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가뭄
애너벨 크랩 지음, 황금진 옮김, 정희진 해제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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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중반 한 온라인 게임 제작진과 관련해서 시작된 논란이 오프라인까지 시끄럽게 만들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한 사안을 바라보는 의견이 평소에 돌아다니던 각종 게시판과 페이스북 타임라인 양쪽에서 그만큼 극명하게 대립한 적이 없었던터라 한동안 많이 혼란스러웠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어느정도 제 생각도 정리했지만, 아직은 어떤 식으로든 사건에 대해서 표현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한 가지 달라진게 있다면 '페미니즘'은 막연히 제가 잘 모르는 분야라고만 생각했고 딱히 알고싶은 의지도 없었지만 지금은 알아야만 하겠다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페미니즘을 표방하는 책을 몇 권 읽으려 해봤지만 이전까지 전혀 관심도 없었고 당연히 아는것도 없었던 분야라 그런지 쉽게 읽히지 않았습니다. 그러던차에 애너벨 크랩의 [아내 가뭄]을 만났습니다. 막연히 페미니즘을 이야기 하는 다른 책과 달리 '가사 노동'에 대해서 말하는 [아내 가뭄]은 십수년 전부터 혼자살고 있는 제가 늘 마주치는 일상생활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가정 밖에서 오스트레일리아의 유명한 정치 평론가라는 애너벨 크랩은 가정 안에서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풀타임 직장을 가지고 있는 배우자와 함께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애너벨 크랩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책에서 들려줍니다. 너무 쉽게 술술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지만 그런 이야기 사이사이에 각주를 통해 객관성을 담보하고 있습니다.


 글 서두에 페미니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를 언급하면서도 최대한 사건이나 인물을 지칭하는 단어를 쓰지않으려 노력한건 워낙 민감한터라 흔히 쓰는 단어 하나에도 의견일 갈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내 가뭄]에서 이야기하는 아내가 곧 여자를 뜻하는게 아니라는건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서론에서 애너벨 크랩은 '전통적으로 아내란 집 안 여기저기 쌓여가는 무급 노동을 더 많이 하려고 유급 노동을 그만둔 사람'이라고 표현하면서 '남자일 수도 여자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중요한건 가정 밖에서 직업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에게 '아내는 끝내주게 좋은 직업적 자산'이라고 강조합니다.

 

 서론 '아내 가뭄 주의보 발령'에서 결론 '우리에게 다시 혁명이 필요하다면?'까지 총 열 장으로 이루어진 책을 통해서 애너벨 크랩은 '가사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남자은 '가사 노동'을 감당해주는 아내가 있기에 가정 밖에서 편안하게 활동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자연히 제법 [아내 가뭄]은 '가사 노동'을 여러 관점에서 보여줍니다. 책에 나오는 여러 사안들이 서로 상관관계가 있다고해서 그들 사이에 인과관계가 성립하는건 아니겠지만 책을 통해서 제가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다양한 관점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책 마지막 장을 덮은 지금도 제가 '페미니즘'을 조금은 안다고 할 자신은 없습니다. '평범한 남자가 행동을 바꾸려면 대개는 외부적 사건이 필요하다'는 애너벨 크랩의 말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외부적 사건이 필요하다'라는 주장이 잘못 발현되는 예를 작년에 너무 많이 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남자들이 달라져야 할 차례'라는 애너벨 크랩의 결론에는 동의합니다. 책을 읽기 전부터 가지고 있던 생각이지만 책을 통해서 다양하게 생각해볼 수 있었고 구체적으로 발전하기도 했습니다. [아내 가뭄] 한 권 읽는다고 인류의 반인 여성을 혹은 페미니즘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고는 말씀드리지 못하겠지만, 배우자와 함께 가정을 좀 더 잘 꾸려나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은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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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별을 팔자 - 별을 팔아 부활한 시골 온천 마을의 기적
나가이 다카히사 지음, 남혜림 옮김 / 처음북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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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만 보면 내용이 전혀 짐작되지 않았서 더 호기심이 생겼던 책 '그래, 별을 팔자'는 실제로 나가노 현 아치 마을에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방식으로 쓰여진 책입니다. 책 첫머리에 대략의 지도가 나오긴 했지만, 더 자세히 알고싶어서 책을 읽기 전에 구글 지도에서 나가노 현 아치 마을을 검색해 봤습니다. 일본 가운데 즈음에 위치하는 나가노 현 남쪽 부근에 아치 마을이 있습니다. 아치 마을 왼쪽편에 헤븐스소노하라가 보이고 거기서 사람들이 올린 사진에 별 사진이 제법 있습니다. 검색을 해서 사진을 본 덕분에 책을 읽는동안 더 현실감있게 다가왔습니다.


