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갤러리 한 장으로 보는 지식 계보도 2
김영범 지음 / 풀로엮은집(숨비소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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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책의 전체적인 편집과 디자인이 깔끔하고 삽화들도 올망 졸망 예쁘다. 별책 부록을 통해 한 눈에 철학의 계보를 살펴 볼 수 있어 좋았고, 책 역시 구석 구석 세심하게 디자인되어 있어 철학책이라기 보다는 여성 패션 잡지의 느낌이 들 정도로 산뜻하다. 그렇다고 내용 까지 잡지책 읽듯 술술 읽고 이해되는 것은 아니다. 어느 부분에서는 분명 이해의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철학책 치고는 쉽고 재미 있게 잘 엮어 있다. 철학가들의 얼굴이 각 페이지 하단 부분에 동그랗게 박혀 있어서 얼굴을 떠올리며 읽을 수 있어 친근한 느낌도 들었고, 상상력도 더욱 자극이 되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 텔레스에 이르는 철학의 대가들이 주고 받은 상호 영향력에서 부터, 시대별 철학의 발달사를 한 분에 꿰뚫어 볼 수 있도록 잘 짜여져 있어, 어려운 철학사를 담고 있는 책이지만, 포기 하지 않고 끝 까지 읽을 수 있었다. 책 속에 소개된 주요 철학가들의 사진들을 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이미지의 생김새를 가진 분들도 많아, 이 역시 책을 읽는 큰 재미 중 하나 였다. 분명 로크나 아리스토 텔레스, 플라톤, 소크라테스는 유명한 사람들 임에도 불구하고, 그 유명새에 비해 얼굴이나 생김새를 쉽게 떠올릴 수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 이제는 어느 정도 유명한 철학가들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게 되었다.  

진로를 한창 고민 하던 고등학교 시절, 무턱대고 철학과를 지망하기도 했던 나였지만, 대학 교양 철학 수업 시간 이후로 철학과를 선택하지 않았던 것에 내심 안도했던 순간도 있었다. 막상 철학을 공부 하려면, 제일 먼저 철학의 계보와 역사를 꿰뚫고, 각 인물들의 주장과 상충되는 의견들을 이해하는 것이 제일 우선이 되었는데, 내 주변의 보통 사람들의 생각 조차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은데, 사고의 고차원격인 철학가들의 말을 이해한다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님을 느꼈기 때문이다. 또한 철학을 전공 하면 졸업 후 밥벌어 먹기 힘들다는 인식이 그 때도 지금 처럼 보편적이었다. 더욱이 철학이라는 단어에 늘상 단짝 처럼 따라 붙는 "개똥"이라는 두 글자는  철학의 중후한 이미지에 묘한 경박함을 더하면서 철학의 실질적 유용성에 대한 의심을 품게 한다. "철학이 과연 밥먹고 사는데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철학에 대해 나는 이와 같은 수준의 생각에서 오래도록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책의 본문에 제일 먼저 등장하는 탈레스의 일화를 통해 내가 그동안 철학에 대해 많은 오해를 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전했다는 가장 유명한 탈레스의 일화는 매우 신선한 충격을 주었기 때문이다. 철학은 아무 쓸모가 없고, 가난하다는 이유로 당대 사람들이 비난을 하자, 탈레스는 비수기에 올리브 짜는 기계를 헐값에 임대를 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또 다시 올리브가 나지 않는 계절에 기계를 임대하는 탈레스를 비난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탈레스는 비난을 묵묵히 감수한다. 마침내 계절이 바뀌어 올리브를 수확하는 시기에 올리브가 대풍년이 들었고, 덩달아 올리브 짜는 기계의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어 탈레스는 떼돈을 벌게 되었다고 한다. 철학이란 결코 실생활과 무관한 무용지물이 아니라는 점을 단박에 깨우쳐 주는 일화였다. 

