어떨까.
_
어떤 남성들은 어릴 적부터 자신도 알지 못하는 방법으로 어떤 여성들을 다치게 한다. 세상은 그것이 잘못된 일임을 알려주기더 하지만, 남성들은 끝끝내 잘못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여성을 타인의 성별이 아닌 나에게도 존재하는 어떤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이해하기 쉬워진다.
_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_
너무 시끄러운 고독
보후밀 흐라발
_
9.
사실 내 독서는 딱히 읽는 행위라 말할 수 없다. 나는 근사한 문장을 통째로 쪼아 사탕처럼 빨아 먹고, 작은 잔이 든 리큐어처럼 홀짝대며 음미한다. 사상이 내 안에 알코올처럼 녹아들 때까지. 문장은 천천히 스며들어 나의 뇌와 심장을 적실 뿐 아니라 혈관 깊숙이 모세혈관까지 비집고 들어온다.
_
129.
어쩌면 그는 작년에 홀레쇼비체 도살장에서 나를 으슥한 구석으로 몰고 가 예리한 필란드제 칼을 목에 들이댔던 남자인지도 몰랐다. 그때 남자는 호주머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 르지차니의 아름다운 전원을 기리는 시를 읊었을 뿐이다. 그런 다음에 내게 사과를 했지. 사람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읽힐 다른 방도를 찾을 수 없었던 거다.
_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41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