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팀은 비틀즈처럼 일한다 - 서로 다른 재능은 어떻게 하나의 시스템이 되는가
이두헌 지음 / 쌤앤파커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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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비틀즈 책은 이미 서점에 넘치도록 많습니다. 대부분은 음악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세상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를 다루는 책들이죠. 이두헌 저자의 책은 질문이 조금 달랐습니다. 성격도 재능도 다른 네 사람이 어떻게 한 팀이 됐고, 왜 결국 갈라섰는가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제목처럼 음악 이야기라기보다 조직이 어떻게 굴러가는지를 비틀즈로 풀어 보는 경영서였습니다.

저자의 이력이 특이해 더 흥미로웠습니다. 밴드 다섯손가락의 멤버였고 지금은 대학에서 경영 이론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무대 위에서 팀이 어떤 건지 겪어 본 사람이 이론의 언어로 그것을 설명하니, 책의 중심 주장에도 힘이 실린다고 할까요. 비틀즈가 위대했던 건 천재 네 명이 우연히 모였기 때문이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들이 부딪히면서도 같은 목표를 놓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은 레넌과 매카트니를 다루는 부분이었습니다. 보통은 최고의 작곡 콤비라고만 부르는데, 저자는 두 사람 사이의 긴장에 주목합니다. 레넌은 감성과 직관 쪽이었고 매카트니는 구조와 대중성을 잘 알았습니다. 둘이 달랐기 때문에 서로를 밀어 올릴 수 있었죠. 좋은 팀은 의견이 다르지 않은 팀이 아니라 그 다름을 쓸 줄 아는 팀이라는 말은 회사 회의실에서도 그대로 통할 것 같습니다

스타 뒤에 있던 사람들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매니저 브라이언 엡스타인과 프로듀서 조지 마틴은 곁에서 거들던 사람이 아니라, 재능을 실제 성과로 바꿔 준 사람들이었습니다. 팀의 성패가 눈에 띄는 몇 명이 아니라 시스템을 만들고 사람을 이어 주는 쪽에서 갈린다는 말이죠.

경영 이론이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 것도 장점이었습니다. 클러스터 이론, 지식의 외부효과, 보완 자산, 공진화, 공유 정신 모델처럼 낯선 용어들이 비틀즈의 실제 일화에 붙어 나오니 외우지 않아도 이해가 되었습니다. 엔비디아, 넷플릭스, 애플, 스타벅스, 모더나 같은 요즘 기업 사례를 함께 붙여서, 반세기도 더 된 밴드 이야기가 지금의 조직에도 해당한다는 점을 보여 주니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해체를 다루는 부분도 재미있었습니다. 역사상 가장 성공한 밴드가 무너진 이유는 실력 부족이 아니라 내부 갈등과 소통 부족이었습니다. 잘나갈 때 팀을 어떻게 돌볼지는 급성장하는 스타트업이 자주 놓치는 숙제이기도 하죠. 성공을 만드는 힘만큼 성공 뒤를 관리하는 힘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 책은 해체의 장면으로 보여 주었습니다.

비틀즈 팬에게는 새로운 관점의 책이 될 것이고, 팀을 이끄는 사람이나 직장인에게는 사례로 읽는 조직론이 될 것 같습니다.

