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맛있는 걸 먹으면 - 제13회 브런치북 소설 부분 대상작
이수민 지음 / 은행나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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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달콤한 디저트와 다양한 음식이 등장하는 소설집이다. 독특한 점이라면 모든 소설의 화자가 ‘나’라서 같은 인물이라고 착각할 수 있다는 것이랄까.

저자의 여행 경험이 담긴 것일까? 소설 속 배경이 되는 장소가 단편마다 다르다. 파리, 리스본, 샌프란시스코, 런던, 코펜하겐, 네덜란드 등등. 다양한 배경과 다양한 음식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들을 보고 있노라면 여행지에 동행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다만, 조금은 단조롭게 이어지는 에피소드들이라서 하나의 이야기와 다른 이야기 간의 격차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고, 화자가 계속 ‘나’인 상태로 이야기가 나열되다 보니까 등장인물 간의 매력이나 특색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 같다. 그게 또 현실에 지친 이에게는 읽기 좋은 장점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다. 어떠한 갈등 상황도 등장하지 않아 감정의 파고를 느낄 일이 없어서 심신이 지친 사람에게는 매력적인 소설이 될 듯하다.

복잡한 마음을 떨쳐 버리고 싶은 사람, 혹은 소설에 이제 막 입문한 사람에게 읽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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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균열내기 - 뒤라스, 카뮈, 에르노를 지나 다만 내가 되기 위해
신유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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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좋아하는 작가가 내는 독서에 관한 에세이는 언제나 옳다. 물론 이런 에세이를 읽을 때마다 내 언어의 한계를 마주하는 것 같아서 좌절하지만.

일단, 읽고 싶어서 담아둔 작가들의 작품이 많이 언급되었다는 점이 반가웠다. 에두아르 루이의 ‘에디의 끝’, 아고타 크리스토프 ‘문맹’, 다니엘 페나크 ‘몸의 일기’, 카멜 다우드 <뫼르소, 살인사건>, 레일라 슬리마니의 작품, 조르주 페렉의 ‘사물들’, 게다가 내가 너무 좋아하는 소설 가엘 파유의 <나의 작은 나라>까지. 선별한 책들 대부분이 내 관심사에 있거나 소장하고 있는 책들이라 저자와 취향이 겹치는 느낌이라 더 좋았다. 작품마다 깊이 있게 파고들어 던지는 질문들도 너무 좋았고.

저자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우리가 문학을 읽는 이유에 깊이 공감했다. 저자는 “우리 자신의 삶을 제대로 바라보기 위해 책을 읽는지도 모른다. 그와 비슷한 혹은 다른 무언가를 우리 삶에서 발견하기 위해(p.32)”라고 말한다. 내가 문학을 읽는 이유도 비슷하다. 문학을 읽으며 타인의 삶에서 나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런 일련의 과정을 거쳐 자아 성찰로 나아가게 된다. 그렇게 조금씩 나를 재발견하고 있다고 믿는다. 미세하게나마 내 세계의 균열을 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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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여성의 역사
최현미 지음 / 어크로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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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보고 안 살 수가 없었는데 어크로스면... 무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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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보바리 - 지방 풍속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299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김용은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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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마담 보바리를 문동 버전으로 읽었었고, 열린책들 버전으로 재독했다. 내 기억 속의 엠마는 사랑을 갈구하고, 사치에 빠진 금사빠 징징이었는데 열린책들 버전으로 접하면서 엠마의 깊은 우울과 권태에 집중하며 읽었다.

엠마 아버지를 왕진갔던 샤를르가 엠마에게 반하고, 결혼에 이르지만 엠마의 욕망은 멈출 줄을 모른다.

열린책들 버전의 마담 보바리는 <지방 풍속>이라는 소제목에 걸맞게 시대상에 대한 깊은 이해를 돕는 세밀한 각주를 볼 수 있다. 또한 당시 삭제, 수정된 문장을 복원했다는 점에서 새롭다.

문학동네 버전은 조금 더 감성적인 문체로 읽혔다면 열린책들 버전은 건조한 문체로 풀어냈다. 그 점이 오히려 엠마라는 인물에 대한 피로도를 덜어준 것 같다. 나의 뇌리에 박혔던 금사빠 욕망덩어리 엠마에서 벗어나 그의 내면에 자리한 깊은 우울과 권태, 공허를 선명하게 볼 수 있게 만든 느낌이다.

남성이 주인공인 소설이 넘쳐나는 시대에 여성의 욕망을 선명하게 그렸다는 점에서 플로베르의 글에 주목할 만하다. 내면의 공허는 타인이 채워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내 안의 결핍을 채워줄 사람은 바로 자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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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의 빈자리에 - 괴물, 여성, 망자, 호명되지 못한 존재들에 대해
권혁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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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프롤로그를 읽을 때만 해도 개인적인 이야기의 흐름이 담긴 게 아닐지 우려했으나 결론적으로는 너무 괜찮은 책이었다.

문학 작품이나 영화 등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이름을 갖지 못한 인물이거나 이름이 지워진 인물에 관한 단상이 담겨 있다.

저자의 글을 읽고 나니 작품을 보는 시각을 더 넓힌
상태로 독서에 임할 수 있을 것 같다. <시녀 이야기>, <프랑켄슈타인>를 저자의 가이드 덕분에 더 깊이 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읽기가 벌써 기대된다.

저자가 언급한 작품 <그 여자는 화가 난다>는 단순히 고유 명사로의 ‘이름’이 아닌 나의 정체성이자 근원을 상징하는 의미로의 이름을 생각해 보게 한다. 단순하게 누군가를 호명하기 위한 이름이 아닌, 나라는 사람이 어떻게 규정되어질 수 있는가를 살펴보게 만드는 내용이 아니었나 싶다.

책을 덮고 나에게 질문을 던져 본다. 나는 어떤 이름으로 규정되길 원하는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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