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과 우유
한은형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인물을 하나의 정체성으로 규정하지 않는 다채로운 일곱 편의 이야기가 담긴 소설집이다.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의 수록작 <식물적 관상>을 읽을 때도 저자의 글이 참 좋다고 느꼈는데 이번에 다시 읽을 때도 역시 좋았다. 시장의 흐름을 읽는 면에서는 탁월하다고 느껴지는 보이사의 행태는 다시 봐도 위선적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가. 나라고 위선이 없을까? 처음 읽었을 때와는 다른 질문을 던지게 된다.

가장 인상 깊었던 단편은 어디까지가 저자의 이야기인지 아리송한 <절담>과 표제작 <빵과 우유>, <스위스식 농담>이다. 절담은 오토픽션의 형식을 띠고 있어서 흥미로웠고, <빵과 우유>는 ‘엄마’라는 정체성을 탈피하고 싶어 하는 미구의 이야기가 눈에 들어왔다. 미구는 자신이 준비한 아침 식사를 그림으로 옮기고 버터나이프로 뭉개버림으로써 해방감을 느끼게 된다. 미구의 이야기를 읽으며 다시금 떠올린다. 이 사회가 얼마나 오랜 기간 ‘육아’를 ‘여성’의 역할로 규정지어왔는지를.

가장 좋았던 단편은 <스위스식 농담>이다. ‘조력 사망’이라는 소재를 다룬 이 소설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주은이 대신 쓴 편지였다. (강추!)

삶에는 모순적인 순간이 참 많은데, 이 책이 그 모순의 순간들을 잘 포개어 뒀다는 느낌이 든다. 역시 나는 비틀린 이야기에 더 끌리는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난파선의 선장들 - 당장의 삶, 다가올 죽음, 그 사이를 채운 책에 관한 216일간의 대화
김새섬.김진경 지음 / 어크로스 / 202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김새섬 그믐의 대표가 교모세포종 진단을 받고, 장강명 작가와의 팟캐스트 <암과 책의 오디세이>를 진행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알렸을 때 취리히에서 팟캐스트를 듣던 김진경 저자는 김새섬 대표에게 인터뷰를 제안한다. 그렇게 탄생한 책이 바로 <난파선의 선장들>이다.

인간에게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일 터. 태어난 이상 우리는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죽음이라는 단어는 어쩐지 금기어처럼 느껴진다. ‘죽음’이 오지 않을 먼 미래인 것처럼 살지만, 사실 죽음은 언제 어떻게 들이닥칠지 모르는 일이다. 그래서 더 죽음을 대비하면서 살아야 하는 게 아닐까.

김새섬 대표의 답변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스친다. 불행이 닥쳤을 때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기란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그러나 내가 다를 일은 또 무언가. 특별한 ’나‘라는 사고를 버리면 쉬운 일인 것을. 첫 꼭지부터 사고의 전환점을 배우게 된다.
그도 그럴것이, 커다란 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먼지와 다름없는 인간은 특별할 것도, 다를 것도 없는, 죽음 앞에 다 공평한 존재 아닌가.

죽음을 논하는 책을 읽다 보면 결국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괜찮은 죽음을 위해서는 그만큼 잘 살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삶이라는 항해에서 죽음이라는 난파선을 탄 우리는 어떤 선장이 될 것인가. 한 번쯤 생각해 보면 좋겠다. 그게 바로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테니스나무
윤고은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나는 저자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탱탱볼 같은, 독특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가라고 생각한다. 이번 소설도 역시 윤고은 작가만의 색깔이 묻어난다.

생존 배낭을 기획하는 미아와 역무원의 얼굴이 된 태오의 이야기를 다루는 소설이다. 이 소설은 연애 소설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그렇지만은 않다. 마치 두루두루 활용할 수 있는 양면 점퍼 같은 소설이랄까. 그게 또 산만하게 느껴지는 지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미아와 태오의 만남 안에 뜻밖의 사고가 터지면서 소설은 다른 양상을 띠게 된다. 시스템 자동화가 불러온 인력의 공백, 인터넷 세계의 마녀사냥, 책임 전가하기 바쁜 사회의 단면을 저자만의 색깔로 그려냈다.

페이지가 거듭될수록 내가 상상한 결말로 치닫는 거 아닌가 불안했으나, 다행히 아니었다. 정이현 소설가의 말처럼 사회파 연애 소설이라는 말에 딱 걸맞은 내용이 아니었나 싶다.

윤고은 작가는 내 기준 예측불가능한 작가인데, (어떤 소재로, 어떤 이야기를 써낼지 가늠이 전혀 안 되는) 이번 소설도 그랬다. 연애 소설의 외피를 둘렀어도, 역시 연애는 어른의 연애가 재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드라큘라 ㅣ 열린책들 테마 컬렉션 : 호러
브램 스토커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드라큘라가 열린책들에서 호러 테마 컬렉션으로 예쁜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랜덤으로 흡혈귀 문학의 원형인 작품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운이 좋았다)

대체로 편지와 일기 형식으로 서술된 드라큘라는 조너선 하커의 일기로 시작된다. 5월부터 시작된 일기는 11월이 되어서야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중간에 서술되는 수혈 장면(혈액형이 다를 수도 있는데 막 아무나 루시에게 피를 줘.......)은 말이 안 되긴 하지만, 이 소설이 1897년 출간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해가 된다. 혈액형 구분은 1901년 발견되었으니, 브램 스토커는 죄가 없는 것으로.

드라큘라가 마늘을 싫어한다는 설정은 브램 스토커의 작품으로 대중화되었다고 하니 이 책을 읽으면서 이야기의 원형을 알아가는 맛이 쏠쏠하다.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지만, 잘 읽히는 편이다. 스토커는 ‘드라큘라’라는 환상적인 인물을 통해 불사에 대한 열망, 성적 탐욕을 그려내지 않았나 싶다. (근데 어쩜 이름도 브램 스토커....)

다만, 조금 아쉬운 것은 거의 끝나갈 무렵에 성급히 마무리가 된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우리가 드라큘라를 읽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모든 흡혈귀 문학의 시작과도 같은 소설이기 때문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드라큘라 ㅣ 열린책들 테마 컬렉션 : 호러
브램 스토커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드라큘라가 열린책들에서 호러 테마 컬렉션으로 예쁜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랜덤으로 흡혈귀 문학의 원형인 작품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운이 좋았다)

대체로 편지와 일기 형식으로 서술된 드라큘라는 조너선 하커의 일기로 시작된다. 5월부터 시작된 일기는 11월이 되어서야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중간에 서술되는 수혈 장면(혈액형이 다를 수도 있는데 막 아무나 루시에게 피를 줘.......)은 말이 안 되긴 하지만, 이 소설이 1897년 출간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해가 된다. 혈액형 구분은 1901년 발견되었으니, 브램 스토커는 죄가 없는 것으로.

드라큘라가 마늘을 싫어한다는 설정은 브램 스토커의 작품으로 대중화되었다고 하니 이 책을 읽으면서 이야기의 원형을 알아가는 맛이 쏠쏠하다.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지만, 잘 읽히는 편이다. 스토커는 ‘드라큘라’라는 환상적인 인물을 통해 불사에 대한 열망, 성적 탐욕을 그려내지 않았나 싶다. (근데 어쩜 이름도 브램 스토커....)

다만, 조금 아쉬운 것은 거의 끝나갈 무렵에 성급히 마무리가 된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우리가 드라큘라를 읽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모든 흡혈귀 문학의 시작과도 같은 소설이기 때문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