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지키는 여자
샐리 페이지 지음, 노진선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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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를 지키는 여자 >

#샐리페이지 지음
#다산책방

▪️


✔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이야기가 없는 사람이라면?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재니스도 그런 사람인데, 그녀는 이야기 수집가가 되었다.’ _ p.9 (첫 문장)

- 소설의 주인공 재니스는 청소 도우미이자 이야기 수집가이다.

일을 하면서 듣는 이야기, 출퇴근 버스 안에서 듣는 이야기. 행인에게서 들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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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니스는 청소를 아주 잘했어.”가 그녀의 인생을 요약하는 문장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_ p.13

✔ ‘재니스에게 이야기가 어디에서 들릴지 아는 직감 같은 것은 없다. 어디에서든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는 것, 그것이 곧 이야기 수집가의 즐거움이다.’ _ p.36

- 아무도 그녀에게 무언가를 묻지 않고, 그녀의 인생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은 없다.

재니스는 자신을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받아주는 그릇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이야기는 가치가 없다고 믿고 있지만, 마음 한편에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갖고 싶다는 소망을 간직하고 산다.



그래서 책은 초반엔 재니스의 주변의 이야기들을 쭉 들려주며,

시선이 재니스보다는 재니스의 주변인에게 향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의 인생을 바꿀 의뢰가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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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자네의 이야기는 뭐야? (...) 세상에 이야기가 없는 사람은 없어.” _ p.75



- 90대의 B 부인,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던 그녀에게 질문을 던진다.

이런 B 부인의 조력으로, 밖으로 향하던 재니스의 시선이 자신에게로 향하기 시작한다.



✔ “가끔은 지붕에 서서 이 모든 게 엿 같고, 더 이상 못 해 먹겠다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외치고 싶어요.” _ p.178



- 항상 그녀를 별 볼 일 없는 청소 도우미라며 무시하는 남편(남편 생각하면 진짜 열받..☠️)과 드디어 헤어지고, 수십 년간 그녀를 짓누르던 동생과 엄마에 대한 죄책감과도 마주할 용기를 얻는다.



이렇게 변해가는 재니스의 모습을 나도 함께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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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엔 재니스의 이야기 외에도 다양한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이 중 내가 특별히 마음이 가는 이야기는 피오나, 애덤의 이야기였다.

각각 남편과 아버지를 잃은 피오나, 애덤 모자, 그래그래그래부인과 티베리우스 부부의 개 데키우스.



상실로부터 회복의 과정을 겪고 있는 피오나와 애덤의 이야기는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데키우스에게 애정을 쏟는 아들에게 새로운 개를 데려다주겠다는 피오나. 그런 피오나를 보면서 나도 그런 적이 있지 않을까, 아이의 마음에 공감해 주지 않고 해결만 해주려 하지 않았나 반성의 시간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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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면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이야기를 갖는 것이 아니라 완벽한 순간을 찾는 것일지 모른다.” _ p.128



- 자신의 인생이 평범하다, 이야깃거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재니스가 나 같기도 해서 많이 공감하며 읽었다. B부인, 유언과의 교류를 통해 완벽한 순간을 찾아가고 행복을 느끼는 재니스를 보면서 내 인생의 완벽한 순간은 언제였을까 회상해 보기도 했다.



후루룩 읽어버리기보다는 곱씹으면서 천천히 읽기 좋은 책이었다.



내 인생이 너무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 소소한 힐링 소설 찾으시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



✔ “때때로 우리에게 필요한 건 약간의 희망뿐이야.” _ P.348

✔ “가끔은 자네가 내면에 있는 ‘베키’를 좀 더 찾아내서 행복을 추구했으면 좋겠어.” _ P.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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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의 아름다움 - 미술로 보는 한국의 평온미
최광진 지음 / 현암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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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존의 아름다움 >

#최광진 지음
#현암사

▪️ <책 소개>


- 저자가 주장하고 있는 한국 4대 미의식 ‘신명’, ‘해학’, ‘소박’, ‘평온’ 중 <현존의 아름다움>은 ‘평온’을 다루고 있다.

