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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끝 카페에 무지개가 뜨면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모모 / 2025년 4월
평점 :

<바다 끝 카페에 무지개가 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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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힐링 소설계의 거장
<쓰가루 백 년 식당>, <반짝반짝 안경>으로 대표되는 작가.
영화 <이상한 곶 이야기>의 원작 소설인
<바다 끝 카페에 무지개가 뜨면>이 13년 만에 다시 독자 곁은 찾았다.
■ <줄거리>
- 일본 치바현 해안 절벽의 끝.
세상과 동떨어진 곳에 작고 아늑한 카페.
그 카페의 주인 에쓰코 씨.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마음속 주문을 외우며 정성스레 내린 커피와,
손님에게 어울릴 법한 음악,
그리고 다정한 한마디를 만날 수 있는 곳.
그곳에서 펼쳐지는 마법 같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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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에 들어선 순간부터는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 이모 가게는 옛날부터 그런 공간이었다.” (p.222)
- 책 표지만 봐도 마음이 몽글몽글 풀어지는 듯한 느낌.
<바다 끝 카페에 무지개가 뜨면>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은 ‘곶 카페’를 찾은 손님들의 이야기로,
제목은 카페 주인 에쓰코가 손님에게 추천한 음악의 제목이다.
이야기 속에 흐르는 음악들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등장인물의 감정선에 독자도 자연스럽게 동화되도록 돕는
‘감정의 다리’ 역할을 한다.
음악은 이야기의 분위기를 더욱 살려주고,
인물의 감정이 마치 내 감정처럼 느껴지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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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살아가는 동안 여러 가지 소중한 것을 잃지만, 또 한편으로는 언제나 경이로운 사랑을 받고 있지요. 그 사실만 깨닫는다면, 그다음부턴 어떻게든 되게 마련이에요.” (p.55)
- ‘곶 카페’에는 마음씨 좋은 주인 할머니, 앞발이 잘린 안내견 고타로,
그리고 주인 할머니의 조카 고지가 함께하고 있다.
이 카페를 찾는 손님들은
아내를 잃은 아빠와 그의 딸,
취업과 꿈 사이에서 갈등하는 청년,
전직 칼갈이 장인이었던 도둑,
직장에서 좌천된 단골손님 등
각자의 상처와 고민을 품고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건네는 에쓰코의 따뜻한 말 한마디와 소박한 관심은
마치 마법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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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유독 이입하며 본 이야기는 1장 ‘어메이징 그레이스’.
✔ “이제부터는 노조미가 가고 싶어 하는 방향으로 어디까지든 가 볼 생각이다.(...)
행선지는 노조미의 직감에 맡긴다. 지금부터 계획 없이 발길 닿는 대로 여행을 떠나 볼 작정이다.” (p.29)
- 아내의 장례식을 치른 후,
남자는 사랑하는 네 살 딸과 함께 무지개를 찾아 길을 떠난다.
그러던 중 우연히 ‘곶 카페’를 발견하고 들르게 된다.
둘만 남은 집에서 아내의 흔적을 되새기고,
딸과 함께 엄마가 좋아하던 음악을 들으며 나누는 천진한 대화들은
읽는 이의 마음을 흐뭇하게 하면서도, 어느새 코끝을 찡하게 만든다.
✔ “아무튼 우리는 드디어 만났다. 무심코 숨을 삼키게 되는, 아름다운 무지개를.” (p.46)
- ‘곶 카페’에서 만난 무지개를 시작으로,
아빠는 점차 슬픔에서 회복하며 조용한 희망을 느껴간다.
그 과정은 말할 수 없이 따뜻하고, 독자는 그들을 응원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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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 끝 카페에 무지개가 뜨면>은
우리 모두가 한 번쯤 마주할 수 있는 상실이나 고민을 돌아보게 해준다.
그리고 동시에, 내 주변에 있는 누군가에게 내가 어떤 위로를
건넬 수 있을지 생각하게 만든다.
이야기 속 인물들이 각자의 상처를 품고도,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한 곡의 음악, 누군가의 다정한 말 한마디로
조금씩 웃게 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내 마음도 어루만져지는 느낌을 받게 되는 책이다.
📚 삶이 조금 지치고, 조용한 위로가 필요할 때
혹은 뭔가를 다시 시작할 용기를 찾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꼭 음악과 함께 읽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