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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인가 (리커버판) - 트럼프의 정책과 비전이 담긴 유일한 저서
도널드 트럼프 지음, 김태훈 옮김 / 이레미디어 / 2024년 1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 책에는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이었던, 그리고 제47대 대통령이 될 도널드 트럼프의 정책이 담겨있다. 첫 번째 대통령 취임 전 쓴 책인데 두 번째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리커버판으로 나왔다. 트럼프의 생각, 비전이 담긴 책이니만큼 그의 정책적 면모를 볼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든 생각은 그는 철저하게 장사꾼 마인드를 지닌 사람이라는 것이다. 기업을 경영하던 시절에도 그는 절대로 손해 볼 짓을 하지 않았다. 그가 유명세를 떨칠 수 있었던 TV 프로그램(어프렌티스)도 비용과 출연료를 비교하면 손해를 볼 수 없는 구조였다. 대권을 앞둔 시점에도 그는 장사하는 사람의 습성을 버리지 않는다.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한 1600km에 이르는 국경 장벽 건설도 멕시코 등의 인접 국가에 입국료, 비자 발급 수수료 인상, 관세 인상 등을 통해 비용을 전가할 것이라 말한다. 방위비 인상 또한 마찬가지이다. 책을 읽다 보면 우리나라에도 이슈가 되었던 방위비 인상이 결국은 미국의 방위 산업 부흥을 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는 국방력 강화를 해야 미국 방위 산업에 일감이 많이 생기고 국민들을 위한 일자리도 자연스레 늘어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국방력 강화에 드는 비용 문제 또한 나라를 지켜주는 대가를 합리적으로 받겠다는 명목으로 한국, 독일, 일본 등에 방위비 인상 카드를 내밂으로써 해결하려 한다.
트럼프에게는 결코 종잡을 수 없는 사람, 속내를 알 수 없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책에 따르면 그는 자신에게 이런 이미지가 있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다. 예측 불가능해야, 패를 드러내지 않아야, 기습을 해야 승리를 거머쥘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를 흔들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어내기에 적합한, 현재와 같은 이미지를 구축한 것이다. 그가 관심만을 갈구하는 멍청한 사람은 결코 아님을 알 수 있다.
정책 비전은 결국 그 사람이 바라보는 현실 인식에서 오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미국의 현실은 우리나라와도 겹쳐 보이는 부분이 많았다. 그중 하나가 교육 문제인데, 공교육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학생들에게 기대하는, 요구하는 수준이 점차 낮아지는 교육과정의 변화 양상은 우리나라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쟁을 일으켜서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도전하게 하고, 실패에 익숙하게,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그의 말은 그의 성장환경이 어땠는지, 어떤 세상을 살아왔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료 보험과 같이 자신의 의견이 다소 분명하지 않은 문제에 대해서는 자신은 남들과는 전혀 다르다,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든 해결할 것이라는 말로 넘어가기도 한다. 책의 상당 부분에서 자기 자신에 대한 자랑이 많아 다소 거북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겸손을 중시하는 동양 문화와의 차이에서 오는 이질감 때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이한 유형의 리더이지만 그가 자신의 나라, 미국을 지독히도 사랑한다는 것은 확실히 느껴졌다. 그가 수많은 트러블을 일으키지만 그럼에도 자국민의 지지를 받는 것은 바로 이런 점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미국이 절대적인 강대국이기에 이러한 스탠스의 전략이 가능한 것도 있겠지만 우리나라에도 국익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트럼프 같은 지도자가 나온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보게 된다. 여러모로 트럼프라는 인물에 대해 자세히 알아갈 수 있었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