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선물하는 남자 (리커버 에디션) - 남다른 생각은 어디에서부터 나오는가?
김태원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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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러로 유명한 김태원 구글코리아 상무의 책이다. 새로운 내용은 아니고 2010년에 나왔던 책을 표지를 바꿔 리커버 에디션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출간했다. 우리가 흔히들 하는 여러 가지 생각이나 고민, 행동 등에 대한 저자의 시각, 관점이 담겨있다. 오래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책에 나오는 우리나라 사회의 모습과 사람들의 고민이 현재와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경제가 어렵다, 취업이 힘들다, 청년들이 꿈을 잃었다... 이 책이 처음 나오던 때보다 심하면 심했지 나아진 것은 없는 것 같아 마음이 착잡하기도 했다. 또 사람들은 여전히 자신이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에서 갈팡질팡 고민을 하고 있었고 당장 나의 꿈을 이뤄줄 것만 같은 멘토를 갈망하고 있었다. 이 또한 현재의 모습과 그리 달라 보이지 않았다.

 주제마다 저자의 생각이 짤막하게 쓰여있는 구성인 이 책을 읽으면서 꽤 많은 것을 배웠다. 관점을 달리해서 세상을 바라보기, 긍정적인 마인드를 지니기, 편견을 가지지 않고 바라보기, 태도로부터 나오는 창의력 등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살아가는 태도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비하인드 스토리' 라는 제목의 글이었는데, 이 글에 따르면 우여곡절 끝에 저자의 책이 처음으로 나왔을 때 책날개에 있는 저자의 소개만을 보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부촌으로 알려진 동네에 있는 청담고와 명문대인 고려대를 나온 젊은이의 자기계발서이기에 흔히들 말하는 금수저의 자랑만 나열되어 있을 거라 생각한 것이다. 서울에 전학 온 이후 대학에 들어가기까지 땅 위에 살아본 적 없다는 저자로서는 이런 점을 의식해 앞부분에서 자신이 살아온 환경을 말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오히려 맨 뒷부분에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실어 편견을 가지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에 끝까지 귀 기울여준 독자들에게 나름의 선물을 주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읽고 최근 드는 생각이 겹쳐지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고 합리적으로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려고 노력하며 살아가지만 나이가 들며 쌓여가는 경험들이 오히려 그들에게 장애물이 되곤 한다. 꼰대라 불리는 사람들의 화법, 이른바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는 식의 말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또 국내외를 막론하고 커져가는 혐오와 분열, 극단주의는 각종 편견과 선입견을 부추기는 모습이다. 이런 세상 속에서 편견을 가지지 않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학벌, 경제력, 외모 등을 초월한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자는 저자의 말이 깊게 와닿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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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사심은 없다 - 이나모리 가즈오
기타 야스토시 지음, 양준호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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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에서 마쓰시타 고노스케와 더불어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의 평전이다. 그의 어린 시절부터 교세라 창업, 경영, 일본항공(JAL)의 회생 등 경영자로서 그가 이뤄온 업적을 다루고 있다. 빈틈없는 회계 처리와 재무관리로 흔히들 알고 있는 일본 특유의 보수적인 경영을 추구하는 동시에 소규모의 집단 활동을 통해 직원으로 하여금 스스로 일하게 하는 아메바 경영으로 기업의 체질 개선과 성장을 이뤄내는 이나모리 가즈오식 경영 철학이 잘 드러나있다.

 이전에 이나모리 가즈오의 책을 읽은 적이 있기에 교세라와 일본항공 JAL에 대한 이야기는 그다지 흥미롭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다만 JAL과 관련해서는 평전답게 이나모리가 추구한 경영철학과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과정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어서 기존의 책들과 차별화되는 점이 돋보였다. 채산성이 현저하게 떨어졌던 기업을 살리기 위해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꿔나가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해 재상장으로 공적자금을 상환하는 이야기는 리더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정말로 마음에 와닿는 이야기는 6장에 있었는데, 자만을 경계하며 끊임없는 자기반성을 통해 겸손의 정신을 되새겨온 그의 철학과 행동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또 단순히 개인이나 기업의 성공을 넘어, 사회 공헌이라는 확고한 목표를 두는 그의 모습으로부터 유일한 박사가 연상되기도 했다.

