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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호두과자
크리스티나 진 지음, 명수정 옮김 / 예담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인상깊은 구절
" 'G선상의 아리아', 호두과자 반죽이라면 이 곡을 좋아하지. 아무리 하찮은 것이라도
마음을 기울여 귀하게 대접하면 특별하고 귀한 존재로 바뀌는 법이란다."
'자신을 속일 때마다 별은 하나씩 죽어가지. 그러다가 결국 네 마음의 우주는
별빛 하나 없는 암흑에 갇히고 말 거야.'

겉 표지부터, 책이 참 예쁘다...
빨리 읽어보고싶다는 욕구를 자극할만큼 예쁘다.
책에 정성껏 들어있는 명수정 님의 모든 그림은 크리스티나 진 님의 글을 더욱 사랑스럽게 감싸 안는다.


가족 모두가 읽으면 좋을 책이라고 해서 내심 휴지를 가까이 두었다.
어느 가족의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려줄 줄 알았다.
그랬다면 나는 눈물 한 방울 훔치며 끄덕끄덕 읽고는 책꽂이에 꽂아버리고 말았겠지?
아들에게 읽어보라고 권유하기 힘들지도 모르니까..
가족의 행복을 좌지우지 하는 불끈 힘이 엄마의 사랑으로부터 라는 내용이라도 들어있다면
괴물, 마귀 엄마는 더 커질 테니까..
나는 괴물로 커지기 싫고, 비교 당하기 싫고, 못난 엄마라는 거 들키기 싫을 테니까..
하지만 작가는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았다.
나를 책망할만큼 작품 속에 아름답고 우아한 아주머니를 등장시키지도 않았고
가족의 행복이 위태로워지도록 악인을 등장시키지도 않았다.
그저,
방금 구워낸 따끈 따끈한 호두과자를 한 개씩 입에 넣으며
어릴적 사진이 들은 앨범을 보는 기분으로 읽거나
한여름 밤 어느 날 모기장 안에 누워 별무리를 쫓아가는 시선으로
가볍게 느끼다 보면
나는 아이도 되었다가, 소녀도 되었다가, 아빠도 되다가는 엄마도 되고
참으로 희안하게도 소녀의 입속으로 들어가는 따뜻한 파이도 된다.
그리고
이 책을 읽게 하고픈 사람들의 얼굴들도 떠오른다.
별빛처럼 맑아지는 그들의 눈빛이 상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