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외교관
최병구 지음 / 평민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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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나 외교관이라는 직업은 일반인이나 특히 학생들에게는 많은 환상을 품게 한다. 의사나 변호사, 대학 교수, 판사, 정치인 등과 같이 비교적 고급직에 종사하는 사람들 조차도 대부분 직업적 특성상 일반일들과의 끊임 없는 접촉이 불가피하고, 언론이나 방송을 통해서도 그들의 업무 행적이 쉽게 노출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유독 외교관이라는 직업만큼은 드라마의 소재나 등장인물로도 잘 다루어 지지 않을 뿐더러, 실제적으로도 이들이 직무상 일반일들과 접촉을 꾀하는 일도 극히 드물고, 그 필요성도 거의 없는게 사실이다. 한편 외교직에 종사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무슨 집단 신비주의의 마법에라도 걸린 듯, 누구 하나 자신의 직업적 경험과 실체를 솔직하게 드러내놓고자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경험이 주는 교훈과 지혜를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여 새롭게 국익을 도모하는 것도 좋으련만, 아쉽게도 이런 생각을 가진 외교관은 그리 많지 않은 듯 했다. 

이 같은 현실 때문에, 외교관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은 극명하게 딱 두 가지로 나뉘게 되는 듯 하다. 첫째는, 외교관은 매우 신비로운 존재라는 것, 둘째는 신비로움이 극에 달해 아예 일반인들에게는 그 존재감 조차 없는, 유령과도 같은 그 무엇이라는 비실체적 인식이다. 이런 막연함을 뛰어넘는 막막함과 거리감으로 그간 일반인들의 외교와 외교관에 대한 궁금증과 환상이 더욱 증폭되어 온게 사실이고, 때로는 정반대로 대중의 완전한 무관심을 낳기도 하였다. 간혹 아프가니스탄에 우리국민이 피랍되는 등의 일대 사건이 발발해야만 비로소 외교관의 존재감이 겨우 드러나는 정도 였다. 그래서 인지, 이와 같이 누구나 쉽게 누릴 수 없는 귀한 외교실무 경험을 나누는 책이 매우 절실했었는데, 마침 이 책을 만나게 되어 너무 반가웠다.  

이 책의 저자 최병구 님은 제 12회 외무 고시에 합격하여 필리핀, 유고슬라비아, 미국, 이스라엘, 베트남, 노르웨이 등의 세계 여러 나라에서 외교 공무원으로서 수년간 실무에 종사하신 분이다. 미국 등의 외교가 발달된 나라에서는 현장 속에서 자신의 경험이나 성찰을 책으로 남겨 놓는 외교관들이 많고, 이것이 후배들에게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되어 주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종류의 책을 찾아 보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었는데, 이에 안타까움을 느끼셔서 이 책을 집필하시게 되었다고 한다. 무엇이 진정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참된 일인지에 대해 제대로 느끼시고 실천 하신 듯 하여, 이 부분이 많이 존경 스러웠다. 

