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사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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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사랑

히가시노 게이고




외사랑은 <비밀>로 유명한 일본의 스릴러,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젠더문제에 대한 고찰을 다룬 소설이다.



출간 전 가제는 '낮과 밤이 겹치는 순간에' 라는 보다 은유적인 제목이었는데 개인적으로는 가제가 짝사랑이 떠오르는 '외사랑' 이라는 직관적인 제목보다 더 마음에 들었었다. (사실 소설 속에서 짝사랑과 관련된 내용의 비중은 그렇게 크지 않다)

물론 출간 후 표지를 보자마자 너무 마음에 들어서 제목에 대한 약간의 아쉬움은 전부 사라졌지만...ㅎㅎ

소설은 대학 미식축구부의 멤버들이었던 친구들이 10여년이 지나 만나 알게 되는 놀라운 사실들을 다루고 있다.

물에 비친 여인의 모습을 그린 듯한 아름다운 표지 그림 같은 제목이 의미하는 바가 사실은 성정체성을 상징하는 것이었다는 것과 평범하게만 살고 있는 것 같았던 주인공들에게 숨기고 싶었던 비밀들이 하나 둘씩 드러나며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진행된다.


사랑하는 사람(주인공 데쓰로의 아내 리사코)에게 고백하지 못한 미식축구부 여자 매니저 히우라 미쓰키가 등장하면서 사건은 시작되는데 히우라는 사실 여자의 몸에 남자의 정신을 가지고 있던 것.

하지만 뒤이어 드러나는 사건들은 더욱 더 놀라움을 주었는데 히우라는 대학시절 리사코와 사귀고 있던 데쓰로에게 성관계를 요구해 섹스를 했던 것이었다.




성정체성 문제를 가진 사람의 슬픔과 상처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지만 나 또한 주인공 데쓰로와 마찬가지로 히우라의 심리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한편 그 뒤에 일어나는 사건들은 더욱 더 극단적이어서 주인공들의 일상은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데 미쓰키와 관련된 살인사건이 드러나게 된다.



처음에는 예쁜 표지와 제목만 보고 단순히 성정체성 문제를 가진 친구의 로맨스나 상처를 다룬 소설이라고 생각했던 외사랑. 하지만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답게 계속되는 반전에 놀라다가 문득 이 책이 출간된 년도를 보고 가장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지독히도 남성중심적이었던 (현재도 그렇지만) 2001년의 일본에서 이런 식으로 젠더문제를 묵직하게 다룰 수 있었다니... 작가의 그런 선견지명이 담긴 소설을 이제라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은 뫼비우스 띠 위에 있어요.

완전한 남자도, 완전한 여자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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