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끝내는 AI 전환
오형섭 지음 / 하움출판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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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AI 관련 책과 강의가 넘쳐납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AI가 얼마나 대단한지, 미래가 어떻게 바뀔지를 이야기하는 데 많은 시간을 쓰곤 합니다. 정작 지금 제가 일하는 조직에서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는 알려주는 책은 없었습니다. 오형섭의 <한 권으로 끝내는 AI전환>은 기업에서 어떻게 도입하고 어떻게 실제로 작동하게 만들 것인지를 이야기하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생성형 AI와 LLM을 소개하면서도 그것보다 조직의 준비 수준과 실행 역량에 많은 지면이 할애되어 있어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AI를 도입해도 조직 구성원이 수용하지 못하고 문화로 정착되지 않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LLM 선택 기준, RAG 활용 방식, AI 인프라 구축, 거버넌스와 리스크 관리 등. 이 실무적 요소들을 단계별로 설명하는 구성이 탄탄하여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데이터 품질 관리에서 정확성·최신성·표준화·메타데이터·라인리지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방식은, AI 도입을 실제로 준비하는 저 같은 실무자에게 가장 구체적인 도움이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책 마지막의 부록들이 활용도가 높아 좋았습니다. AI 전환 진단표, 유스케이스 발굴 캔버스, 서비스 기획 체크리스트 3가지였습니다. 이것들은 회의실에서 바로 펼쳐놓고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책을 덮고 나서 달라진 것은, AI를 어떻게 쓸 것인가 보다 AI와 함께 어떤 조직을 만들어갈 것인가를 먼저 묻게 됐다는 것입니다. 그 질문의, 순서가 바뀌는 것이 이 책이 가져오는 가장 중요한 변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도 AI 시대에 개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특정 AI 도구를 다루는 기술이 아니라, 데이터를 이해하고 문제를 구조화하는 능력이라는 점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내가 하는 업무 중 어떤 부분이 AI로 대체될 수 있고, 어떤 부분에서 내가 더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도 생각해 봤습니다. AI 전환은 기업의 과제인 동시에,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 모두의 과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천사 전우치 : AI 전환을 고민하는 실무자 입장에서 좋은 레퍼런스가 됨. 부록의 조직 AI 전환 진단표로 굿.

악마 전우치 : 한 권으로 끝내기는 어려울 것 같고, 산업에 따라서 다른 자료들을 더 찾아보긴 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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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냐 존재냐
에리히 프롬 지음, 차경아 옮김 / 까치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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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더 많이 가질수록 더 행복해질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더 넓은 집, 더 좋은 차, 더 높은 직위. 그런데 그것들을 다 가져본 분들은 이야기합니다. 어느 순간 그것들을 손에 쥐고 나서도 공허함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는 때가 온다구요. 저는 아직 아무것도 쥐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무튼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는 바로 그 공허함의 원인을 묻는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답이 생각보다 훨씬 근본적인 곳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프롬이 이 책에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현대인의 존재 방식을 두 가지로 나누는 것입니다. 소유 중심의 삶과 존재 중심의 삶이죠. 소유 중심의 삶은 재산, 권력, 지위 등 외적인 것을 쌓음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나는 가지고 있으므로 나는 존재한다. 이것이 현대 자본주의 사회가 인간에게 심어온 논리라고 프롬은 말합니다.

이 논리의 문제는 끝이 없다는 것입니다. 가진 것이 많아질수록 잃을 것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더 많이 가져야 한다는 욕망도 강해집니다. 소유는 결코 충분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프롬은 이것을 단순히 개인의 탐욕 문제로 보지 않습니다. 시장 논리가 인간을 소유의 동물로 만드는 구조적 문제로 봅니다.

이 책의 핵심은 존재 중심의 삶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존재 중심의 삶은 모든 것을 버리고 은둔하라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고, 창조하고, 나누고, 경험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유를 경험하는 것이죠. 소유가 아니라 활동과 관계와 경험이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고 말합니다.