 책의 구성은 간단합니다. 쇠락해가는 히루가미 온천이 위치한 아치 마을을 '일본 제일의 밤하늘' 스타빌리지 프로젝트를 통해서 되살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순서대로 보여줍니다. 72개의 짧은 이야기들을 STAR 1부터 STAR 10까지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까지 모두 열 두 장에 걸쳐서 합니다. 책의 제목보다 인상적이었 두 가지는 '쇠락한 온천 마을이 디즈니를 뛰어넘어?'라는 프롤로그의 제목과 권말부록인 '이 책의 바탕이 된 경영전략이론' 부분이었습니다. 온천을 살리기 위해서 휴식이나 경험이 아닌 감동이 필요하다는것을 '디즈니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표현으로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권말부록은 책 속에 잠시잠시 드러난 여러 경영전략이론들이 어디에서 나왔는지를 장별로 정리해놨습니다. 우리나라에 번역된 책의 정보도 잘 정리되어있어서 꼼꼼하게 번역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단지 책 제목을 보고 호기심이 생겨서 '그래, 별을 팔자'를 읽은건 아닙니다. 책의 내용은 '별을 팔아 부활한 시골 온천 마을의 기적' 이야기 이지만, 그 이야기 속에 숨어있는 본질은 어떻게 변화를 만들어낼 것인가입니다. 책 표지 아래쪽에도 존 코터의 '변화관리 프로세스'로 지역 살리기에 성공한 마을의 실화라고 되어있습니다. 치과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변화를 만드는게 쉽지 않다는걸 새삼 깨닫는 제게 마을에 필요한 변화를 만들어낸 이야기인 '그래,별을 팔자'는 흥미로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저자인 나가이 다카히사가 말하는 변화하기 위해서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가하는 대목마다 치과에는 어떻게 적용해야할까 생각하면서 읽었습니다. 첫째로 변화가 한순간의 결심으로 가능하지 않다는걸 책 읽는 내도록 알아갔습니다. 둘째로 에필로그에서 '리스크 생각에 변화를 거부하는 자신이야말로 최대의 적'이라는 부분을 읽으면서 정신이 번쩍 났습니다. '성공체험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변화하지 않는 것이 가장 두려운 일'이라는데 정작 저부터도 몇 년 전처럼 되기만 해도 된다는 생각으로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고있었구나 싶었습니다.


 권말부록에 실려있는 여러 책들과 이론들을 보면서 짧은 시간에 재밌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준 저자에게 고마운 마음이 생겼습니다. 저자의 다른 책들도 찾아서 읽어보고싶은데 아직 국내로 번역되지 않은 책들이 제법 있어서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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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쓰는 법 - 독서의 완성 땅콩문고
이원석 지음 / 유유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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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쓰기와 관련된 첫 기억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의 그림일기와 독후감입니다. 그림일기는 밀려서 쓰다보니 날씨가 문제였고, 독후감은 원고지 다섯 장이라는 분량이 문제였습니다.


 첫 장은 책 제목 아래 위로 한 줄씩 비우고 학교·반·번호·이름으로 한 줄씩 쓰고나서 다시 한 줄을 띄면 제일 아래 두 줄만 남습니다. 책에 나오는 내용을 요약하면서 네 번째 장 중간 즈음까지 채우고나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어떻게든 다섯 번째 장으로 넘어가기만 하면 원고지 다섯 장이라는 분량을 만들어낸 셈이기 때문입니다. 남은 분량은 책의 주제로 여겨지는 얘기를 하거나, 감정이 이입되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면 크게 무리없이 독후감 쓰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서평 쓰는 법]을 읽다보니 어린 시절 기억이 났습니다. 책 서두에 독후감과 서평의 차이에 대해서 나와서이기도 하지만, 요약이 서평의 토대가 된다는 대목에서도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어린 시절 독후감 내용의 대부분을 책 내용 요약으로 쓰면서 잘못된 독후감을 쓰고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자체로 나쁘지 않은 글쓰기였구나 싶으면서 한결 편한 마음으로 [서평 쓰는 법]을 읽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제가 [서평 쓰는 법]을 나오자마자 구입해서 읽은 이유는 이원석이라는 작가에 대한 믿음 때문입니다. 책 속에도 언급되만 작가는 몇몇 곳에서 독서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그 독서모임 중 한 곳의 오프라인 모임에 두어번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는 모임이었습니다. 참여자 중에는 이원석 작가보다 관련된 책을 더 많이 읽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독서 모임을 이끌고 있는 주최자보다 읽은 책이 많았음에도 그 참여자의 독서는 읽는 것으로 끝났지만 이원석 작가의 독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독자는 거듭하여 책을 해석하면서 그 책의 지평을 확장시키고, 동시에 독자 자신도 새로워집니다.

