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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받지 않은 형제들
아민 말루프 지음, 장소미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10월
평점 :
아민 말루프는 지금은 경제 상황이 파국으로 치달아버린 안타까운 나라 레바논 출신의 프랑스 작가로 우리나라에서 2022 박경리세계문학상을 수상한 독특한 이력이 있다.
초대받지 않은 형제들은 11월 9일부터 12월 9일까지 약 한 달 정도의 기간 동안 중년의 만화가 알렉이 일기처럼 쓴 형식을 갖춘 재미있는 장편소설이다.
일기 형식의 소설이 독특한 방식은 아니지만 주인공인 알렉이 중년의 만화가라는 점, 장소가 대서양에 위치한 지도에도 잘 나오지 않는 아주 작은 섬이라는 점, 마지막으로 포스트 아포칼립스 상황과 흡사한 소설의 배경이 내 취향에 아주 잘 맞았다.
개인적으로 포스트 아포칼립스 배경의 콘텐츠들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지금 이 시대는 그런 위기가 오기 직전의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고
핵전쟁, 천재지변 같은 일이 벌어진 이후인 포스트 아포칼립스 상황을 대비해야할 때 이런 장르의 소설들을 읽어두면 꽤나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만화가인 주인공은 아버지에게 유산으로 무려받은 대서양의 아주 작은 섬에서 살고 있는데 섬의 주민은 은둔 중인 여자 베스트셀러 소설가 에브 밖에 없다.
어느 날 전기가 끊겨버리는 블랙아웃 현상이 일어나는데 주인공은 핵전쟁으로 인한 대재앙이 발생했다고 생각하며 미스터리한 사건의 원인을 찾아다닌다.
사실 알고보니 사건의 배후에는 고대 그리스인들의 후손을 자처하는 일명 초대받지 않은 형제들이 있었으며 이들의 의도가 현세대 인류가 통제할 수 없는 핵무기로 인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이런 일을 벌였다는 주장을 듣게 된다.
초대받지 않은 형제들은 인간은 탐욕, 정복욕, 지배욕 등 이기적인 욕망으로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 무기들을 사용하기 마련이며 예술, 문학, 미래나 이웃관계 같은 좋은 것들은 모두 변질되고 타락해버렸다고 하며
죽음을 정복할 정도로 현세대 인류보다 훨씬 발달한 문명의 기술력을 사용해 인류의 역사에 개입하고 미국 대통령을 압박하여 지구를 통제하려 하는 등 세계적인 큰 이슈들이 벌어지게 된다.
그들이 가져 온 모든 병이 치유되는 치유의 터널이라는 기계로 인한 기적, 테러와 혼란 속에 사라진 초대받지 않은 형제들...
과학과 기술이 발달할수록 점점 더 불안과 혼돈, 거대한 리스크에 노출되고 있는 것 같은 현대 인류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책으로
인간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없는 과학기술의 발달은 탐욕과 증오로 결국 인간을 타락시키고 멸망하게 하는 무기가 될 뿐이라는 것을 저자는 소설 속 대립되는 문명을 통해 보여주려는 듯 했다.
이런 현대 사회에 대한 경고나 메세지를 제외하고라도 소설로써의 재미도 충만한 책이므로 포스트 아포칼립스 or 디스토피아 배경의 소설을 읽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