미술사의 접근과는 다르게 고대 불교 조각 – 고려 불화 – 조선 문인화 – 현대미술 순으로 현대까지 어떻게 계승되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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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체성이란 자기 본성을 실현하려는 보이지 않는 ‘의지’이며, 자기 정신을 구조 짓는 ‘얼’과 같은 것이다. 이 얼이 빠지면 남의 정신으로 살게 되고, 아류가 될 수밖에 없다. (...)

자기 정체성을 위해서는 같은 종자라고 할 수 있는 민족의 정체성을 이해해야 한다. _ p.6


- 현대화의 과정에서 많은 서양 문화가 들어와 있는 요즘.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한국의 정체성과 정신이 조금씩 희미해지고 있다는 아쉬움도 느끼게 된다.


<현존의 아름다움>은 ‘평온’이라는 주제를 통해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미술이 어떻게 변했는지, 그 미술 속에 조상들의 어떠한 정신이 깃들어 있는지를 사진과 함께 만나 볼 수 있는 책이다.


▪️


✔ 비참한 운명에 시달린 조선이지만 그 예술의 아름다움에서는 군왕의 위치에 있다. (...)

조용히 안으로 안으로 파고드는 신비로운 마음이 있다.

_ p.31 (일본 미학자 야나기 무네요시 曰)



- 책은 같은 동양 문화권(중국, 일본) 간의 차이점도 함께 설명해 주는 것이 흥미롭다.


또한 과거 불교, 유교적 관점을 바탕으로 한 우리 미술과 기독교적 관점을 바탕으로 한 서양의 고전 미술에 대한 차이 또한 사진과 함께 보여주며,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의 다름을 명확하게 알고 넘어갈 수 있게 돕는다.



▪️ <반가사유상>


✔ ‘서양의 그리스 조각은 신들의 형상을 인간의 모습으로 형상화하면서 황금비를 통한 인체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면, 불교 조각은 불교가 추구한 평온의 경지를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관건이 되었다.’ _ p.38


✔ ‘인간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친근한 미소는 중국이나 일본 미술에서 찾아볼 수 없는 한국 조각의 특징이며, 여기에는 한국인 특유의 평온한 미의식이 반영되어 있다.’ _ p.82



- 내가 흥미롭게 읽었던 것 내용 중 하나는 ‘반가사유상’이다.

난 무교이지만 온화한 표정의 반가사유상을 평소에도 좋아하는 편인데, 보고 있으면 항상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멍하니 보게 된다.

정적인 자세와 미소 띤 표정은 언제봐도 마음을 차분히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된다.



▪️ <문인화>


✔ ‘서양인들은 인위적으로 물을 위로 솟구쳐 오르게 하는 분수를 좋아하지만, 한국인들은 자연에 나가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폭포수를 감상하는 것을 즐겼다.’ _ p.167



- ‘관수도’, ‘관월도’, ‘탁족도’, ‘조어도’, ‘여가도’, ‘오수도’ 등 자연을 사랑했던 조상의 모습을 만나볼 수도 있다.



그림을 보며 나도 함께 휴식을 취하고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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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몇 년 사이에 국립중앙박물관의 관람객도 많이 늘어나고, 유물 관련된 굿즈들의 인기도 엄청난 걸로 알고 있다. 참 반가운 소식이다.

한국의 미술에 관한 관심이 우리나라에서도, 세계에서도 더욱더 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 미술에 관심이 있고, 미술을 통해 휴식을 취해보고자 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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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쓰는 시간 - 한 줄의 기록이 삶을 바꾼다
장예원 지음 / 북로망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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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쓰는 시간 >


#장예원 지음
#북로망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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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꾸준히 자신에게 묻는 일은 단순한 의문이 아니라 삶의 답을 찾는 과정의 일부다.’ _ p.9

- 요즘 필사가 대세인 것은 독서인이라면 모두 느끼고 있을 것이다.