나는 외교에 대해 무관심한 방관자라기 보다는, 어느 정도 관심은 있으되 제대로된 실체적 지식 없이 그저 환상만을 품고 있던 사람에 속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전 까지는 외교나 외교관의 직업에 대한 환상이 매우 컸었다. 외교관들은 보통 기본적으로 2~3개 이상의 외국어를 모국어 처럼 자유자재로 구사할 줄 알고, 필요에 따라서는 국적과 신분을 자유자재로 숨기기도 하고, 비밀 유지에 철두 철미하며, 전 세계 곳곳을 내 집 삼아 여행하 듯 자유롭게 살아가는 축복받은 사람들이라는게 나의 오랜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 책을 통해 최병구 라는 한 분의 외교관을 알게 됨으로써, 외교관의 직업은 끝 없는 배움과 자기 연마를 의미 한다는 것을 새롭게 깨닫게 되었다. 화려함 이면의 고통과 자기 성찰의 노력을 보게 되었다. 또한 외교의 중요성과 구체적인 사례들 그리고, 외교관의 구체적 자질과 직무에서 심지어는 외교관 부인의 역할과 자질에 이르기 까지, 내가 미처 생각지 못한 것, 그리고 외교에 대해 상상한 것 이상으로 많은 것들에 대해 세세하게 배우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외교 분야에서 여성들이 두각을 나타 내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비밀 유지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라고하는데, 이러한 편견들이 빨리 깨져서, 외교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는 멋진 여성들이 세계적으로 많이 배출되어서, 비단 외교관 부인의 역할과 자질 뿐 아니라, 외교관 남편 내지는 배우자의 역할과 자질도 함께 거론되는 때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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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이야기 - 열등감을 희망으로 바꾼, 세계 청소년의 롤모델 오바마의 도전하는 삶 청소년 롤모델 시리즈 (명진출판사) 2
헤더 레어 와그너 지음, 유수경 옮김 / 명진출판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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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멋지고 감동적인 한 남자의 발자취에 매료 되었다. 사회적 어드밴티지와 강점을 타고났다기 보다, 오히려 자라나면서 반드시 한 번쯤 큰 열병을 앓고, 승화의 과정을 겪어 내야 하는 태생적인 불리함 속에서도 오바마가 일구어낸 업적들이 그저 놀랍고 눈물겨울 뿐 이다.  

내 개인적으로는 타고나기를 부유한 특권 층의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란 명문가 사람들의 성공스토리 보다는, 오바마와 같이 불우하거나 가난한 집에 태어나서도 환경을 극복하고 멋지게 발전 시키며 자력으로 성장해온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 많이 마음이 끌린다. 

태생적으로 부유하고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란 명문가의 사람들은, 그야말로 태어나면서 부터 남 보다 한 수 우위에서 인생을 시작하여, 그 출발점이 훨씬 앞서 있게 마련이다. 물론 이들의 성공에도 스스로의 노력이 필수 조건이겠지만, 무언가 싱거운 느낌이 드는 스토리들이 대부분이다. 어쩐지 극적인 면도 덜하다. 하지만, 오바마와 같이 사회적 열세와 약점이 될 수 있는 태생적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더욱 피나는 노력을 거듭해야 하고 극복해야 할 고난들도 훨씬 많다. 그래서 이들의 삶 속에서는 고난 저편의 성공을 향한 강한 투지와 긍정의 힘과 같이 배울 점 들이 더 많다고 느껴진다. 더불어 인생의 여러 순간 순간들 마다 기승전결이 뚜렸하여 더 강한 자극을 준다. 

오바마의 삶 또한 배울 점이 너무도 많았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실이지만, 오바마의 친 아버지가 케냐의 루오족 출신이라는 것은 매우 놀라운 사실이었다. 오바마의 외형에서 그 뿌리를 어림 짐작할 수 있었지만, 그저 미국서 태어나고 자란 흑인 미국인이 당연히 친부모 중 한 분일 것이라 여겼었기 때문이다. 하버드 로스쿨 출신이라는 오바마의 학력을 알고 있어서 부모님 역시 당연히 미국 앨리트 계층일 꺼라 단정했었다. 게다가 오바마가 어린 시절 인도네시아에서 자라났다는 것도 신기했고, 책의 제일 앞 부분에 나와 있는 버락 오바마 가족의 가계도 역시 눈이 휘둥그레 해 질 정도로 복잡해서 놀라울 지경이었다. 오바마라는 한 남자의 삶에는 이 처럼 미대륙과 아프리카 대륙 그리고 인도네시아 등의 광활한 지역의 그야말로 세계적인 경험들이 뒤얽혀 있다. 이제 새롭게 미국의 대통령이 된 오바마가 이 같은 다양한 경험들을 잘 활용해서,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미국의 대통령을 뛰어 넘어, 세계 인류의 공익을 추구하는 우리 모두의 대통령으로 기억될 수 있는 놀라운 업적을 이루어 주었으면 한다.  