마르크스, 불교, 기독교, 스피노자, 에크하르트 수사를 가로지르는 논의가 이 대목에서 풍부하게 펼쳐집니다. 동서양의 전통이 각기 다른 언어로 비슷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이죠. 존재 중심의 삶이 특정 종교나 철학의 전유물이 아니라, 인간이 오랫동안 진정한 자유를 향해 발견해온 보편적 길이라는 것이죠.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있었습니다. 지금 내가 추구하는 것들이 소유를 위한 것인지, 존재를 위한 것인지를 생각해봤습니다. 더 많이 가지려는 것인지, 더 깊이 살려는 것인지 말이죠.

1970년대에 쓰인 책인데, 소셜미디어가 넘쳐나고 소비가 일상인 지금이 오히려 더 날카롭게 다가오는 듯합니다. 팔로워 수, 좋아요 숫자, 계정의 영향력. 이것들도 프롬이 말하는 소유의 새로운 형태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질적 성공에 지쳤거나, 많이 가졌는데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을 느끼는 사람에게, 이 책은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던져줄 것입니다.


천사 전우치 : 반세기가 지난 지금 읽어도 오히려 더 선명하게 현재를 설명하는 통찰을 담고 있음.

악마 전우치 : 존재 중심의 삶이 무엇인지를 철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에 비해, 지금 내 일상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할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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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갈림길 - 대전환의 시작, 다시 쓰는 투자 포트폴리오
오건영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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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AI,달러 패권,K자 경제,연준 의장 교체를 파편적 사건이 아닌 하나의 구조적 흐름으로 연결하게 해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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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갈림길 - 대전환의 시작, 다시 쓰는 투자 포트폴리오
오건영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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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뉴스가 너무 많습니다. 전쟁, 금리, AI, 달러, 공급망. 각각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이것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오건영 단장의 <부의 갈림길>은 그 파편화된 정보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주는 책이었습니다. 다섯 가지 핵심 변수를 중심으로 세계 경제의 큰 그림을 그리고, 그 안에서 자산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개념은 K자 경제였습니다. 경제가 회복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성장 산업과 침체 산업 사이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구조죠. K자의 위쪽 선을 타는 산업과 자산이 있고, 아래쪽 선을 타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 갈림길에서 어느 쪽에 있느냐가 10년 후 자산의 크기를 결정한다고 말합니다.

이 개념이 인상 깊은 이유는, 경기 전반을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속한 산업과 자산이 어느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를 먼저 봐야 한다는 시각을 열어주기 때문어었습니다. 전체 경제가 좋아 보여도 내 자산이 아래쪽 선 위에 있다면 소용없죠.

이 책의 장점 중 하나는, 각 변수를 따로따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들이 어떻게 서로 맞물리는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연준 의장 교체가 단순히 매파냐 비둘기파냐의 문제가 아니라, 양극화된 계층을 어떻게 동시에 만족시킬 정책을 만들어야 하는가의 문제라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다가왔습니다.

AI 혁명이 고성장·저물가의 신세계를 열 수 있을지에 대한 현실적인 시나리오 분석도 인상 깊었습니다. 무조건적인 낙관도, 근거 없는 비관도 아닌 조건부 전망을 합니다. 그리고 달러 패권의 변화가 글로벌 자산 시장에 어떤 충격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경고도요. 이 변수들이 하나의 흐름 안에서 연결되니, 파편화된 뉴스들이 처음으로 하나의 그림으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 뉴스를 보는 순서가 달라졌습니다.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지보다, 그것이 어떤 구조적 변화의 일부인지를 먼저 묻게 됐습니다. AI 관련 뉴스를 보면서 이것이 K자 경제의 어느 쪽을 강화하는 것인지를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달러 관련 기사를 보면서 패권의 변화라는 맥락을 먼저 떠올리게 됐습니다.

오늘의 선택이 10년 뒤 자산을 결정한다는 메시지는, 단기적 수익률을 쫓기보다 구조를 이해하는 데 시간을 투자해야겠다는 마음이 들게해 주었습니다. 혼돈의 시대에 부의 지도를 찾고 싶은 분이라면, 이 책이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천사 전우치 : 지정학·AI·달러 패권·K자 경제를 파편적 사건이 아닌 하나의 구조적 흐름으로 연결하게 해줌.