이 해석 작업은 말과 글로 표현되어야 합니다. 서평은 글의 일종입니다. 서평은 다름 아닌 논리를 담아내며, 서평가가 읽은 책에 대한 조리 있는 설명과 평가를 문자화합니다.'

-[서평 쓰는 법] 37쪽, 독서가와 서평가가 선 자리 중


 예전부터 일정 이상의 인풋이 의미를 지니고 계속되기 위해서는 일정 이상의 아웃풋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에 모임을 하면서도 어렴풋이 느꼈지만, '독서의 완성'이라는 [서평 쓰는 법]의 부제를 보면서 다시금 깨닳았습니다. 독서가 허망함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반드시 표현되어야 합니다. 이왕이면 일회성을 지닌 말에서 그치기보다 글로 표현하고 정제해야합니다. 물론 올바른 지성인이라면 정제된 글로 표현한 뒤에 삶을 바꾸는데까지 나아가야만 합니다.


 [서평 쓰는 법]은 서평의 본질과 서평의 목적에 대한 '1부 서평이란 무엇인가?'와 서평의 전제, 서평의 요소, 서평의 방법으로 이루어진 '2부 서평을 어떻게 쓸 것인가?' 두 부분으로 크게 나뉘어져있습니다. 처음 책을 읽을 때는 책의 제목은 '서평 쓰는 법'이지만 정작 서평을 쓰는것과 직접 관련된 부분은 2부 마지막의 '서평의 방법'밖에 없다고 여겨졌습니다. 서평에 대한 책이라는건 알겠는데 굳이 서평 '쓰는' 법이라고 제목을 붙일 필요가 있었을까 싶었습니다. 책을 읽은 후에 서평을 쓰려고 줄친 부분들을 정리하다보니 서평이 무엇이고 그 목적이 무엇인지 말하는 1부에서부터 서평을 위해서 책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는 전제부터 서평의 필수 요소인 요약과 평가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과 마지막으로 서평쓰기의 팁을 알려주는 2부까지 책 전체가 서평 '쓰는 법'과 직접 연괸되어있음을 알았습니다. 


 결국 작가는 [서평 쓰는 법]이라는 책을 통해서 책을 제대로 읽고 서평을 쓰라고 주장합니다. 그런 주장이 그 자체로 목적은 아닙니다. 서평 쓰기는 개인 차원을 넘어서는 사회 차원의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서평 쓰기는 단순한 개인적 도락을 넘어서서 강력한 정치적 행위로 이어집니다. 여러분이 좋은 책을 읽고, 멋진 서평을 쓰는 것은 우리 사회를 변혁시키는 교양 혁명의 첫 걸음입니다. 민주주의 사회의 성원으로서, 국가를 이루는 시민의 일원으로서 수행해야 하는 필수적인 선택입니다.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쓰세요. 우리의 서평이 차곡차곡 쌓이는 만큼 우리가 사는 사회도 건강해질 겁니다. 우리가 쓰는 오늘의 서평에 우리가 사는 사회의 내일이 달려 있습니다.'

- [서평 쓰는 법] 168쪽, 에필로그 '서평의 오늘과 내일' 중



 책에서 저에게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119쪽이었습니다. '맥락 파악으로서의 지적 교양'에 대한 설명으로 [몬테크리스토 백작]에서 주인공 당테스에게 스승인 파리아 신부가 들려준 조언에 대해 나옵니다. 아직은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읽어야 할 책이 늘어나기만 합니다. 자꾸 늘어나기만 하는 목록을 보면서 끝이 없는 여정을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만 합니다. 그런 제게 파리아 신부의 조언은 새로운 힌트가 되었습니다.