나도 필사책이 몇 권 있고 틈날 때마다 끄적이며 쓰는 걸로 힐링하고 있는데,

장예원 작가의 <나를 쓰는 시간>은 필사책이기는 하나 글을 옮겨적는 식의 필사가 아니라

내 마음을 적는 필사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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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면을 글자로 남긴다는 건 우리의 감정, 생각, 두려움을 마주하고 그것을 돌보는 것과 같다. 자신의 감정을 쌓아가다 보면 불안이 아닌 확신이 자리 잡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고민이 ‘그땐 그랬지’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_ p.113

- 책은 작가의 생각과 고민, 일화를 바탕으로 한 글이 짧게 나오고, 그에 관한 질문을 던져놓은 후 독자가 글을 쓰며 답해볼 수 있는 형식으로 되어있다.

부담을 갖고 쓰지 않아도 괜찮다. 짧게 써도 괜찮고, 나는 내 생각을 쓰기도 하고 작가의 글 중 기억에 남는 부분을 필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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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밑줄은 생각의 미련이고, 마음의 결이 스며 있는 곳이다. 어떤 문장에서 오래 머물렀는지, 무엇이 마음을 움직였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그 사람의 속마음도 자연스레 보인다.’ _ p.128

 
- 처음에는 필사는 많이 해봤지만, 나는 일기도 꾸준히 썼던 사람도 아니고 글을 쓰는 사람도 아니기 때문에 내 생각에 대해 글을 쓴다는 것이 조금 부담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한번 쓰기 시작하니 막힘없이 술술 써지면서, 내 생각과 마음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 위안도 얻고 불안도 떨쳐보는 나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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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을 잃었다고 해서 끝난 것은 아니다. 때로는 길을 잃음으로써 생각지 못한 길이 보이기도 한다.’ _ p.224

 

- 질문들이 어렵지 않고, 내 가치관, 내 불안, 내 행복, 내 장점 등 나에 관한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질문이 많은 게 좋았다. 나도 생각이 많은 편이지만 그 생각이라는 게 거의 불안함으로 이어지는 편인데, 이 책의 질문이 과거의 행복했던 기억이나 내게 의지가 되는 것들, 긍정적인 부분을 되새겨볼 수 있게 해줘 읽는 동안 마음이 편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작가의 생각이나 고민이 공감도 되고 익숙한 것들이 많아 급 친근함이 느껴지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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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는 행위에 조금이라도 익숙해지길 원하는 분이나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책을 찾으시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앞으로도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며 인생의 해답을 찾아가길 바란다. 나를 탐구하고 써 내려가는 끝없는 모험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_ p.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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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문학의 문장들 - 니체에서 박완서까지, 위대한 작가들의 준비된 위로
김욱 지음 / 윌마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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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란한 문학의 문장들 >

#김욱 지음
#윌마

▪️ < 책 소개 >



- 니체, 박완서, 헤세, 김소월, 양귀자, ... 우리가 사랑하는 작품을 남긴 이들도 시대만 다를 뿐 고민의 본질은 지금 우리와 다르지 않았다.

위대한 작가들이 남긴 문장이 없었다면 우리는 어디에서 위로를 얻고, 이 고단한 삶을 버틸 수 있었을까.


▪️



✔ ‘세상의 빛이 드리워지지 않는 어두컴컴한 작은 방 안에서 누군가는 내가 목격하고 있는 절망의 아우성과 거기서 피어나는 인간의 정념을 찬 치의 거짓된 속삭임 없이 드러내어 표현하고 있다. 그것이 문학이며, 문학을 곁에 두었을 때 우리는 나 자신을 희생시키지 않고도 상처에서 회복할 힘을 얻게 된다.’ _ p.6


✔ ‘상처와 아픔이 없었던들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찾아내지 못했을 것이다.’ _ p.7



- 문학을 통해 마음의 위로와 평온을 얻는 경험은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지난 3월, 나도 마음이 참 힘든 달이었다. 책테기는 아니었지만, 마음이 힘드니 책도 잘 읽히지 않았고, 무기력도 심했다. 며칠 전 큰 상실을 경험하고 회복해 가는 지금, 이 책의 서평을 쓰면서 다시 한번 위안을 얻는다.