이 책은 역사에 남을 만한 인물의 이야기를 책으로 남기는 평전 작가, 헤더 레어 와그너에 의해 쓰여졌는데, 작가 스스로 소설가가 아니라 평전 작가임을 인식 하여, 되도록 감정을 절제하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인물을 이야기 하려고 노력하였다고 한다. 때문에 때때로 자신의 글이 ’부서질 듯 마른 이파리’ 같이 건조한 느낌을 준다고 이야기 하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그의 이같은 노력이 바탕이 되어 오히려 책을 읽는 독자에게는 더 많은 신뢰를 줄 수 있다고 믿는다.  특히 세계 청소년 독자를 배려하여 쉽고 재미있고 담담하게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부분 부분 문맥상 정치,경제,역사,지리 등등의 생소한 용어들이 나타날 때 마다 주석을 달아 차근 차근 쉽게 설명 하고 있는 부분도 맘에 들었다. 한 마디로 독자를 배려한 친절한 책이라는 느낌이다.  

전체적인 책의 구성과 편집도 알찬 느낌이다. 특히 오바마의 명연설문이 책 뒷편에 수록 되어 있어서 좋은 공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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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이후의 삶
디팩 초프라 지음, 정경란 옮김 / 행복우물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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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아무리 뛰어난 현자라 할지라도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해 정확하게 짚어 내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듯 하다. 특히나 눈에 보이는 경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인간의 특성상, 제 아무리 임사 체험(Near Death Experience)을 주장하는 현자라 할지라도, 자신이 눈으로 보고 직접 경험하지 못한 일들에는 전적인 신뢰가 어려운게 인지상정인지라, 지극히 개인적일 수 밖에 없는 이 같은 임사의 경험이 완벽하게 대중의 이해를 받고 확실한 지적 토대를 일궈내는 데에는 커다란 무리가 있다. 

그래서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해서 만큼은 그 오랜 연구와 고민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나라 마다 종교 마다 여지껏 의견이 분분한데, 이 책 속에는 이 같이 세상에 존재 하는 온갖 죽음에 대한 견해들과 경험들이 두루 두루 폭 넓게 다루어져 있어 매우 흥미로웠다. 특히 하버드 대학 의학박사 출신으로 많은 환자들의 죽음의 순간을 목격했던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들이 체계적 연구 결과들과 함께 균형감 있게 잘 다루어져 있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죽음은 어쩌면 이 세상에서는 영원히 그 완벽한 실체에 대한 정답을 정의해 내기 어려운 불가사리로 남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비록 그것이 하나의 허상이나 허구에 불과하더라도 죽음 이후의 삶을 예측해 보고, 상상해 보는 것에는 분명 큰 의미가 있다. 책 속 어느 한 부분의 글 처럼, 우리는 반복적이고 익숙한 습관들에 의해 무감각해 지기 마련이고, 그로 인해 새로운 것은 거절하고, 낡고 오래된 것들을 견고하게 보호하면서, 실제(Reality)를 벽에 가두어 두는 우를 수 없이 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쩌면 죽음 이후의 세계도, 영혼의 존재도, 모두 명확한 실존 세계임에도 우리가 오랜 타성과 지적 태만에 젖어 아직 그 실체를 제대로 밝혀 내지 못한 전혀 익숙치 않은 현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 한 편 해 보게 된다. 그 답을 마침내 알것 같다고 생각할 즈음에는 여지 없이 또 다른 한계에 부딫치게 된다.   

이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저자가 죽음을 하나의 위대한 선물로 정의 하고 있는 내용이다. 죽음은 모든 문과 창문을 다 열어주고, 우리가 만들어 놓은 무수한 벽을 부수어 주고 그동안 주도면밀하게 수집해 놓은 것들, 그리고 실재라고 이름 붙였던 익숙한 것들을 모두 사라지게 하지만, 그럼에도 새로운 자각과 체험을 통해 영혼의 자유를 꾀할 수 있게 하는 또 다른 가능성을 품고 있을 수 있다는 시각이었다. 