'로마에서는 서재에 오천 권 가까이 책을 가지고 있었지. 그것들을 읽고 또 읽는 동안에 정성 들여 가려낸 백오십 권의 책만 있으면, 그것이 비록 인간의 지식을 완전히 요약한 것이라곤 할 수 없더라도, 적어도 인간이 알아야 할 만한 것은 모두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지. 그래서 나는 삼 년 동안 그 백오십 권의 책만을 자꾸 되풀이해서 읽었네. 그래서 내가 체포됐을 당시엔 그 책들을 거의 다 외고 있었으니까.'

- [서평 쓰는 법] 119쪽에서 재인용


 서평쓰기는 페이스북에서 글을 읽고 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을 다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고 공유를 하면서 글쓴이에게 기쁨을 주거나 피드백을 하거나 또다른 이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그런 행위를 통해서 해당 글을 읽는다는 행위에 일종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습니다. 서평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책을 읽고 서평을 쓰고 인터넷에 올림을 통해서 작가에게 힘을 주고 출판사에 피드백을 하고 우리 사회의 또다른 이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한 서평을 쓰는 행위 자체가 독서에 마침표를 찍어서 일단락을 지을 수 있게해줍니다. 그야말로 서평쓰기가 독서의 완성이 됩니다.


 좋은 책이란 책을 통해서 독서의 지평이 넓어지게 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공한 책이란 독자가 책에 나오는 설명을 이해하거나 책이 주장하는 바에 설득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서평 쓰는 법]은 좋은 책이면서 동시에 성공한 책입니다. 책을 읽고나서 읽어야할 목록에 여러 권의 책이 올라갔고, [서평 쓰는 법]의 서평부터 제대로 써야겠다고 마음먹게 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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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를 달성하는 사람 못 하는 사람 뭐가 다를까 4
시마즈 요시노리 지음, 정지영 옮김, 이혜숙 감수 / 스타리치북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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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정한 목표를 세우고 사후에 잘 달성했는지 평가하고 시정해야할 부분을 보완해나가는 행동패턴은 현대사회에서 흔히 접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새해를 맞이하는 연말연시에는 새해 목표를 세우기 마련이고, 학생들은 방학이 시작할 때마다 방학 계획을 세우고 시간표를 짜기 바쁩니다. 직장이라면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기 위해서 노력하는게 당연할테고, 세상과 거리가 멀 것만 같은 교회에서도 상시로 목표를 세우고 평가를 합니다.

 

  목표를 세우고, 평가하고, 보완하는 행동양식이 흔하다고 하지만 그런 방식을 통해서 모두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평범한 사람들은 새 해들어 세운 목표를 한 두 달이 지나지 않아 잊어버리기 일쑤이고, 아이들의 시간표와 방학 계획은 그야말로 보여주기위한 혹은 세울 때의 자기만족을 위한 도구가 되곤 합니다. 잠시 공중보건의로 일할 때 저런걸 세워서 뭣하나 싶은 계획이라도 시시때때로 세우는 것을 옆에서 봤었고, 교회에서 행사 전후로 회의하는걸 보면서 너무 전시행정이 아닌가 의아해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도 목표를 세우는 행위가 그치지 않는 이유는 그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실제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도 조금은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거나 그런 행위 자체에서 얻는 자기만족 때문일 터입니다. 둘 다 아니라면 어딘가에 있는 누군가는 스스로 세운 목표를 달성해나가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사단법인 일본 리더스학회 대표이사이자 리더스 아카데미 학장인 시마즈 요시노리는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 못하는 사람]을 통해서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을 이야기합니다. 저자인 시마즈 요시노리라고 처음부터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일련의 시기를 보낸 후 성과를 만들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얻은 통찰을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 못하는 사람]에 담았습니다.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 못하는 사람]은 목표 달성의 노하우를 '사고방식 / 목표 설정 / 계획과 행동 / 시간 관리 / 인간관계, 커뮤니케이션 / 협력 요청 / 문제 해결과 실패 극복'이라는 7가지 항목으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책 제목에도 나와있듯이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이 이러이러하다고만 하지 않고 각 주제별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사람'과 대조하면서 보여주기 때문에 빠르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이 동시에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때 구체적인 방법론에 따라 도달하는 지점이 다르다고하면 보기에 따라 제논의 거북이를 아킬레우스가 영원히 따라잡을 수 없다는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높이 10cm짜리 계단을 오르는 것과 높이 1m짜리 계단을 오르는 것은 같은 노력으로 올라갈 수 있는 높이가 같을 수 없습니다. 목표를 잘 세우면 더 잘 달성할 수 있습니다.