특히나 내가 좋아 하는 명언가(?) 중 한 사람은 쇼펜 하우어 였는데, 정작 그가 근대 철학사에서 어떠한 주장을 했고, 어떠한 사상을 펼쳤었는지, 그리고 그의 사상이 니체나 프로이트, 토마스 만에게 까지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을 잘 알지도 못한 체, 이국적인 이름이 주는 고상함만 찬탄했던 것 같다. 그래서 쇼펜 하우어가 철학가 라기 보다는 그저 명언집에 가주 등장하는 명언가 내지는 [세상을 보는 지혜]라는 책과 연관지어 서양의 공자나 맹자 정도로 인식하던 나에게, 이 책은 서양 철학의 기본 지식을 확실히 다져 주는 고마운 책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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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 핫 캘리포니아 - 미드보다 짜릿하고, 리얼 버라이어티보다 스펙터클한 미국놀이
김태희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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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현실이라는 감옥에서 꼼짝 못하는 사람에겐 불온서적"이라는 무한도전 PD 김태호님의 이 책에 대한 평가에 공감한다. 

직장인인 나는 언제나 일상에서의 긴 일탈을 꿈꾸지만, 유럽이나 미국 사람들 처럼 한달 넘게 떠나는 장기 휴가는 꿈도 못 꾸는게 대한민국 직장인의 살벌한 현실인지라, 회사를 그만 두거나 안식년을 맞이하지 않는 한, 한달 넘는 긴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고작 꿈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더우기 세계적 경제한파로 요즘은 직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하는 시대가 아닌가 ! 그래서 이 책은 나를 비롯한 많은 직장인들 에게는 심한 고문이 될 듯 하다. 과감히 직장을 버리고, 미지의 모험을 떠난 주인공의 이야기에 몹시도 격한 부러움과 모방심리가 스몰 스몰 밀려오기 때문이다. 환율이 1500원 이면 어떠랴 .. 앞뒤 계산 없이 일단 떠나고 보자는 단순무식한 충동을 일으키는 도발에 가까운 책이다. 

이 책은 특이하게도 UCLA 어학연수를 다녀온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영어 공부에 대한 어려움이나 하소연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물론 작가의 짧은(?) 영어 실력으로 인한 에피소드나 어학원 내에서의 수업 풍경이 간단히 소개 되어 있긴 하지만, 영어로 인해 주인공 김태희씨가 미국 생활을 하는데엔 큰 불편함이 없었던 듯 하다. 그래서 더욱 ’미국 생활,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과 용기가 생긴다. 그래서 비록 그것이 무한 도전이 아닌 무모한 도전 이 될지라도 ’나도 한 번 미국에서 일년 정도 살아 보는 것은 어떨까?’ 하고 진지하게 고민해 보게 된다.    

책을 읽다 보면 ’일년간의 미국 연수를 통해 김태희 작가님의 영어실력은 과연 눈꼽 만큼이라도 늘긴 늘었을까?’ 싶은 의구심이 생길 정도로 책에는 주구장창 클럽에서 쇼핑 까지 신나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즐비하다. 제대로, 그리고 확실하고 야무지게 미국을 즐기고 돌아온 느낌이다. 사실 공부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크게 다를 바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독자인 나 역시 공부 쪽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긴 마찬가지긴 하지만, 그래도 내심 김태희 작가의 영어 실력이 어느 정도나 향상 되었을지 궁금해 지기도 한다. 이 처럼 책 속 이야기들은 영어 공부 쪽 보다는 놀이와 유흥 쪽에 99퍼센트 가량 비중이 쏠려 있다. 그리고 특히나 내가 관심이 많아, 이야기가 나올 때 마다 눈이 번쩍 번쩍 했던 쇼핑 관련 에피소드와 Tip들도 자주 등장 해서 좋았다. 짧은 여행객의 경험에서는 우러나기 힘든, 현지 생활인의 풍부한 경험담들과 조언들이 매우 유용했다.   

