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날들은 사라졌고
수잰 레드펀 지음, 김마림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세계는 정상이 아니에요. 그걸 모르겠어요?”
(p.622)

어린 나이에 임신해 남편이 떠난 집에서 홀로 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서른두 살의 페이 마틴. 막내딸 몰리가 춤추는 영상이 유튜브에서 화제가 되며 페이 가족의 인생이 하루아침에 달라집니다. TV 광고와 드라마에 출연하게 된 몰리는 페이가 벌 수 없는 금액의 돈을 벌어들이죠. 이제 그들은 부유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

<평범한 날들은 사라졌고>라는 제목에서 암시하듯 이제 몰리의 매니저가 된 엄마 페이는 잠든 딸을 깨워 하기 싫은 역할을 맡겨야 하고, 돈 냄새를 맡고 가족들을 이간질하며 훼방을 놓고 다니는 남편을 감시하고, 첫째 딸 에밀리가 무관심 속에서 망가지는 걸 지켜봐야 합니다. 파파라치와 루머로 가슴앓이하는 건 일상이고요.

“지난 20년간 있었던 아역 스타들을 한번 생각해봐요. 그중에 아직도 몇 명이나 살아남았는지, 그리고 그런 애들 중에서 약물 남용, 정신적 문제, 또는 섭식 장애없는 아이들이 몇 명이나 되는지를요.” (p.340)

비현실적인 현실을 담은 소설이라 페이지가 술술 넘어가요. 페이가 나쁜 남자들과 사랑에 빠져 괴로워하는 모습에는 답답함과 안타까움이 느껴지고요. 재능이 있어도 어린 연예인의 역할을 해내는 데 힘들어하는 몰리, 동생을 위해 모든 걸 포기해야 하는 에밀리는 또 어떻고요! 마구 화가 났다가도 스릴러처럼 서늘해지는 소설이었답니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악스트 Axt 2026.7.8 악스트 Axt
악스트 편집부 지음 / 은행나무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 협찬]
악스트 Axt no.067 <사랑 선언 Bombshell>
읽고 쓰는 우리가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격월간 문학잡지

editor‘s note
“언젠가부터 ‘사랑’이라는 단어를 입 밖으로 내는 일이 겸연쩍어졌다. 냉소와 피로가 지배하는 시대에 사랑을 말하는 것이 철없이 여겨질까 우려되었기 때문이다. (중략) 하지만 그럴수록 본질적인 의문 또한 지워지지 않는다. 좋아하는 마음 없이 이 ‘미친 세상’을 우리가 어떻게 버틸 수 있지?”

editor‘s note 김서해
review 공현진, 하혁진, 강보라
interview 박서련
chat <인터메초> 전효선·정재경·함석영
issue 김병운, 정멜멜, 한소범
cover story 박지수
award 강채현, 류은빈
poem 이다희, 임경섭
key-word 김홍
short story 예소연, 유성원
novel 최미래, 이유리

지난 호에 이어 7/8월의 악스트에도 새로운 소식이 있어요! 2026 제1회 Axt신인문학상 발표가 있답니다. 시 부문에서는 강채현, 소설 부문에서는 류은빈이 당선되었습니다. 요즘 새롭게 변해가는 Axt를 지켜볼 수 있어 좋았어요.

chat에서는 샐리 루니의 소설 <인터메초>를 이야기합니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의 두 형제를 그린 소설이에요. 책을 사랑해서 다방면으로 활동 중이신 세 마케터가 가족과 애도, 변화에 관해 나눈 대화가 참 좋았습니다.

김홍 작가의 <최신 버섯>은 미생물에서 화장품 원료를 채취하는 주인공이 미생물이 외치는 복수(악ㅋㅋ)를 들으며 시작됩니다. 재미있는 글을 쓰기로 유명한 작가님 답게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읽는 내내 페이지가 훌훌 넘어가요!

‘그래서 내일은 뭘 할 거라고?
H가 익숙하게 물었고,
사랑할 거야.
내가 당연하게 대답했다.’
(p.64, <사랑할꺼야> 김병운)


•은행나무 악독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두려워요, 투우사여 암실문고
페드로 레메벨 지음, 임도울 옮김 / 을유문화사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86년의 칠레의 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독재자에 맞선 민주 시위가 거세지고 수많은 젊은이들이 경찰에 잡혀가던 시기입니다. 작가 페드로 레메벨은 피노체트 독재에 저항했고,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교사직에서 해고되었죠. 이러한 자신의 처지를 반영해 만든 러브스토리가 바로 <두려워요, 투우사여>입니다.

나이가 들어 드랙퀸에서 은퇴한 게이 ‘로카‘는 빈민가에서 ’앞집 미친년‘으로 불리며 자수 놓는 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어요. 그가 사랑에 빠져버린 대학생 ’카를로스‘는 로카의 집을 거점으로 삼아 여러 동지들과 민주화를 꿈꾸는 모임을 갖는 청년이지요. 한편, 독재자 피노체트는 암살 위협에 언제나 벌벌 떨고 있고요.