 스티브 잡스는 인터뷰에서 인생은 곧 자아실현의 과정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항상 인간으로서 올바른지를 첫 번째 판단 기준으로 두었던 이나모리 가즈오야말로 자아실현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평전에 담긴 그의 삶을 통해 실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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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얻고 사람을 움직이는 카네기 인간관계론 - 80년간 이어져 온 인간관계 처세술의 최고 바이블
데일 카네기 지음, 장용운 옮김 / 넥스웍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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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일 카네기의 책이다. 워런 버핏도 그의 강의를 들었다고 할 만큼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은 유명하다. 제목으로부터도 알 수 있듯이 사람의 마음을 읽고 얻는 방법을 자세히 다루고 있다. 개인주의적 성향을 띠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요즘에도 사회라는 공동체가 계속 존재하는 한 인간관계는 중요할 수밖에 없다. 사람이 살아갈 때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맺지 않고서 할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책의 시작 부분부터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링컨과 미드 장군 사이의 일화를 통해 남을 비난하거나 단점을 드러내면 장기적으로 결코 좋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는데 이에 많은 공감을 했다. 내 편을 만드는 것보다 확고한 적을 만들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 책에서도 나오지만 인간도 결국 감정을 가진 동물이기에 자신이 겪은 치욕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잊지 않는다. 또한 자신이 받은 배려나 칭찬에 대해서도 쉽게 잊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서도 카네기는 어떠한 인간이라도 내가 본받아야 할 장점이 있다는 에머슨의 말을 인용하며 상대를 진심으로 존중하고 칭찬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당연한 생각이지만 이를 행동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 있을 때에는 이성적 판단이 가능해질 때까지 잠시 텀을 두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4장에서도 많은 것을 배웠는데, 상대방에 대한 진정한 이해의 중요성과 극적 효과, 경쟁에 대한 본질적인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책에서 나온 내용에 따르면, 옛날 사람들이 가장 많은 걱정을 하는 문제가 건강이고, 그다음이 인간관계라고 한다. 이는 현재와 비교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결과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여전히 인간관계로 많은 고민을 하고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하지만, 사실 본인이 답을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책에도 특별한 답은 없고 당연한 원칙만 나열되어 있다. 읽기만 한다면 별로 도움은 되지 않을 것이다. 저자의 당부대로 이 책을 읽고 일상생활에서 그 원칙을 꾸준히 실천한다면 건강하고 유익한 인간관계를 맺는데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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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생도 볼 수 있는 모터란 무엇인가 - 4차 산업혁명의 기반 테크놀로지
GB기획센터 지음, 유병용 그림 / 골든벨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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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터에 대한 기초 개념을 다루는 책이다. 사실 모터는 우리의 일상 생할 중 굉장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아침에 머리를 감으면 모터가 들어간 헤어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고, 모터가 들어간 냉장고에서 반찬을 꺼내 밥을 먹는다. 또 집을 나와 대형 모터로 움직이는 엘리베이터를 탄다. 이렇듯 우리가 사용하거나 이용하는 제품 중 대부분에는 모터가 들어가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이러한 제품들이 어느 모터를 사용하고 어떠한 원리로 작동되는 것인지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다.