드라마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에 등장했던 하버드 도서관이 사실은 UCLA의 도서관이라는 사실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매우 흥미로웠다. 또한 늘상 내가 헷갈렸던 LA와 캘리포니아, 오렌지 카운티를 제대로 구분할 수 있게 된 점도 좋았다.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만 판매한다는 In&Out 헴버거도 꼭 먹어 보고 싶고, Cheesecake Factory에도 꼭 들러서 후식으로 나오는 치즈케익도 꼭 먹어봐야 겠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작가의 조언 대로 DJ파티에도 꼭 참석해서 미국의 파티 문화를 접해 봐야겠다.  

작가 김태희씨가 미국 사람들과 몸소 부대끼며, 그야 말로 살아 꿈틀대는 활어회 처럼 팔딱 팔딱 톡톡 튀는 미국 문화를 생동감 있게 전해 주어, 독자인 나 역시 간접적으로 이 책을 빌어 생생한 미국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짧은 여행에서는 미쳐 다 알기 힘든 깊이 있는 생활 속 경험들이 때로는 강한 자극을 주고 때로는 모험에 대한 도전심에 용기를 불어 넣어 주었다.

이 책은 한 마디로 즐겁고 유쾌하다. 어찌 보면 나이 서른을 일년 앞둔 시점에 미국 어학 연수를 떠나는 상황은, 김태희 작가가 몸 담고 있던 방송 프로그램 제목 처럼 그야말로 [무모한 도전] 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책을 통해 그 생생한 경험담을 접하고 나니, 작가의 무한도전심에 즐거운 자극과 도전을 받게 되어 읽는 내내 기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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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경영학 부키 경제.경영 라이브러리 2
제프 앵거스 지음, 황희창 옮김 / 부키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야구 경기에서 시작해서, 올해 3월 2009 WBC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orld Baseball Classic) 경기 까지, 최근 몇 달 간은 야구로 인해 울고 웃고, 너무나 행복했었다. ’야구 본가’ 미국에서도 한국 야구를 거꾸로 배우고 분석하는 최근의 상황은 불과 10년 전만해도 상상 하기 힘든 모습이었다. 고교야구 팀이 불과 5-60개인 나라에서, 야구팀이 수천 수만개인 나라를 상대로 거둔 기적과도 같은 승리를 목격하고 나니, 번뜩 깨우쳐 지는 진리들이 너무도 많았다. 재능은 환경에 굴하지 않으며, 오히려 환경을 극복해서 환경을 새롭게 주도 하고 변화시켜 나간다는 사실도 그렇고, 훌륭한 팀웍과 지도력은 때론 기적을 일으키며,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야구의 묘미와 감동이 식지 않은 지금, 이 책을 만나니 다시금 2009 WBC와 베이징 올림픽 야구 경기를 통해 느꼈던 스릴과 전율이 물밀듯이 밀려 왔다. 물론 이 책은, 세계 야구가 아닌, 미국 메이저 리그 야구 100년사를 통해 얻어낸 교훈과 지혜를 경영과 접목시키고 있지만, 최근 세계 야구사에 새로운 기록을 남긴 우리 대한민국 야구사를 함께 돌아 보고 접목시키고 확장 시켜 보면 더 많이 배우고 느낄수 있는 부분들이 더욱 풍성해 지는 책이다. 대한민국 야구가 본고장 미국 야구를 무찌를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베이징 올림픽 우승 때도 사실 반신 반의 했었다. 하지만, 2009 WBC를 통해 대한민국은 다시금 전 세계에 실력을 확실히 입증 시켜 주었다. 경영도 이 처럼 영원한 승자가 없는 변화무쌍한 세계이다. 기본에 충실 하면서도 항상 변화 흐름에 민감하고 유연하게 대처 할 수 있어야 한다. 과거의 승리에 도취되어, 이미 지나 온 플레이트를 두 번 밟으려하는 것은 어리석은 태도이다. 지난 성공에서 미래 성공의 해법을 찾으려는 자세는 오늘날과 같은 속도 가속화 시대에서는 언제나 뒤쳐진 결과를 낳을 뿐이다.