천사 전우치 : 비틀즈의 실제 일화로 경영 이론을 풀어 어렵지 않게 읽히고, 성공뿐 아니라 해체까지 다뤄 교훈이 입체적이다.
악마 전우치 : 음악이나 비틀즈 자체의 이야기를 기대하면 경영서 쪽으로 기울어
있어 아쉬울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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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필사책 - 흔들리는 삶의 지침이 되어 줄 다산의 문장들
정약용 지음, 박석무 편역 / 유노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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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 책의 구성은 단순했습니다. 편역자가 <여유당전서>를 비롯한 다산의 방대한 저술에서 마음에 새길 만한 74구절을 골라 엮었습니다. 본문은 마음, 태도, 관계, 배움, 책임, 삶의 여섯 주제로 나뉘고, 저희 같은 독자들은 구절을 읽은 뒤 옆면의 필사 공간에 직접 옮겨 적으면 되죠. 다산이 유배지에서 18년 동안 붓을 놓지 않았다는 이력이 이 기획의 배경에 깔려 있는데, 오래 쓰는 사람의 문장을 오래 쓰며 따라간다는 발상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필사책이 마음에 든 이유는 편역자에게 있습니다. 박석무 편역자는 1973년 유신반대 유인물 사건으로 1년간 옥살이를 하면서 다산의 저술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고, 1979년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냈습니다. 다산 읽기로는 반세기 가까이 된 사람이죠. 게다가 이번 책에서는 수십 년 전 자신이 번역했던 문장을 새롭게 다듬었다고 합니다. 필사책에서는 번역문의 결이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눈으로 훑을 때는 넘어갈 어색한 문장도 손으로 옮기면 걸리기 마련이고, 리듬이 맞지 않는 글은 세 줄만 써도 지치고 말죠. 그런 점에서 오랫동안 다산 문장을 만져온 사람의 손을 거쳤다는 것은 매우 큰 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기획의 핵심은 다산 독서법의 핵인 초서(抄書)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초서의 핵심은 베껴 쓰는 손보다 무엇을 뽑을지 고르는 눈에 있었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미 그 선별을 편역자가 미리 해 두었으니 저에게 남는 일은 옮겨 적는 것뿐이었습니다. 물론 편하긴 하지만, 다산식 공부를 그대로 체험한다고 말하기는 조금은 민망하다고 할까요. 다산의 그 많은 책들 다 읽을 수는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또 하나 걸리는 점은 분량입니다. 74구절로는 다산 사상의 전체 윤곽을 잡기 어렵고, 원문에서 떨어져 나온 문장은 자칫 잠언처럼만 읽힐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산의 글은 편지든 논설이든 쓰인 상황이 분명한 경우가 많기에, 74절 중 정말 마음에 드는 문장들은 그 글의 앞뒤를 찾아 읽어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든 단점을 차지하더라도 다산의 문장들을 필사하니 참 마음이 맑아지고 정신이 또렷해 지는 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

하루 한 구절씩 앞으로 두달 동안 계속 해나가야겠습니다. 저와 동참하실 분들은 얼른 이 책을 함께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천사 전우치 : 다산 연구의 권위자가 새로 다듬은 번역문으로 필사할 수 있고, 여섯 주제로 나뉜 구성 덕에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음.

악마 전우치 : 구절 선별이 이미 끝나 있어 초서의 핵심인 고르는 과정은 빠져 있고, 74구절이라 다산의 전체상을 보기에는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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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경제학상 필독서 15 - 프리드먼부터 버냉키까지 노벨경제학상 명저를 한 권에 ㅣ 필독서 시리즈 34
홍기훈.김동호 지음 / 센시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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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 책은 밀턴 프리드먼부터 벤 버냉키에 이르기까지,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거두 15인의 대중서를 한 권으로 엮어내었습니다. 센시오라는 출판사에서 잘하는 일이죠. 바로 본 책을 읽기 전 가이드와 같은 일을 해줍니다. 복잡한 수식과 아득한 이론의 숲에 가침 없이 들어갈 수 있도록 길을 터준다는 기획 의도 자체가 매우 매력적이죠.

책을 읽으면서 특히 눈길을 사로잡았던 대목은 대런 아세모글루와 제임스 로빈슨의 사상을 다룬 '좁은 회랑'에 관한 해설이었습니다. 국가의 공권력과 사회의 자율적 감시 역량이 팽팽한 균형을 이룰 때 비로소 자유가 꽃핀다는 개념을 설명하는 이 책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심화되는 정치적 양극화와 국가 권력의 비대화 현상을 바라보는 데 좋은 틀을 제공해 줄 것 같았습니다. 국가가 너무 강해지면 독재라는 폭군으로 변하고, 반대로 사회의 힘만 과도하거나 국가가 제 기능을 못 하면 무질서라는 위험이 도사린다고 합니다. 그 아슬아슬한 힘의 균형점이 이루어지는 '좁은 회랑' 속에 있을 때만 시민의 자유가 보장된다는 분석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를 비롯한 현대 민주주의 국가들이 처한 위기를 되돌아보게 만든다고 할까요. 이 권력과 사회가 서로를 견제하며 좁은 길을 함께 걸어가는 과정이 얼마나 까다롭고 위태로운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흥미로운 지적 자극에도 불구하고 다이제스트 형식 도서가 지닌 한계는 분명히 느껴졌습니다. 한 거장의 평생에 걸친 연구와 담론을 단 몇 십 쪽의 분량으로 압축합니다. 그러다보니 이론이 도출되기까지의 치열했던 논증 과정이나 구체적인 데이터, 그리고 반대 학파와의 세밀한 설전 등은 상당 부분 생략될 수밖에 없습니다. 노벨상 수상자들의 사상을 다룬 입문서의 입문서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는 있지만, 특정 주제나 이론을 깊이 있게 파고들고자 하는 분이라면 감질나는 수박 겉핥기처럼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걸 기대하고 이 책을 읽는 분들은 없을 것 같습니다. 대개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 지 찾아가는 과정에서 읽는 책이니까요.