 책의 초반부에서는 전기에너지와 기계에너지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모터에 대한 기초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직류를 이용하는 모터와 교류를 이용하는 모터의 차이와 각각 쓰이는 곳, 우리가 언젠가 한번쯤 들어봤던 rpm과 토크에 대한 설명 등이 있었다. 아무리 쉽게 설명한다지만 모터 자체가 종류도 많고 원리도 단순하지는 않기에 독자들이 자칫하면 지루함을 느끼기 쉬워보이기도 한다. 나 또한 그런 느낌을 적지 않게 받았다. 다만 7장에 있는 내용들이 인상적이었는데, 이 장에서는 선풍기, 세탁기, 냉장고 등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제품들 속 모터의 원리를 다루고 있었다. 특히 최근 주식시장에서 거대한 테마를 형성하기까지 했던 전기차,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내용도 있었다. 차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는 나였지만 거리에서 지나갈때마다 소리가 거의 나지 않는 하이브리드차만큼은 그 원리가 궁금하던 참이었다. 이 부분을 읽고 내가 봤던 차는 병렬형 하이브리드 자동차였음을 알게 되었다. 최근 현대자동차가 집중하고 있는 차세대 자동차인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에 대해서도 분량을 할애해 자세한 설명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모터에 큰 관심이 없던 나로서는 엄청난 재미를 느끼지는 않았지만, 모터에 대해 알고 싶지만 기초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에게는 많은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책인 듯 하다. 대중적인 요소를 고려해 그저 많이 팔고자 정말 겉핥기식으로만 다루는 책보다는 질적으로 차별화가 되는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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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난다면, 한국에서 살겠습니까 - 한강의 기적에서 헬조선까지 잃어버린 사회의 품격을 찾아서 서가명강 시리즈 4
이재열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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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점가에서 많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21세기북스의 서가명강 시리즈, 그 네 번째 책이다. 전작 수학교육과에 이어 이번 책에는 사회학과 교수님의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담겨있다. 요즘 우리나라 사회는 격동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듯하다. 남녀갈등, 세대갈등, 이념갈등 등의 각종 갈등과 이로 인한 혐오와 분노가 끊임없이 분출되고 있고, 우리 사회의 미래인 청년들 사이에는 각박한 세상 속 설렘과 희망보다는 좌절과 분노, 비관적인 생각들로 가득 차 있다. 부모 세대보다도 살기 힘들어지는 자식 세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리 사회의 미래는 암울하기만 하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불신, 불만, 불안'의 3불 사회가 되어있다. 한강의 기적을 이뤄내며 스스로를 중산층이라 여기는 사람들이 많던 시대에서 저성장과 양극화로 살기 힘들다는 아우성이 끊이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저자는 이러한 불행에 대한 해결책으로 '품격 있는 사회'를 제시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전반적으로는 공감을 했다. 꿈을 꾸는 것조차 자본이 된다는 '꿈 자본 양극화'나 주변 환경에 의해 내 지위가 결정되는 지위재, 중산층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변화 등 우리나라 사회가 어떠한 문제를 겪고 있고 왜 그러한지 잘 풀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와 현재에 대한 분석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미래, 즉 해결책에 대한 저자의 의견은 내게 그리 와닿지 않았다. 책 내용을 요약해보면 나는 저자의 메시지를 '저성장 시대에 접어든 현재 지위재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청년들에게 현실적으로 과거와 같은 계층 이동의 기회는 없으므로 주어진 환경에서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로 받아들였다. '욕망의 트레드밀에서 과감하게 뛰어내려야 한다'라는 저자의 말도 앞선 요약과 맥락을 같이한다고 봤다. 대놓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저자는 우리나라 사회가 더 이상은 계층 이동이 일어나지 않는, 고착화된 계급구조의 사회라고 보는 것 같았다. 난 이런 생각에 공감하기 힘들었다. 사실 저자의 말이 현실적이고 맞는 말일 수도 있다. 저성장의 흐름이 뚜렷하고, 개천에서 용나는 식의 계층 이동이 보기 힘들어진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욜로', '소확행' 등의 단어가 유행하는 것도 '욕망의 트레드밀'에서 과감히 벗어난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이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남들과의 비교에서 비롯되는 청년들의 허탈감이 저자의 말처럼 간단하게 사라질 수 없기 때문이다. 시대가 흐르면서 SNS라는 것이 생겨났고 젊은이들은 이를 통해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하는 모습을 보인다. 모두가 행복해 보이는 모습만을 올리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으로부터 현대인들이 남들과의 비교를 예전보다 했으면 더했지 덜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또 잘나가는 연예인들의 호화스러운 생활을 카메라로 관찰하는 방송 프로그램이 높은 시청률과는 대조적으로 여론이 그리 좋지 않다. 욕하면서도 결국에는 계속 보게 되는 아이러니함이 저자의 해결책이 현실적으로 말이 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남들과의 비교, 지위재에 대한 욕구를 버리자는 말이 내게는 자본주의에서 욕망을 버리자는 말과 같이 느껴졌다.

 저자는 우리나라가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 나서야 급하게 해결책을 내놓는 식의 땜질을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치를 한다는 사람들이 장기적인 관점의 플랜이 없고 그저 단기적으로 집권만을 위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성공적인 사회 모델의 특징이 친노동 정권이 노동개혁에 앞서고, 친자본 집단이 재분배에 앞선다는 점이라는 말이 너무나도 깊게 와닿았다. 현 정권은 친노동 정권이라고 볼 수 있는데 노동개혁은커녕 노사정 간 소통 자체도 안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정권이 바뀌면 그 정권은 기존의 정책 기조를 뒤엎고 재분배에 인색한 모습을 보일 것이고 이는 곧 불평등과 양극화의 심화로 이어질 것이다.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가 끊이지 않는다는 게 우리나라 사회의 심각한 문제이고 경쟁력 쇠퇴의 지름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는 그래도 희망을 말하려고 하지만 다 읽고 난 뒤에 밀려오는 것은 왠지 모를 씁쓸함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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