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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작은 집 마리의 부엌
김랑 지음 / 달 / 2024년 11월
평점 :
< 숲속 작은 집_마리의 부엌 >
- 김랑
280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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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출판사에서 출간된
펼치기 전부터 표지의 사진 덕에 힐링부터 되는 에세이입니다.
지리산 산청에서 민박집 ‘마리의 부엌’을 운영하고 계시는 작가님이신데요.
이 민박집은 민박과 방문하시는 분들의 식사까지 함께 제공이 된다고 해요.
지리산 산청의 소소한 일상과 손님의 이야기가 담긴 책일까?
궁금해하면서 책을 펼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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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기대처럼 작가님 부부의 소소한 일상이 담겨있기도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닌 에세이집이었습니다. 작가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여행기, 민박집을 운영하면서 만난 인연들 이야기 등이 담겨있어서 이 분이 세상과 인생, 인연, 음식을 대하는 자세가 어떤지 엿볼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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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 그릇은 하찮고 사소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누군가를 위해 밥을 짓는다는 것은 나를 내어주는 작업이다. 무엇을 만들지 고민하고, 그다음 식재료가 어디 있는지 찾아나서고, 발견하고, 먹어줄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채취하고 밥을 짓는 이 모든 과정이 내게는 신성한 기도의 시간이다. (p. 44)
우리는 이제 집밥을 집이 아닌 밖에서 찾아야 하는 시절 속으로 들어온 걸까. 어떤 부재가 우리의 밥상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p. 225)
가족과 손님을 위해 제철 나물을 캐고, 음식을 하고 곶감을 말리고 생강청을 만드는 작가님을 보며 제 마음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마리의 부엌을 방문했던 사람들과의 인연을 지켜보며 참 인복이 많으시기도 하고 작가님 본인도 인정이 많으신 분이다 싶어졌어요. 그래서 저도 남편에게 책을 읽고 나서 “이런 민박집이 있는데 같이 한번 가볼까?” 물었습니다. 가서 책도 보고 지리산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면 제대로 리프레시 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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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하고 싶은 것은, 기회만 된다면 가족과 여행을 자주 가는 것이다. 누군가 한 사람이 우리 곁에 없어도 같이 보낸 시간의 힘으로 일어서고 계속 살아갈 수 있게, 우리만의 시간을 모아두고 싶다. (p. 27)
우리와 함께 다니는 아이에게 여행은 무엇일까? 맛있는 것, 재미있는 것, 아니면 유명 관광지를 보는 것? 그 어떤 것도 아이만의 순간으로 기억된다면 그건 완전한 여행이 될 테다. 무엇이 되었든 훗날 이야기해주었으면. (p. 115)
유명 관광지, 좋은 호텔에 가기보다 차를 렌트해서 직접 운전하며 여행길을 즐기고, 그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기꺼이 함께 하고, 오래되었어도 안락한 숙소에서 추억을 쌓는 모습들이 참 좋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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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청아했던 나의 엄마. 엄마, 나는 알아요. 어는 날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날, 내가 무섭거나 두렵지 않게 당신이 마중나올 거란 걸요. 손 내밀어 내 손을 잡아줄 거란 걸요. 그때는 반갑게 봐요. 그때까지 나는 지금을 살겠습니다. (p. 67)
작가님이 어렸을 때 돌아가신 할머니, 아버지 이야기, 어머니에게 쓴 편지는 저를 울리기에 충분했습니다. 날 그렇게 온 마음 다해 사랑해 준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이 얼마나 행운인가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책에 어린 시절 쑥을 뜯던 이야기가 있는데 저도 어린 시절 엄마 따라서 쑥을 캐다가 떡을 해먹었던 경험이 여러 번 있던 터라 읽으면서 군데군데 엄마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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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소박하고 인정 많은 작가님에게 감탄하면서 읽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마음 따뜻해지는 에세이였어요. 마리의 부엌은 꼭 한번 방문해 보는 걸로!
영화 리틀 포레스트와 같은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읽어보시면 좋아하실 것 같아요.
여유가 필요하고 힐링이 필요하신 분들 꼭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