이 책의 가치는 완결된 지식을 제공하는 종착지가 아니라, 더 깊은 탐구를 향해 나아가도록 돕는 이정표에 있습니다. 15명의 학자가 던진 질문의 뼈대를 파악한 뒤, 자신만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원전을 직접 찾아 읽게 만드는 마중물로서의 역할이죠. 저도 이 책을 통해서 읽고 싶은 책들이 몇 권 더 생겼습니다.


천사 전우치 : 거대한 경제사상의 흐름과 핵심 개념을 짧은 시간 안에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악마 전우치 : 다이제스트 형식 도서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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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갤브레이스 돈을 말하다 - 화폐의 탄생부터 금융 위기까지 돈에 관한 모든 역사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지음, 이강국 옮김 / 21세기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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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돈이라는 존재가 삶의 뼈대를 이루고 있음에도, 도대체 돈이란 무엇인지 정말 깊게 고민해 본 적은 별로 없었습니다. 마침 '돈의 역사'를 통째로 다룬 고전이라는 말에 이 끌려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의 <존 갤브레이스 돈을 말하다>를 펼쳐 들었습니다. 솔직히 궁금하면서도 딱딱한 통화량 수식이나 경제학 이론만 나열되어 있으면 어쩌나 하는 솔직한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책장을 넘기자마자 마주한 글들은 의외로 인간의 오만함과 어리석음을 냉철하게 파헤치는 한 편의 거대한 역사극에 가까웠습니다.

저자인 갤브레이스는 화폐의 발생부터 은행 제도의 탄생, 그리고 인플레이션과 대공황에 이르기까지 돈을 둘러싼 거친 궤적을 훑어 내려갑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화폐는 결코 순수하거나 중립적인 제도가 아니었습다. 특정 세력의 권력관계와 정치적 타협, 그리고 인간의 헛된 탐욕이 얽히고설켜 만들어진 지극히 인간적인 산물이었죠. 화폐가 신용이라는 이름으로 불려 나가고, 존재하지 않는 가치를 있는 것처럼 믿으며 버블을 만들어내는 과정에 대한 묘사는 씁쓸하면서도 흥미로웠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은 금융 역사 속에서 똑같은 실패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반복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수백 년 전의 광기와 파산 구조가 이름만 바뀐 채 현대에도 그대로 재현된다는 사실을 읽으며 참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은 늘 자신이 사는 시대는 과거와 다르며, 이번만큼은 새로운 금융 기법으로 리스크를 완벽히 통제할 수 있다고 착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 착각의 끝은 언제나 참혹한 경색과 공황으로 이어졌죠.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 채 돈(화폐)을 대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지 비로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통찰은 지금의 우리 삶과도 아주 가깝게 닿아 있다고 생각됩니다. 몇 년 전 전 세계를 흔들었던 가상자산 열풍이나 부동산 과열, 그리고 최근까지 이어진 고금리와 자산 가치 변동을 바라보면 갤브레이스가 지적한 '기억상실증'이 떠오릅니다. 실제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많은 규제안이 마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023년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예금 자금 유출로 순식간에 파산한 사건은 여전히 시스템과 인간의 신뢰가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증명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과거의 교훈을 까맣게 잊고 새로운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태도는 수백 년 전이나 지금이나 전혀 달라지지 않은 것이죠.

물론 책을 읽는 내내 온전히 공감만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무래도 이 책이 1975년에 처음 세상에 나온 책이라는 점에서 오는 시대적 간극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브레턴우즈 체제가 막 무너진 시점에 쓰여졌다 보니, 이후 궤도에 오른 변동환율제나 파생상품의 기하급수적 팽창, 그리고 오늘날의 디지털 화폐 같은 현대적인 금융 지형은 담아내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갤브레이스 특유의 신랄한 제도 비판적 시각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다 보니, 주류 경제학이나 시장 고유의 자율적인 조정 기능에 대해서는 다소 박하게 평가한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책을 다 읽고 돈을 바라보는 시선만큼은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지갑 속 지폐나 계좌의 숫자들이 수많은 사람이 주고받은 신뢰와 권력, 그리고 수시로 흔들리는 불완전한 합의의 결정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엄청난 경제 지식을 얻었다기보다는, 돈이라는 거대한 신화 앞에서 끊임없이 의심하고 경계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은 것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천사 전우치 : 화폐의 역사를 인간의 탐욕과 권력 구조라는 맥락에서 위트 있게 풀어내어 깊은 통찰을 준다