또 한 가지 소름끼쳤던 점은, 죽음이 우리 인생의 매 순간 마다 함께 해 왔다는 견해이다. 그래서 우리는 매번 수천번의 죽음에서 살아남아 여기까지 왔고, 또 우리의 생각, 오래전의 세포, 예전의 감정, 그리고 자아 조차도 우리 곁을 무수히 스쳐 지나가서 죽음에 이르렀으며, 새로운 우리를 형성해 왔다는 것 이다. 그래서 죽음 속에는 늘 새로운 탄생이 있고, 기적이 함께 한다는 것 이다. 단순히 육체적으로 일생동안 7억번 펌프질을 하던 심장이 멎고, 천 억개가 넘는 뉴론들이 활동을 멈추고, 수백 조개가 넘는 신체 세포들이 더 이상 활동을 멈추는 것 만을 의미 하지 않는다는 것 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죽음을 다루고 있는 책을 읽고 났는데, 오히려 더 지금 현재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더 짙어 짐을 느겼다. 그래서 내린 나만의 결론은, 지금 이 순간 순간에 충실한 삶이 미래도 그리고 죽음 이후의 삶에도 가장 잘 대비한 충실한 삶이 아닐까 싶다. 많은 종교적인 의문들과 환생과 내세에 대한 궁금증들이 다루어져 있어 이에 대해 생각해 보고 고민해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인생관과 고정관념들을 새롭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 주는 듯 했다. 비록 그 정답은 여전히 미스테리로 남을 지언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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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벌시대, 슈퍼 직장인되기
이내화 지음 / 북앤라이프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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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직장인 이란 불황이건 호황이건 어떤 상황에서도 끄떡 없는, ’절대로 안 잘리는 월급쟁이’, ’죽어도  못자르는’ 최강의 직장인을 부르는 말 이라 한다. 지금 같은 살벌 시대에 이 처럼 직장인의 마음을 강하게 사로잡는 달콤하고 매혹적인 단어가 또 있을까?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이 슈퍼 직장인 일까?’ 하는 의문이 제일 먼저 들었다. 저자는 슈퍼 직장인이 갖추어야할 덕목들로 정보를 창조하고 수집하는 능력, 시간을 창조하는 능력, 전략적 마인드, 이미지 관리 능력, 휴먼 네트워트 능력,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 협상 능력, 자기계발 의지, 성공에 대한 의지 등을 꼽는다. 정말 이지, 회사 다니기도 바쁜데, 도대체 이 많은 능력들을 언제 다 갗추느냐는 한숨 부터 절로 나오는데, 저자는 미리 포기 하지 말고, 찬찬히 이 책을 뜯어 보면 이미 내가 가진 능력도 발견 할 수 있을 뿐더러, 이 책에서 제시하는 45가지 실천 키워드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찾아, ’과감한 결단력’과 ’불굴의 추진력’을 통해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지금과 같은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도 끄떡 없이 살아 남는 슈퍼 직장인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 한다. 

특히나 책 첫 머리에 평범한 직장인들의 공통점으로 적혀 있는 아래의 다섯 가지 특징들에 나도 몰래 뜨끔해 졌었다. 나태해 질 때 마다 한 번씩 아래 글들을 읽어 봐야 겠다.

-인생의 목표가 없다. 매달 정기적으로 나오는 월급이 목표인 경우가 많다. 
-사소한 일에 목숨을 건다.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모른 채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가득차 있거나, 열등감으로 가득차 있다. 
-직장이나 직업에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늘 부정적이다. 
-현실 감각이 부족해 자신의 현재 상태(위치)를 모른다. 

당신의 꿈이 무엇이냐고 지금 누군가가 내게 묻는 다면 과연 나는 무어라 자신있게 답할 수 있을까? 직장 생활을 어느 정도 오래 하다 보니, 여러 유형의 직장인들을 만나게 되는데, 특히나 직장 생활이 오래된 분들일 수록 매너리즘에 빠져, 직장생활을 오래한 사람 특유의 태만함과 힘이 풀려 버린 흐릿한 눈동자로 변해버리는 안타까운 상황들을 많이 목격하게 된다. 가끔은 꿈 없는 껍데기와도 같은 이들의 모습이 마치 좀비 처럼 여겨져, 소름이 끼칠 때가 있다. 기계적이고 익숙한 손놀림/몸놀림으로 일을 척척 해 내지만, 어딘가 눈동자는 흐릿 흐릿 풀려 있는 모습이다. 나 역시 가끔은 그런 타성에 젖어 일을 하거나, 개인 생활에서도 게으름을 피워대는 때가 많다. 그래서 이 책이 큰 도움이 되었다. 허장성세를 버리고, 거품을 걷어 내고 좀 더 솔직하게 내 자신을 직시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과연 나의 경쟁력은 몇 점일까? 2009년의 키워드는 성장 보다는 생존이라는데, 과연 나는 생존의 조건을 얼마나 갖추고 있을까? 뼈져린 반성의 시간이 되어 주는 고마운 책이 아닐 수 없었다.  

