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에 바라본 삶 - 시대의 지성 찰스 핸디가 말하는 후회 없는 삶에 대하여
찰스 핸디 지음, 정미화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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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찰스 핸디의 유작, 그리고 노년의 시선으로 바라본 삶이라는 설명 때문에
읽기 전에는 무거운 책일 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가볍게 읽히고, 작가에게 은근한 유머가 있어
웃으며 넘긴 페이지도 적지 않다.

<아흔에 바라본 삶>은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태도’,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는 ‘의도적 눈감기’ 같은 이야기들은
인생을 살수록 어려워지는 것들이라 읽으며 반성도 많이 했다.

내 나이가 많지 않음에도
요즘 들어 시야가 좁아지고 고정관념이 강해졌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그런데 아흔을 살아온 저자가
30대인 나보다 훨씬 열린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점이 인상 깊었다.
이게 연륜에서 오는 지혜일까, 아니면 긴 시간 노력한 결과일까?

💡

- 깨진 도자기를 금으로 이어 더 아름답게 만드는 ‘킨츠기’ 비유도 기억에 남는다.
노년의 얼굴은 살아온 시간의 흔적이라는 관점 앞에서
문득 내 노년의 얼굴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게 됐다.

또 책 속의 질문들,
‘사람들이 나를 어떤 형용사로 표현해 주기를 원하는가?’
‘당신의 묘비에 어떤 문구가 새겨졌으면 하는가?’
나는 ‘다정하고 산뜻했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마음을 떠올렸다.
다만 요즘의 나는 그 모습과는 많이 거리가 있어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가볍게 웃으며 읽었지만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괜히 눈물이 났다.
저자가 독자에게 건네는 마지막 인사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인문 에세이를 잘 읽지 못하는 편인 나에게도
지루하지 않고 깊게 남은 책,
올해 읽은 에세이 중 손에 꼽히게 좋았던 책이다.


✔ 삶에서 우리를 ‘부서지게’ 하는 일들이
오히려 우리를 더 강하고 단단한 존재로 만들고,
결국 그것이 바로 우리의 역사가 된다는 것.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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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사랑할수록 함부로 말할까 - 화내고 뒤돌아서면 후회하는 연인들을 위한 감정 조절 심리학
앨런 E. 프루제티 지음, 최다인 옮김 / 부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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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왜 사랑할수록 함부로 말할까 _ 앨런 E.프루제티 >


📍가까운 관계에서 반복되는 갈등의 이유를 심리학적으로 설명하고,
그 안에서 감정을 다루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책. 📍

💡
- 얼마 전 남편과 공통 지인인 언니를 만났을 때,
권태기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우리에게도 그런 시기가 있었냐는 질문에
곰곰이 돌아보니 분명 비슷한 시간이 있었다.
모든 게 짜증 나고,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껴
서운함과 억울함이 한꺼번에 밀려오던 때.

지금은 그때와 조금 달라졌다.
문제가 사라졌다기보다는
갈등을 다루는 방식을 바꾸었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예전에는 ‘왜 이걸 안 고쳐?’라는 생각이 먼저였다면,
요즘은 ‘저 사람은 그런 사람이구나’ 하고
굳이 물고 늘어지지 않는 쪽을 선택하게 됐다.
말해야 할 때는 말하되,
모든 걸 설명하고 설득하려 들지는 않게 된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나는
말로 감정을 바로 표현하는 데 서툰 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서운함과 속상함 같은 감정을
화와 짜증으로 뭉뚱그려 표현해 왔다는 걸 알게 됐다.

감정을 구분하지 못하면 대화는 설명이 되지 않고,
결국 상처만 남는다.

요즘은 종이에 감정을 쭉 적어 내려가며
이게 정말 화인지,
아니면 부담이었는지, 서운함이었는지를 하나씩 분리해 본다.

그래야
“나는 이런 이유로 이렇게 느꼈고,
상대는 그 의도가 아니었을 수 있지만
내가 받아들인 감정은 이랬다”라는 말이 가능해진다.

이 책이 인상 깊었던 이유는
상대를 바꾸는 방법이 아니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태도를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완벽하게 이해받지 않아도 괜찮다는 수용,
그리고 감정을 함부로 쏟아내지 않기 위한 연습.

이 책의 이야기는
부부나 연인 관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자식에게, 오래된 친구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일수록
우리는 설명을 생략한 채
감정을 더 거칠게 던지기 쉽기 때문이다.

갈등이 줄어든 관계가 아니라,
갈등을 다루는 방식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관계.
이 책은 그런 관계를 오래 이어가고 싶은 사람에게
건네는 현실적인 조언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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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맨 만큼 내 땅이다
김상현 지음 / 필름(Feelm)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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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맨 만큼 내 땅이다 _ 김상현 >


💡

김성현 작가의 <헤맨 만큼 내 땅이다>를 읽으면서 크게 와닿았던 건,
그가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과정의 중요성*이었다.

한 분야에서 성공하기도 어려운 시대에
그는 출판과 카페 운영이라는 서로 다른 두 영역에서
모두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읽는 동안 ‘이분, 정말 대단하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성공담을 자랑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그의 글은 놀라울 만큼 솔직하다.
감성적 문장으로 포장하려 하지 않고, 자신의 본성과 흔들림, 고민을
담담히 적어 내려간다.
불필요한 미사여구 없이 직관적으로 메시지를 전하는 글이라
쉽게 마음에 와닿는다.

이렇게 열심히 살고 많은 걸 이루어낸 사람도
결국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고민을 한다는 사실이 묘하게 위안도 되고...