악마 전우치 : 각 변수에 대한 심층 분석보다는 흐름 파악에 집중되어 있어 특정 주제를 더 깊이 탐구하고 싶으면 전문서를 찾아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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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이 일상에서 이렇게 문명을 바꿀 줄이야 - 세계사를 바꾼 문명의 생성과 문화인류 이야기
홍익희 지음 / 체인지업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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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역사 교과서를 읽을 때 가장 어려운 것은 사건들이 왜 그렇게 됐는지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일 것입니다. 로마는 왜 그 방향으로 팽창했는지, 대항해 시대는 왜 그 시기에 시작됐는지, 러시아는 왜 시베리아 끝까지 나아갔는지 말이죠. 홍익희 교수의 <물질이 일상에서 이렇게 문명을 바꿀 줄이야>는 인류 문명의 방향을 결정한 것은 거창한 이념이 아니라, 사람들이 간절하게 원했던 물질이었다고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소금이었고, 모피였고, 향신료였고, 다이아몬드, 후추였다고.

이 책이 처음부터 저를 사로잡는 이유는, 가장 친숙한 것에서 가장 낯선 이야기를 꺼내었기 때문입니다. 소금. 지금은 마트에서 몇 백 원에 살 수 있는 그것이, 로마의 가도망을 만들고 베네치아의 번영을 이끈 물질이었다고 합니다. 샐러리(salary)라는 단어가 소금(sal)에서 왔다는 것. 소금이 화폐처럼 쓰였던 시대에, 소금을 지배하는 자가 권력을 가졌다는 것.

이 이야기를 읽고 나니 로마의 팽창이 전혀 다르게 보였습니다. 영토를 넓힌 것이 아니라, 소금 루트를 확보한 것이었다는 생각이죠. 역사를 물질의 흐름으로 읽는 방법을 한번 익히고 나니, 이후의 챕터들이 훨씬 빠르게 납득이 되었습니다. 납득이가 된 거 아니고요. (썰렁)

모피가 러시아의 시베리아 개척을 이끌었고, 향신료가 대항해 시대를 열었으며, 석유가 달러 패권의 핵심 축이 되었다는 이야기들이 이어졌습니다. 각각의 물질이 어떻게 제국의 방향을 결정했는지를 따라가는 과정이, 세계사를 연도와 인물 중심이 아니라 욕망과 자원 중심으로 읽는 경험도 만들어 주었습니다.

저자가 32년간 KOTRA에서 쌓은 실무 경험이 이 책의 서술에 특별한 감각을 더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냥 일반적 역사 지식이 아니라, 교역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아는 사람의 눈으로 물질의 흐름을 추적한 듯 보입니다. 보석 챕터에서 드비어스의 독점과 블러드 다이아몬드의 비극을 함께 다루는 방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문명의 발전이 누군가의 희생 위에 세워졌다는 것을, 승자의 언어가 아니라 약소국과 산지 주민들의 시선으로 보여주는 것이죠.

이 책이 또한 특별하게 다가왔던 점은, 한국사를 세계 교역망 속에 위치시키는 챕터들이었습다. 고조선의 모피 무역, 백제의 요서 진출, 일제강점기의 경인선 철도 부설. 제가 교과서에서 배운 사건들이 세계 경제사의 맥락 속에서 이렇 의미가 있었구나를 알 수 있었습니다. 한반도가 동아시아 교역망의 어느 지점에 있었는지를 알게 되니, 우리 역사가 고립된 이야기가 아니라 세계와 연결된 흐름의 일부였음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실험실 다이아몬드와 석유 분쟁 같은 현대적 이슈로 마무리되는 구성도 좋았습니다. 과거의 이야기가 지금 뉴스와 연결되는 순간, 역사가 살아있는 것으로 느껴지기 때문이죠. 그리고 지도와 그림에 많아서 이해도 쉬워 도움이 되었습니다. 에드 콘웨이의 <물질의 세계>를 읽고 싶지만 좀 어렵게 느껴졌던 분들이라고 이 책을 먼저 읽으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천사 전우치 : 소금·모피·보석·향신료·석유라는 친숙한 물질을 매개로 세계사의 흐름을 욕망과 교역의 언어로 풀어냄.

악마 전우치 : 다섯 가지 물질을 넓게 다루는 만큼 각 주제의 서술이 깊이보다 흐름에 집중되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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