악마 전우치 : 원저의 출간 시기상 현대의 복잡한 금융 시스템을 담아내지 못하고 특정 관점에 다소 치우쳐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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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 드림 - 머스크와 베이조스, 우주 패권을 놓고 벌이는 1조 달러 기업들의 전쟁
크리스천 데이븐포트 지음, 박세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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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로켓이 발사되는 장면을 뉴스에서 볼 때마다 막연히 낭만적인 도전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인류의 꿈, 화성으로 가는 여정, 새로운 프런티어의 개척. 그런데 크리스천 데이븐포트의 <로켓 드림>을 읽으면서 그 장면 뒤에 숨어 있는 훨씬 차갑고 냉정한 이야기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 우주는 더 이상 탐사의 대상이 아니라, 1조 달러 규모의 시장이자 국가 안보의 전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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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16년부터 2025년까지의 10년을 세 부분으로 나눠 다룹니다. 1부는 우주가 국가적 사안으로 떠오르며 스페이스X와 블루 오리진이 전초전을 벌이는 시기, 2부는 스타맨 발사와 민간 최초 유인 우주 비행 성공,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로 이어지는 기술적 도약의 시기, 3부는 달 착륙선 수주를 둘러싼 정면충돌과 중국의 달 기지 건설 계획에 따른 미·중 패권 경쟁의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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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흐름을 따라가면서 가장 크게 바뀐 것은, 스페이스X와 블루 오리진의 경쟁을 두 천재 CEO의 자존심 싸움 정도로 여겨왔던 제 얄팍한 생각이였습니다. 워싱턴포스트에서 우주 산업을 오랫동안 취재해온 저자가 100여 명을 인터뷰하며 밀착 취재한 내용들은, 이것이 그냥 라이벌전이 아니라 거대 자본과 국가 권력이 얽힌 복잡한 게임이라는 것을 하나씩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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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던지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우주가 어떻게 데이터센터와 통신망 같은 미래 인프라의 집약지로 변모하고 있는가입니다. 처음 이 문장을 마주했을 때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우주와 인프라라는 두 단어가 쉽게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책을 읽어가면서 그 연결이 점차 다가왔습니다. 위성 통신망, 우주 기반 데이터 처리, 자원 확보를 위한 달 선점 경쟁. 우주가 낭만적 탐험의 대상에서 벗어나 냉정한 시장 논리로 재편되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은 숫자와 실제 정부 사업 수주전의 사례로 증명해 보여줍니다. 저 역시 이 부분을 읽으며 우주 산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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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3부에서 다뤄지는 미·중 간 달 선점 경쟁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개별 기업의 성공담에서 국제 정치의 새로운 전장으로 확장시켜 보여줍니다. 중국의 달 기지 건설 계획이 지니는 위험성을 경고하는 대목을 읽으면서, 우주개발이 더 이상 미국 기업들만의 리그가 아니라는 사실을 실감했습니다. 차세대 자원 확보 전쟁이 인류의 미래와 부의 판도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를 묻는 저자의 질문은, 기술 경쟁의 이야기를 국가 안보와 지정학까지 범위를 넓힙니다. 피바디상 수상 경력과 세 차례의 퓰리처상 최종 후보 이력이 보여주듯, 저자의 저널리즘적 밀착 취재가 돋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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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나서 로켓 발사 뉴스를 보는 눈이 달라졌습니다. 그 뒤에 어떤 정부 사업 수주전이 있었는지, 어떤 정치적 공작이 있었는지, 그리고 이것이 미·중 패권 경쟁의 어느 지점에 있는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주 산업의 최근 지형을 알고 싶은 독자, 자본과 국가 안보가 결합한 신산업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 그리고 미·중 패권 경쟁이 우주로 확장되는 과정을 살펴보고 싶은 분이라면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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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전우치 : 우주개발을 낭만이 아닌 냉정한 경제·안보 논리로 읽어냄.

악마 전우치 : 우주 산업이나 스페이스X·블루 오리진에 대한 기초 배경지식이 없는 분이라면 초반 인물 관계와 사건 흐름을 따라가기가 다소 버거울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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