작년에 익힌 새로운 지식이 올해는 절반의 효과밖에 볼 수 없고, 내년에는 4분의 1, 내후년에는 8분의 1로 줄어들다가 결국 아무 쓸모가 없어진다는 지식 반감 법칙을 생각해 보면 결국 현대 지식 근로자들은 끊임 없이 평생을 배우고 학습 하며 살아 가야 하는 숙명을 지닌 사람들인지 모르겠다. 평생 직장의 개념은 사라진지 오랜데, 평생 학습이란 단어는 오히려 더 승승 장구 하는 꼴이니, 무언가 욱하고 화도 치밀고 억울한 생각도 드는 대목이다. 하지만, 억울하다고 어디가서 하소연 해 봤자 소용 없는 일이다. 피할 수 없는 현실이고, 이 현실을 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 수 밖에 ..  책 속 거스 히딩크의 "Enjoy your game. And you will dominate the game !"이라는 말을 가슴에 품고 이 책의 많은 조언들을 가슴에 새기고 실천 하리라 마음 먹어 본다. 

나만의 성장 엔진을 발견하라는 주제의 제 1강에서는, 목표를 글로 적어 시각화 하는 사람이 더 많은 성공을 거둔다는 적자(Writing) 성공법이나, 시간 창조법, 3up MVP(Mind Up! 의지를 한 곳에 모아 들이대라! / Vision Up! 작은 비전들을 모아 큰 꿈을 향하라! / Passion Up! 일단, 미쳐라) 법칙 등이 특히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는다. 

'휴먼 네크워크를 알차게 관리 하라'는 주제의 제 2강에서는 "사람에 대한 투자에 인색하지 마라"는 조언이 특히 가슴에 남는다. Give & Take는 지우고 Give & Forget을 마음에 새기라는 충고와 함께 누군가를 그냥 아는 것은 아예 모르는 것과 같다는 지적도 잊을 수 없다. 나는 누군가를 그냥 알고 지냈었지, 깊이 있게 알고 그 사람으로 부터 장점들을 배우려는 노력은 많이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상대방이 무엇을 잘하는지, 어떤일을 하는지를 잘 알아야 비로소 제대로 아는 것 이라는 저자의 말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이제 부터 라도 동성끼리 증후군도 없애도록 노력 하고, 그간 내가 소홀히 했던 Know-who, 즉 人 테크의 노력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겠다. 

제 3강에서는 ’스타 퍼포머의 생각과 태도를 익혀라’라는 제목하에 여러 가지 흥미로운 조언들이 펼쳐 진다. 직場인(한 직장에서 최대한 오래 버티는 사람)과 직長인(경쟁력이 탄탄해 직업인으로서 생존기간이 길고 어디서나 환영받는 사람)의 분류가 특히 재미있어 기억에 남는다.    

마지막으로 제 4강은 ’지금 하는 일로 부자의 꿈을 이뤄라’라는 주제하에, 바로 지금 하는 일에서 돈의 맥을 짚어내라고 충고 한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저자는 "성공하는 인생에는 은퇴가 없다"는 말을 통해 나이를 잊고 오래도록 일에 미치는 삶을 또 하나의 새로운 비즈니스 Life의 모델로 제시 한다. 나이야가라(羅耳野暇裸)라는 말을 새롭게 풀어낸 저자만의 비방 또한 잊지 못할 것 같다. 