야구의 가장 기본이 되는 룰은 바로 다이아몬드 모양을 이루고 있는 네 개의 베이스를 차례로 모두 돌아 점수를 올린다는 것인데, 이 때 루의 순서를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은 초등학생도 아는 일반적인 상식으로 통한다. 1루를 건너 뛰고 1루에서 바로 3루로 가는 것은 바로 퇴장 감이 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경영 역시 네 개의 베이스가 있으며, 그 네 개의 베이스를 야구 처럼 차근 차근 탄탄히 밟아 가야 성과를 이룰수 있는데, 그 네 개의 베이스는 바로, 1루의 운영관리, 2루의 인력 관리, 3루의 자기 관리, 4루의 변화 관리에 해당 된다고 설명 한다. 경영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야구의 원칙들에 적잖이 놀라게 되었다. 낮에는 경영 컨설턴트로 밤에는 야구 칼럼니스트로 활동 하고 있던 저자 역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두 가지 직업 간에 어떤 연관성이 있으리라고는 미처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우연한 계기로 경영 컨설팅 의뢰인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고심하며 칼럼을 쓰고 있던 저자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시애틀 매리너스의 경기를 보다가 이 두 가지 직업간의 긴밀한 연관성을 발견 하게 되면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메이저리그의 풍부한 실전 사례와 흥미진진한 뒷 이야기, 그리고 상세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경영의 진수를 설명하고 있다. 우리에게도 이름이 잘 알려진 베이브 루스나, 배리 본즈 와 같은 전설적인 선수들에 얽힌 에피소드와 경기 운영 능력과 판단력을 통해 경영학의 핵심은 물론, 최신 트렌드 까지 배울 수 있어 좋았다. 프로젝트 관리법, 직원 능력 개발법, 전략적 계획은 물론이요, 특히나 내가 관심을 많이 갖고 있던 변화 관리나, 위기 관리 능력에 대한 조언들을 얻을 수 있어 좋았다. 

흔히들 야구는 9회 부터 다시 시작 된다거나, 9회말 역전 홈런의 기적과 같은 승리를 많이 이야기 하는데, 그만큼 야구는 시시 각각 상황이 반전/역전/변화될 수 있는 요인들이 많다. 최근의 경영 환경 역시 야구 처럼, 급격한 상황 변화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 책은 야구의 원칙과 상황들이 오히려 과거의 안정적인 기업 경영 시대 보다, 요즘과 같은 변화의 가속화 시대에 더 많은 교훈을 줄 수 있어 시의 적절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야구는 물론이요 모든 경기에는 저마다의 기본 룰이 있다. 룰을 무시하고선 경기장에 설 수 업다. 경영도 마찬가지 이다. 기본을 무시하고, 살벌한 경쟁 대열에 합류하는 것은 녹녹치 않은 일이다. 이 책은 경영의 기본기와 의외성을 가지고 있는 변화 무쌍한 환경에 대비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들을 야구를 통해 생생하게 간접 경험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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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영어회화 표현사전 Style English Expressions - 백선엽의 영어표현 스타일 따라잡기 랭컴 영어회화 표현사전
백선엽 지음 / 랭컴(Lancom)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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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었다. 영어를 공부 하고 쓰면서, 과연 이 표현이 지금의 상황에 맞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순간들이 너무도 많았다. 영어에는 경어가 없다고 들었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막역한 사이에서만 쓸 수 있다고 알려진 간단한 표현들을 상사나 연장자에게 마구 써도 좋을지 늘상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책의 일러두기 부터 충격이었고 배움 그 자체였다. ’영어에는 경어가 없으며, 직접적인 표현을 선호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며, 나 역시 그렇다고 믿고 있었는데, 이것이 잘못된 고정 관념에 불과하다는 것 이다.