“그 새끼는 자기가 뭐라고 생각하길래 나를 이렇게 대하는 거지? 그래, 자기가 대학생이고, 얼굴 멀끔하고, 젊고, 눈이 그렇게 예쁘면…… 다인가.” (p.49)

소설은 두 사람과 칠레의 독재자의 이야기를 번갈아 진행합니다. 사람과 조국에 대한 뜨거운 (짝)사랑을 가진 민중, 그리고 돈과 권력을 가졌으나 사람과 사랑이 없는 독재자의 모습이 대조되어요. 보답 없는 사랑이지만 자신의 모든 걸 내던져 카를로스의 혁명을 돕는 로카의 사랑은 두렵고, 슬프고. 아름답고, 관능적입니다.

“당신은 매수하기 쉬운 편인가요? 카를로스가 로맨틱한 신문을 계속했다. 아주 쉽기도 하고 몹시 어렵기도 하죠, 가시에 찔리지 않고 장미를 꺾는 일처럼. 장갑을 끼고 꺾는다면? 그렇다면 장미는 그 손길을 정원사의 손길과 혼동할 거예요, 자기가 느낀 감정이 누구의 감촉 때문인지 알지 못하고 죽게 되겠죠.” (p.171)

+혁명가와 퀴어의 만남! 아르헨티나 작가 마누엘 푸익의 <거미여인의 키스>가 떠오르는 작품이에요. 저는 <두려워요, 투우사여>가 좀 더 슬프고 강렬해서 맘에 듭니다.

•을유문화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천재 박쥐 - 진화가 빚어낸 가장 다재다능한 생명의 비밀
요시 요벨 지음, 조은영 옮김 / 어크로스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박쥐는 1,500여 종으로 전 세계 포유류의 20퍼센트를 차지합니다. 박쥐의 생물학적 특징 중, 초음파로 시각을 대신하는 감각인 ‘반향정위(Echolocation)‘가 잘 알려져 있고요. 저자는 수십 년간 현장에서 연구한 생생한 이야기에 유머 감각을 더해 ’박쥐’라는 낯선 세계를 재미있게 소개합니다.

최근 팬데믹 시기를 지나며 우리에게 박쥐는 공포의 대상이 되고 말았지요? 실은 인간과 가축들에게 해로운 곤충을 엄청나게 먹어치우고 여러 식물의 수분을 해주는 중요한 존재입니다. 흡혈박쥐의 경우 굶주린 동료에게 기꺼이 먹이를 나눠주는 이타적 사회성도 보여준대요.

“흡혈박쥐 집단 구성원 사이에 먹이를 나누는 일은 곧 생사가 달린 문제이다. 먹이 나눔이 단 몇 분 동안만 이루어져도, 먹이를 받은 개체가 마지막으로 사냥할 수 있도록 약 12시간을 유예해 준다. 다시 말해 흡혈박쥐는 다른 흡혈박쥐에게 생명의 동아줄을 던지는 셈이다.” (p.31)

“박쥐 A가 박쥐 B에게 소리치는 방식이, 박쥐 C에게 소리칠 때와는 달랐다. 놀랍다고? 우리가 평소 직장 상사에게 아침 인사를 할 때와 집에서 엄마한테 인사할 때의 말투를 떠올려 보자.” (p.107)

책에는 박쥐를 연구할 때의 현장감이 가득 담겨서 읽는 내내 동료 연구자라도 된 것처럼 즐거웠어요. 재미있는 자연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천재 박쥐>를 강력 추천합니다! 박쥐에 대해 제가 알게 된 놀라운 사실 한두 가지 더 알려드릴까요? 아래 인용문을 꼭 읽어보시길...

“짧은코과일박쥐 암컷이 교미 전과 교미 중에 수컷에게 구강성교를 시도한다고 보고했다. 이 행동이 교미 시간을 약 1분 30초 늘렸다. <과일박쥐의 펠라치오, 교미 시간을 연장하다>라는 제목의 이 논문은 지금까지도 가장 많은 조회수를 자랑하는 과학 논문의 하나이다.” (p.354)

+ “몇 년 뒤, 다른 연구팀은 날여우박쥐의 커닐링구스에 관한 논문을 발표해 과일박쥐의 성생활 연구의 완성도를 높였다.” (p.355)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톤 메이든스 - 사람을 먹는 자들의 계보
로이드 데버로 리처즈 지음, 이동윤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기, 그래서 내가 당신을 좋아하는 거야. 당신과 나는 서로를 이해하고 있잖아. 우리는 그런 점에서 비슷해.” (p.424)

연쇄살인범 사건을 다룬 경험으로 추리소설을 집필한 현직 변호사의 책을 딸이 홍보하여 하루 아침에 베스트셀러가 된 <스톤 메이든스>를 읽어보았어요. FBI와 연쇄살인범의 이야기가 꽤나 탄탄하고 흥미로웠답니다.

소설은 한 소녀가 실종되면서 시작됩니다! 범인은 다정하게 그녀를 유인하고는 목숨을 건 숨바꼭질+사냥을 하죠. 훼손된 소녀들의 시신이 연달아 발견되자 FBI 법의인류학자 크리스틴은 시신들에 남겨진 범인의 ‘서명’을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각 인물들의 심리가 잘 묘사되어서 이야기에 푹 빠져들었어요. 파푸아뉴기니 원시 부족의 의식, 연쇄살인의 단서, 주인공의 과거, 의문스러운 용의자... 진실이 서서히 맞춰지는 과정에서의 스릴을 꼭 느껴보세요!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