저자의 거침 없이 톡톡 튀는 참신한 아이디어들과 따끔 따끔한 충고들을 통해 나 역시 정체된 관념과 생각의 틀에서 많이 벗어나서, 좀 더 새롭게 긴장감을 가지고 내가 처한 현실과 미래를 바라 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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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 다이어리
신민아 지음 / 나무수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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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를 너무 좋아해서, 유명인이나 일반인 작가를 가리지 않고 많이 읽는 편인데, 내가 평소 좋아 하던 배우 신민아가 책을 냈다고 해서 더욱 관심이 갔다. 

스물 다섯의 그녀 .. 그 나이 또래의 일반인 여행객이라면 쉽게 접할 수 없는 화려한 경험들이 많이 담겨 있는 에세이집 이라는 생각 이 든다. 스물 다섯 또래의 나이에는 최고급 호텔 보단 사람들로 북적대고 다소 지저분한 유스호스텔에서 숙박하며, 저렴한 브랜드의 가게들을 기웃 거리는 배낭 여행이 일반적이라는 고정관념 탓일까? 신민아의 이 책은 그녀의 나이에 비해 그녀의 직업 만큼 화려하고 특별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찌보면 신민아라는 배우가 이 책 속 프랑스 여행을 통해 프랑스 명예 홍보 대사의 역할을 톡톡히 잘 수행 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들이 많이 소개 되어 있다. 쇼핑을 좋아 하는 여자들이라면 너무나 반가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프랑스의 유명 브랜드들에 얽힌 배우 신민아의 개인적인 에피소드나 그 밖의 간략한 소개를 읽을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우리에게 생소한 브랜드들도 함께 소개 되고 있지만, 하나 하나 소개 되어 있는 내용들을 읽다보면, 역시 특별하고 멋진 브랜드라는 생각이 든다.   

스물 다섯의 일반인 여행객이라면, 과연 누가 우연히 들른 쇼메라는 명품 브랜드 매장에서 반지를 선물 받고, 나폴레옹이 사랑하는 유제니 황후를 위해 만들었다는 세계 최초의 향수 ’오데 코오롱’이 있는  180년 정통의 프랑스 황실 브랜드인 갤랑을 방문해 조향사의 상담을 받아 볼 수 있겠는가? 마담 휘가로라는 유명 잡지사도 구경하고, 그곳의 편집장도 만나고, 바네사 브루노 라는 유명 의류 브랜드의 아뜰리에에서 바네사의 손길을 이마에 느끼면서 잡담을 나눌 수 있겠는가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은 배우로서의 신민아만의 이력 만큼이나 화려하고 특별한 여행집이다. 물론 프랑스의 모든 여행지에서 신민아의 이 같은 배우로서의 이력이 뒷받침 되어 매번 특별 대우를 받았던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이 책의 겉모습은 소박함보단 화려함에 가깝다. 내 개인적으로는 배우 신민아가 회전목마를 탄다던가,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몽상에 잠긴다던가, 일반인 관광객과 뒤섞이어 몽생미셸에 오른다던가,  방브 벼룩 시장에서 보물 찾기를 한다던가 하는 등의 장면들이 더 친근하고 마음에 와 닿았다. 물론 배우로서 프랑스에서 존경 받고 대우 받는 모습도 내심 자랑스러웠던 것도 사실이지만, 배우이기 이전에 솔직한 인간 신민아의 모습과 생각을 조금이나마 이 책을 통해 만날 수 있어 좋았다. 

특히 "버려야 할 것과, 버리지 못하는 것" 사이의 경계의 모호함에 고민하는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졌었다. 정리하는 시간 보다 선택하는 시간이 더 길어 지는 황당한 청소 경험을 나 역시 수 없이 되풀이 했었다. 그리고 지금에서야 겨우 아끼는 것들, 오래된 것들을 더 필요한 사람들의 손에 간신히 내어 줄 수 있게 되었기에, 스물다섯 신민아의 모습에서 내 스물다섯 시절의 모습이 떠오르며, 소녀적인 여린 감성이 주는 눈물겨운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 보게 된다. 버릴 것과 버리지 못할 것을 쉽게 정하지 못하는 것은 그녀가 우유부단하기 때문이 아니다. 사랑하고 아끼는 것과의 이별이 견디기 힘든 여리디 여리고 깨끗한 감성 때문일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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