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난 무서운 늑대라구!
베키 블롬 / 고슴도치 / 1999년 11월
평점 :
표지부터가 심상치 않다. 늑대는 입맛을 다시며 잡아먹을 듯 덤비는데 젓소, 돼지, 오리는 미동도 하지 않는다.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까? 궁금증이 앞선다.
여행에 지친 배고픈 늑대의 눈에 농장에서 책을 읽고 있는 젓소와 돼지, 오리가 보인다. 잡아먹을 듯 달려드는데 미동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책 읽는데 시끄럽게 방해하지 말라는 돼지의 말에 충격을 받은 늑대는 학교에 달려가 공부를 시작한다. 열심히 공부하여 반에서 일등도 하게 된 늑대.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농장 울타리를 훌쩍 뛰어 넘어 젓소, 돼지, 오리 앞에서 띄엄띄엄 책을 읽는데 동물들 무시를 한다. 다시 도서관으로 간 늑대. 책을 열심히 읽고 ....
늑대의 모습이 점점 변해간다. 포기하지 않고 조금 더 나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서 처음 표지의 부랑자 같은 모습이 마지막 장에는 책을 읽어주는 할아버지 모습으로 바뀌었다. 또 하나하나 더 깊이 알아갈수록 행동도 변해간다. 처음에는 울타리를 넘어서 갔지만 두 번째는 문을 두들기고 세 번째는 종을 울리고 들어간다. 그리고 동물들도 마찬가지다. 동물로만 다가온 늑대에게 처음에는 아는 척도 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조금씩 발전하는 늑대의 모습에 눈동자가 돌아가더니 점차 몸 전체가 돌아서고 마지막엔 늑대의 얘기를 경청한다. 책을 읽는 즐거움에 저절로 빠지는 듯싶다.
인생에 책을 가까이 하며 산다는 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책 한권만 있으면 지루할 시간이 없다. 아이들에게 이런 즐거움을 심어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