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밤
임선우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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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상실을 통과하는 과정을 능청스럽게 담아낸 임선우 작가의 소설집이다. 이 소설집에는 상실을 겪은 다양한 이들이 등장한다. 연인이 물로 변해버린 <프랑스식 냄비 요리>, 아버지의 죽음 이후 단절된 시간을 보낸 수의 이야기 <지상의 밤>, 몰래 좋아하던 언주와 멀어지게 된 <동네 친구>, 키우던 반려견 묵과 이별한 희재의 이야기 <한겨울 따뜻한 실내에서>, 유령이 된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유령 개 산책하기>가 그렇다.

<프랑스식 냄비 요리>의 설정은 다소 기괴하게 보일 수 있겠으나, 오히려 소중한 누군가와 함께한 시간이 체화되어 나의 일부분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해서 좋았다. 형체가 사라진다고 끝이 아니라는 것을, 마치 죽음 이후 존재가 원자로 흩어져 우리 곁에 존재하게 된다는 물리학자의 말처럼 어떠한 모습으로든 머물 수 있다는 것을 저자만의 방식으로 그려내는 것 같았달까. 그래서 이별이 영원한 끝이 아님을 상기시켜 주는 것 같아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 무엇도 남아 있지 않으리라 여겨온 사람에게 조용한 위로를 건네는 듯했다.

이러한 결은 <유령 개 산책하기>로 이어진다. 100일 남짓 키우던 ‘하지’가 세상을 떠나고 유령으로 나타나지만, ‘나’는 유령이 된 ‘하지’를 산책시키며 낙관의 마음으로 나아가게 된다. 임선우 작가의 소설에는 유령이 되거나 사물로 변해버리는 이들이 자주 등장한다. 이러한 과정이 다소 황당한 설정일 수 있겠지만, 등장인물 누구도 이 상황을 황당무계하게 바라보지 않는다. 마치 별일 아니라는 듯이 일상을 이어간다. 그래서 그의 글을 읽고 있으면 별일도 별일 아닌 것이 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저자의 문장처럼 세상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알 수 없는 일이 일어나는(p.127)’ 곳이니까. 이런 천연덕스러움이 임선우 작가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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