영어의 경어 표현은 자신을 낮춤으로써 상대방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는 우리 나라와 말과 달리, ’We are equal’ 이라는 평등 의식이 배경이 되어, 장면성, 상대방과의 친밀도, 상대방에 대한 존경과 배려가 어우러져, Frozen, Formal, Consultative, Casual, Intimate 의 수준으로 정교하게 나뉘어 표현 된다는 것 이다. 

경어 표현 자체가 문법적으로 잘 갖추어진 우리나라 말과 달리, 경어 표현 자체가 문법 속에 배제 되어 있는 영어의 경우, 더욱 더 상황에 적합한 표현을 잘 골라 써야하는 세심함이 필요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편 Martin Joos의 위와 같은 다섯 가지 말(영어)의 수준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순간, 깊이 알면 알 수록 더욱 어려워진다는 영어의 늪에 빠진 듯 당혹한 기분도 들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저자는 위의 세밀한 구분을 좀 더 단순화 하여, Formal, Standard, Casual의 세 가지 수준으로 나누고 있다. 가령 ’만남에서 헤어짐’, ’적나라한 생각의 표현’, ’화끈한 기분 표현’, ’묻고 답하기’, ’의뢰와 거절’ 등의 다양한 상황들을 구체적인 대화문으로 나열하여, 각 상황에 따른 3가지 다른 수준의 표현들을 설명하고 있는데, 이 새로운 표현들을 하나 하나 익혀 나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같은 말도 이렇게 할 수 있구나 싶은 생각도 많이 하게 되었다. 또한 그간 내가 상황에 맞지 않게 구사했던 마구잡이식 영어 표현들을 깨닫고 돌이켜 보면서 나도 모르게 얼굴을 붉히게 되기도 하였다. 용감무쌍,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 처럼, 영어라는 언어의 섬세함에 무지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 크게 얻은 것이 있다면, 영어라는 언어가 가지는 세심하고 다양한 표현력을 배운 점 이다. 가령 ’아주 고맙다’는 말만 해도 ’Thanks a million!’ , ’Thanks a lot.’, ’I’m much obliged.’, ’Thanks!’ 등등 수 없이 많은 표현들이 있을 정도로 섬세하다는 것에 새삼 놀라웠다.   

부록에는 List of Style Expressions라는 제목으로 책에 실린 전체 137가지 상황에 따른 표현들이 간략하게 요약 되어 있어, 공부한 내용들을 한 눈에 정리 하고 복습할 수 있어 좋았다. 전체적인 책의 편집이 공부하기 쉽도록 깔끔하게 잘 구성되어 있는 느낌이다. 출판사의 홈페이지에 가면 무료로 MP3 파일을 다운 받을 수 있다고 하여, 조금 시간이 걸렸지만, 다운을 받아 들어 보았는데, 책과 상호 보완을 이루면서 대화문을 통째로 익힐 수 있어, 학습 효과를 높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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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新 투자전략
김송호 지음 / 지상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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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전체가 논리적으로 잘 구성된 느낌이다. 

주제에 따라 총 다섯 개의 장으로 이야기가 구분되어 있는데, 첫째는 한국 부동산 시장 예측, 둘째는 한국 부동산 시장의 고찰을 다루고 있다. 한국은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높고, 한국만의 특유한 분양제도로 아파트의 투기가 부추겨 지는 가운데, 아파트 평수가 신분을 드러내는 수단이 되는 등, 거주가 아닌 소유와 투자의 개념이 큰 특징이 있다는 설명이다. 