▪️< 목차 >

1️⃣ 살면서 흔들리지 않는 사람은 없다.

2️⃣ 오늘이 고단한 건 다 밥벌이 때문이다.

3️⃣ 언제나 문제는 사랑과 사람

4️⃣ 암울한 시대를 현명하게 건너는 법

5️⃣ 찬란하며 자유로운 인생을 위한 태도



이렇게 5개의 장으로 나뉘어 32명의 작가의 문장을 만날 수 있다.


▪️


✔ ‘위대한 노력가들도 우리처럼 지칠 때가 있었다. 우리처럼 쓰러질 때가 있었다. 처음에는 희망이 그들을 부축해 주었고, 다음으로는 인내가 뒤에서 그들을 밀어주었다.’ _ p.22


- 이 책은 ‘나만 이렇게 힘든가? 남들은 행복해 보이는데, 왜 나만 항상 괴로운가.‘라는 생각이 들 때 읽어보면 큰 도움이 될 책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니체, 박완서, 김소월, 도스토옙스키, 박경리, 피천득, 카프카, 헤세 등 수많은 작가의 빛나는 문장으로 그들의 삶과 고단함을 들여다보고 그에서 독자 또한 위로받을 수 있다.


▪️ < 내게 위안을 준 작가 >



박완서 _ 엄마와 여자, 사회인의 갈림길에서



✔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 사이에서 가족이 아닌 나를 택했을 때 욕심쟁이로, 이기주의자로 비난받는 처사에 눈물과 한숨이 쏟아지지만 이대로 가만히 멈춰버린다면 나 자신에게 미안해질 것 같아 오늘도 많은 엄마가 거창하지 않아도 나만의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는 시도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_ p.34

✔ ‘자신을 똑바로 응시하는 것처럼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은 없다. 이 용기에 나이라든가, 여자라든가, 엄마라는 역할은 거추장스러운 변명일 뿐이다.’ _ p.41


- 나는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마냥 어린 것도 아니기에 무언가를 시작할 때 항상 망설이게 된다. 가족도 신경이 쓰이고, 자신도 없고, 그런 나에게 늦은 나이에 작가의 삶을 시작한 박완서 작가는 귀감이 된다. 나도 내년에 새로운 도전을 하나 해볼지 계속 고민 중인데, 항상 본인의 이름을 잊지 않고 살아간 박완서 작가의 이야기를 읽으니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이 생기기도 한다.


▪️


✔ ‘나를 드러낼 용기가 생기지 않는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바꿔 말하면 용기를 내지 않고서는 사랑을 둘러싼 이 시대의 장벽들을 무너뜨릴 수가 없다.’ _ p.143


- 필사하고 싶은 마음이 치솟는 책이기도 했다.

좋은 문장들, 마음에 와닿는 문장들이 참 많은 책이다.


힘든 시간을 이겨낸 작가들의 이야기, 고된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던 그들의 이야기를 읽고 나니 나도 힘든 시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 작은 용기도 생긴다.


문학을 통해 위로받고 싶은 사람, 힘든 시기를 견디고 있는 사람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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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나
이종산 지음 / 래빗홀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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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와 나 >

#이종산 지음
#래빗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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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달이 지나고, 한 해가 끝나 새로운 해로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우리 앞에 고양이가 나타난 것은.’ _ p.14 (고양이와 나 中)



- 어느 날 고양이의 외양을 하고 있었지만, 신과 가까운 존재처럼 보였던 거대한 고양이가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

앞으로 남은 삶을 고양이로 사시겠습니까?