하지만 단순한 위로로 끝나는 에세이도 아니다.
작가는 고민을 끊임없이 직시한 끝에,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사람이다.
여기서 말하는 답은 어떤 해결책을 찾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삶과 행복을 정직하게 마주하고,
부족함과 힘듦을 받아들인 채
일상의 의미를 찾아가는 *태도*에 가깝다.

책을 덮고 난 후에는
‘내 고민도 결국 나만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일 수 있겠다’라는
작은 힌트를 얻은 기분이 들었다.

나를 다그치지도 않고, 그렇다고 허황된 희망을 주지도 않지만
읽는 이가 자기만의 답을 찾도록
조용히 옆에서 밀어주는 책.

의미를 찾는 힘을 통해 내일을 살아갈 동력을 건네주는 책.

그런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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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지키려는 고양이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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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를 지키려는 고양이 _ 나쓰카와 소스케


💡 감상

-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나도 소중한 무언가를 잊거나 놓치고 살아온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는 이가 점점 줄어드는 요즘,
우리는 왜 책을 읽어야 할까?
책을 읽지 않는다면 무엇을 놓치게 되는 걸까?
내게 책은 어떤 의미였는지도 돌아보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너를 지키려는 고양이>는 가볍게 읽히는 판타지 소설이다.
가독성이 좋고 분량도 부담스럽지 않아서 금세 빠져들 수 있다.
말하는 고양이와 나나미가 떠나는 모험은 흥미롭고 따뜻하며,
책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모험 속에서 조금씩 성장하는 나나미의 모습은 읽는 내내 흐뭇했다.

책 속 ‘회색 인간들’ 역시 꽤 인상적이다.
책을 잊고, 상상력과 마음의 여유를 잃어버린 현대인의 모습처럼 느껴져
기묘하면서도 낯선 기운이 스쳤고, 한편으로는 슬프게 다가온다.

나는 현실과 완전히 분리된 판타지보다
현실 속에서 불현듯 스며드는 기묘한 사건들이 더 몰입되는데,
이 작품이 딱 그런 분위기라 특히 좋았다.
판타지이면서도 ‘너무 멀리 가지 않는’ 그 점에 만족 :)

마음이 따뜻해지고, 잊었던 감정을 조용히 꺼내 보게 하는 이야기.
전작을 읽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지만,
가능하면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부터 읽어보길.
3부작이라고 하니,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 보자. 🐈🩶


✔ “상상력이란 다른 사람의 처지를 생각하는 힘이야. 자신과 다른 처지에 있는 사람의 상황을 상상해서 약자를 돌보고 때로는 손을 내미는 마음, 그게 바로 상상력이지.” (p.111)

✔ "지금 세계에서는 그렇게 당연한 것이 뒤바뀌고 있어. 마음이 담기지 않은 차가운 말의 벽돌을 빈틈없이 조립해서 그것을 논리적이라 칭하고, 논리적이기만 하면 전해진다고 여기는 거야. 하지만 차가운 논리는 따뜻한 홍차 한 잔에도 미치지 못해.” (p.127)

✔ “근거 같은 건 없어. 근거는 없어도 희망은 되살아나지......”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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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위의 집 - 아서와 선택된 아이들
TJ 클룬 지음, 송섬별 옮김 / 든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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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벼랑 위의 집


📍간단 줄거리

- 평범한 아동관리국 직원 ‘라이너스 베이커’.
회색빛 일상을 반복하며 규칙과 매뉴얼대로 살아가던 그는
어느 날 특별 임무를 맡게 된다.

바다 위 작은 섬, 마르시아스 섬.
그곳엔 세상과 조금 다른 능력을 가진 아이들이 살고 있으며,
라이너스는 그 아이들과 그들을 돌보는
원장 아서 파르나서스를 ‘조사’하기 위해 파견된다.

💡 감상

- 처음엔 조금 낯설었던 마르시아스 섬의 아이들.
하지만 읽다 보면 사랑스럽지 않은 아이가 단 한 명도 없다.

숨 쉬듯 삽 이야기를 하며 협박을 던지는 ‘탈리아’,
천진한 얼굴로 살벌한 말을 툭 내뱉는 ‘루시’까지.
겉모습은 특별하고 낯설지만
알고 보면 누구보다 따뜻하고 귀여운 존재들이다. 🩷

이 소설은 판타지라는 장르를 통해
차별, 편견, 그리고 ‘다름’을 향한 인류애적 시선을 보여준다.
소수라는 이유만으로, 나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를 배척하는 일이 얼마나 부당한지
다시 한번 느끼게 했다.

<벼랑 위의 집>은 아이들의 성장 이야기이면서
평범한 인간 ‘라이너스’의 성장 이야기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자신을 보호해 주던 비눗방울을 터뜨리고
세상으로 한 걸음 나아가는 라이너스의 변화는
읽는 내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원래 나는 이어지는 이야기인 <모든 빛의 섬>을 먼저 읽을 예정이었지만,
우연히 순서가 바뀌며 이 책부터 읽게 됐다.
결과적으로는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모든 빛의 섬>도 곧 읽어볼 계획이다.
에필로그에 등장한 예티 ‘데이비드’가
정말 다음 이야기의 주인공일까?
어떤 새로운 모험이 펼쳐질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두근두근☺️



- “사람들은 자기가 알지 못하는 존재를 두려워해.
두려움은 그들 자신도 알지 못하는 이유로 혐오로 바뀌고.” (p.96)

-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 거예요. 숲은 수천 그루, 어쩌면 수만 그루의 나무로 이루어져 있어요.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는 전부 다르지만, 사실 그건 다 똑같은 나무예요.” (p.302)

- “우리가 사는 그 집이 꼭 진짜 집인 건 아니야. 집이란 내가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고.” (p.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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