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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마음 - 인간관계가 힘든 당신을 위한 유쾌한 심리학 공부
김경일.사피엔스 스튜디오 지음 / 샘터사 / 2022년 11월
평점 :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인지심리학자로 각종 방송,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에 출연하여 누구나 한 번쯤은 얼굴을 봤을 법한 김경일 박사님의 신간이 나왔다. (나랑 이름 한 글자만 달라서 웬지 모르게 친근감이 가는 데 이런 것도 인지심리학으로 설명해주실 것 같은 분...)
젠틀하고 배려심이 많은 분이라는 이미지가 있는 김경일 박사님의 얼굴을 떠올리며 책을 펼쳤는데 나온 따듯한 응원 문구를 보니 책을 읽기 전부터 기분이 좋아졌다.
나도 원래 심리학과 뇌과학에 관심이 많아서 예전부터 영상을 많이 보면서 좋은 지식을 얻곤 했는데 이번에 이렇게 책으로 나오게 되서 참 반가웠다. 영상으로 통해서 배우는 것도 좋지만 아무래도 스스로 생각하면서 깨우치기에는 책이 훨씬 나으니까...
유튜브 채널 중에 CJ ENM 에서 운영하는 지식 큐레이팅 전문 채널인 사피엔스 스튜디오라고 있는데 (구독자 170만명 ㄷㄷ) 김경일 박사님과 함께 이번에 이 책을 출간한 곳이다. 참고로 이 채널에 가면 타인의 마음에 나오는 내용들이 강의 영상으로도 제작되어 있는데 글을 오랫동안 읽기 어려운 사람들은 책을 읽기 전에 보고 흥미를 갖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현대사회, 특히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굉장히 많아졌다. 예전과 달리 SNS로 타인과 비교하고, 모든 게 불편한 사람들도 많아졌고 타인의 고통이나 상처를 아무렇지 않게 여기면서 자신의 조그만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들을 희생시킬 수 있는 사람들도 많이진 세상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런 사람들을 보며 어떻게 대해야 할지, 그들로 인해 상처받지 않고 힘들어하지 않을 방법은 없는 지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텐데(나를 포함해서) 이 책은 그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책이 아닌가 싶다.
나 같은 경우에도 몇년 전 나르시시스트 같은 사람을 만나서 정신적으로 고생을 한 적도 있고 직장에서 짜증많고 벽덕심한 상사 때문에 힘들어한 적도 있고 나 스스로도 저장강박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은 적도 있다.
나는 그래도 오랫동안 심리학과 정신의학 공부를 하고 상담과 치료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이겨냈지만 아직도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기억들이 있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힘들게 하는 타인과,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고통받고 있는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과거의 나, 내 주변 사람들, 나를 힘들게 했던 것들을 다시 떠올리고 어떻게 내가 그 것들, 그 사람들을 벗어나(혹은 이겨내고) 어느 정도 정신적인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는지 복습하게 됐다. 어쩌면 대부분의 문제는 문제에 대해 정확히 알고, 그것을 똑바로 직시하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 타인의 마음은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겪게 되는 사람과 인간관계로 인한 문제들에 대해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 쉽게 풀어 설명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사실들이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도 깨달을 수 있고 내가 타인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것처럼 나 또한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하는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볼 수 있게 된다.
사람마다 힘든 상황이나 사람이 다르겠지만 이 책에서 어느 정도 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고 단순히 타인의 말과 행동의 원인만 알려주는 게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관계의 변화를 주도할 수도 있게 해주는 책이라서 좋았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나랑 안맞는 사람, 나에게 도움이 안되는 사람,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은 그냥 무조건 끊어내고 벗어나려고만 했는데 책을 읽고 나서는 내가 정말 도망치고 끊어내야 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비록 나를 힘들게 할지라도 이해하고 공존할 수 있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도 구분해서 생각해볼 수 있게 됐다.
소시오패스, 나르시시스트 등 나쁜(?) 사람들에 대한 분석이 실려 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인간을 따듯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저자의 마음이 느껴져서 좋았고 라떼선배의 이야기나 MBTI 처럼 요즘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있고 세대를 넘어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도 심리학적으로 풀어내서 좋았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