보신각으로 취재를 나섰던 기자도, 뉴스를 진행하던 아나운서도 ‘예’라고 답한 사람들은 모두 고양이로 변했다.



소설 <고양이와 나>는 6편의 연작 소설이다.



소설에는 사랑하는 연인이, 친구가, 가족이 고양이가 된 사람들의 관계, 존중이 담겨있다.



▪️

✔ ‘동물이든 사람이든, 그는 그였다. 그는 여전히 내게 고유한 존재였다. 그는 고양이로 변한 그였다.’ _ p.57 (고양이와 나 中)



- 책에는 퀴어 커플, 고양이가 된 서점 주인과 얼떨결에 그 서점을 운영하게 된 주인의 친구, 이름 없는 출판사의 대표 등이 등장한다.



이들 중 누구도 고양이가 된 사람의 곁을 떠나는 사람은 없다. 당황스러울지언정 법적으로 고양이가 된 연인의 보호자가 되어주고, 흔쾌히 고양이가 된 친구 곁을 지키며 서점을 운영한다.

동물로 변했다지만 본질은 내가 알던 사람과 변하지 않았다는 믿음으로 그들을 받아들인다.



▪️

✔ ‘그가 사람이었을 때는 언제 그런 날이 올지 요원하기만 했다. 우리는 함께 살면서부터 항상 우리가 서로의 공식적인 보호자가 되기를 바랐다. 그런데 갑자기 우리가 꿈꾸던 일이 반은 이루어졌다.’ _ p.64~65 (고양이와 나 中)



✔ ‘고양이가 된 지금 나는 그저 순수한 사랑을 느낀다. 의무적인 행위가 빠진 사랑은 편안하다. (...) 사랑하는 마음이 내 안에 있다. 나는 조용히 나 혼자서 그것을 느낀다. 평화롭다.’

_ p.189 (고양이가 된 나의 입장 中)



- 퀴어 커플은 한 명이 고양이가 되어서야 공식적인 보호자가 되었고, 인간의 규범을 이해하지 못하던 사람은 고양이가 되어서야 평온을 찾았다. 그리고 깊은 우정 또한 사랑과 다름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처럼 소설에서는 우정, 사랑, 관계의 본질에 대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

✔ “이야기를 사랑하시는군요.”

출판사 대표가 말했다.

“인간을 사랑하는 것 같은데요.”

책방 사장님이 말했다.

“세상을 사랑하죠.”

내가 말했다. _ p.224 (고양이 공원 中)



✔ ‘이 원고는 어쩌면 지금까지 제가 썼던 모든 책들이 그랬듯이 세상을 짝사랑하는 저의 마음이 담긴 글입니다.’ _ p.247 (작가의 말 ‘이름 없는 출판사에 드리는 글’ 中)



- 이 소설의 단편에 등장한 화자가 작가이고, ‘이름 없는 출판사’를 통해 출간된 이 <고양이와 나>라는 소설. 그리고 작가가 이 출판사 대표에게 보내는 ‘작가의 말’.



이런 ‘작가의 말’의 형식이 적잖이 새롭게 다가오며, 마무리까지 아주 산뜻하다.



몽글몽글하고 왠지 모르게 애틋하게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카프카의 ‘변신’처럼 친구에게 한 번쯤 질문해 보기도 좋은 소설이지 않은가?



“남은 인생 고양이로 살 수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습니까?”


답을 내리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

✔ ‘그냥 내가 그를 너무 사랑해서. 사람이었던 그도 너무 사랑하고, 고양이가 된 그도 너무 사랑해서 그런 건데. 사람이었던 그가 그립고, 고양이가 된 그가 너무 아름다워서, 우리의 미래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서, 여러 마음이 너무 복잡하게 뒤섞여서 어쩔 줄을 모르겠는 순간이 있는 건데.’ _ p.217 (고양이 공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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