세번 째 장에서는 한국 부동산 가격의 미래 전망을 주제로 한국 부동산 가격의 정적 수준을 논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에는 크게 트렌드 요인과 비트렌드 요인이 있는데, 전자로는 인구, 주택보급률,가계수입의 요소가 있고 후자로는 정부 정책, 경제상황, 부동자금의 요인들이 해당 된다고 한다. 한국 부동산 가격이 과연 적절한가 하는 의문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와의 비교가 쉽지 않아 미처 생각해 보지 못했는데, 캐나다와 미국 등의 나라를 통한 비교가 매우 실질적어서,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이 과대평가 되었음을 절감하게 되었다. 

남한 땅만 팔아도 남한 면적의 100배인 캐나다를 6번 살 수 있고, 남한 면적의 5배인 프랑스를 9번 살 수 있으며, 미국 땅은 절반이나 살 수 있다니 너무나 놀라웠다. 

  
네번 째 장에서는 부동산 투자의 패러다임을 바꾸라는 주제로 그간 내가 가지고 있던 부동산에 대한 그릇된 고정 관념들을 새롭게 할 수 있어 좋았다. 부동산 투자는 백전 백승이라는 부동산 불패신화를 버리라는 충고에서 시작해서, 주택을 소유하는 개념에서 거주하는 개념으로 생각을 전환하고, 대형아파트에 대한 미련을 버려라는 조언 역시 매우 유익했다. 투기 과열로 아파트 마저도 사재기 하는 한국의 부동산 현실이 안타까웠다. 필요한 만큼만 구입해서 쓰고, 필요 없는 만큼의 것은 다른 어려운 사람이나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 남겨 둘 줄 아는 공생의 지혜가 절실한 듯 하다. 한 편 부동산 투자 이익은 임대사업을 통해 얻어야 한다거나, 부동산 시장의 차별화 시대나, 전문적인 부동산 펀드 시대가 열린다는 전망 역시 매우 설득력 있었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먼저 자기 자신에게 투자하라"는 글귀였다. 저자의 말대로, 오늘날 직업 별 수익을 보면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한 사람이 일년을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을 한달 혹은 하루만에도 벌어들이는 사람들도 많다. 전체 수입을 10으로 봤을 때 3은 저축, 3은 자신과 가족의 미래를 위한 투자, 1은 새로운 에너지 보충을 위한 특별 행사비용, 3은 생활비로 이용하라는 저자의 3:3:1:3 법칙을 보았을 때, 처음에는 자기자신을 위한 투자 비용이 너무 크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저자의 설명 처럼 조그만 차별적 재능이 수백 배 내지 수천 배의 수익 차이를 가져오는 시대임을 통감하게 되면서, 매우 현명한 지혜가 담긴 법칙임을 곧 깨닫게 되었다. 한편 뉴욕대학의 사화학자 리처드 세네트의 분석 처럼, 2년 대학 교육을 받은 미국 젊은이들은 은퇴할 때까지 평균 11번 직장을 바꿀 것이라는 예측 및 정보 공급의 급속한 증가로 지식의 수명이 3~5년에 불과하며 점차 지식 수명이 단축 되는 점을 감안 한다면, 자기 계발을 게을리 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인 듯 하다.

마지막 5번 째 장에서는 일본의 과거를 통해 한국 부동산 시장의 미래를 살펴 보고 있는데,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두번 일본의 과거를 한국의 미래와 연관지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매우 흥미로운 주제 였다.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자세하고 정확하게 알게 된 놀라운 사실은 1960년대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도 채 안되었다는 것이다. 세계에서 손꼽는 가난한 나라 중 하나 였던 대한민국이 불과 몇 십년이라는 짧은 기간내 국민 소득 2만 달러에 달하는 그야말로 신화 창조를 이루어낸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200배 행복해 졌느냐는 질문에는 뭐라고 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오히려 집 없는 사람들이 더 많아진 것은 아닌지 ...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단순히 부동산 투자를 잘 해서, 부익부를 꾀하도록 돕는 책 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빈익부를 위한 공생의 지혜를 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철학 없이 돈만 쫓는 무성한 재테크 책은 싫었는데, 이 책은 공생의 지혜와 철학이 담겨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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