 자칫 대충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 못하는 사람]을 읽으면 당연한 말만 늘어놓은 책처럼 읽힐지 모르지만, 7장에 걸쳐서 저자가 이야기하고 있는 50개의 키워드 중 하나만 체득할 수 있어도 분명히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오늘의 모습과 내일의 모습이 달라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작은 차이가 목표를 향해서 조금이라도 더 다가갈 수 있게 만들어줄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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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 1 - 혁명.이데올로기 편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 1
김용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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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를 쓴 김용규 작가의 책 중 <철학카페에서 문학 읽기>를 가장 먼저 접했습니다. 2006년 출간된 책을 읽으면서 철학과 문학을 자연스럽게 함께 풀어주는 김용규 작가의 팬이 되었습니다. <철학카페에서 시 읽기> <데칼로그> <생각의 시대> 등 김용규 작가의 책 중 상당수를 구입해서 읽었고 읽을 때마다 여러 분야를 넘나들면서 하나의 이야기로 풀어가면서도 예리함이 살아있음이 좋았습니다.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는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다른 작가와 함께합니다.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는 지난 2012년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매달 네 번째 월요일마다 진행된 같은 이름의 행사를 글로 옮겨서 책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입니다. 대학로의 행사가 공연과 강연과 대담이 어우러진 행사였기에 책 또한 공연과 강연과 대담순서로 진행됩니다.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 1>은 혁명과 이데올로기라는 주제를 가지고 시인 김선우, 소설가 김연수와 함께 진행했던 행사를 글로 옮긴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2012년 있었던 공연 순서와 관계없이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 1>에서 혁명과 이데올로기를 다룬 내용을 묶은 이유를 작가는 머리말에서 '시민으로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혁명'과 '이데올로기'라는 주제를 통해 조명하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머리말 바로 그 앞 대목에 '인간은 누구나 개인으로 태어나 시민으로 살아간다. 아니, 개인이자 시민으로 산다. 이 말은 우리가 개인으로만 살 수 없고 시민으로만 살 수도 없다는 것, 또 그래서도 안 된다는 것을 뜻한다.'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 1,2권에서 다루고 있는 네 작품 중 유일하게 책을 읽기 전 읽었던 작품이 소포클레스의 비극 <안티고네>입니다. <안티고네>의 내용이야 어릴 적부터 여러 이야기로 많이 접했었고, 1년되 되지않은 지난 1월 몇 차례에 걸쳐서 여러 사람과 함께 소포클레스 비극선집을 읽었습니다.

지난 10월 말부터 온 사회의 이슈를 끌어당기는 블랙홀같은 국정농단 사태를 보면서 잘못한 이들이 법을 지키지 않았음에도 법을 지켜가야하는 상황이 답답했습니다. <혁명>편을 읽으면서 사회를 바꾸는 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또한 <이데올로기>편을 통해서 사회를 바꾸려는 여러 입장들에 대해서 떠올려봤습니다.


 책 내용 중 강연 부분은 실제 행사 때 한정된 시간으로 다루지 못하고 넘어간 내용들까지 추가되어서 편하게(쉽게가 아닙니다) 읽을 수 있었습니다. 강연 앞뒤의 공연과 대담은 글로 읽기보다 직접 접했다면 더 좋았겠다하는 아쉬움이 생겼습니다. 책을 읽고나서야 혹시 2012년에 대학로에서 있었던 공연 영상이 남아있을까 궁금해져서 유투브에서 찾아봤습니다. 몇 달에 걸쳐서 매달 네 번째 월요일에 행사를 진행했다고 하는데, 두 개의 영상이 올라와있었습니다.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 1>에 실린 주제 중 김연수 소설가와 진행했던 내용이 있습니다. 시간 날 때 공연 부분과 대담 부분을 시청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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