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어떻게 인생의 길이 되는가 - AI 시대 어제와 다르게 살고 싶은 당신의 인생철학
모기 겐이치로 지음, 이초희 옮김 / 다산초당 / 202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요즘은 불안하지 않은 날이 드뭅니다. 뉴스를 켜면 어딘가에서 전쟁이 진행 중이고, SNS를 열면 나보다 잘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끝없이 스크롤됩니다. 정보는 넘치는데 방향은 모르겠고, 열심히 사는 것 같은데 뭘 위해 사는지 흐릿해지는 날들. 2000년 전의 스토아 철학. 낡은 것 같지만, 읽다 보면 놀랍도록 지금의 이야기입니다.

저자가 뇌과학자라는 사실이 이 책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철학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동시에 인간의 의식과 뇌의 작동 방식을 설명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스토아 철학의 가르침을 그냥 철학 이야기로만 놔두지 않습니다. 절제, 자기 통제, 내적 평온. 이것들이 실제로 우리 뇌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저자는 과학적 언어로 이야기해 줍니다.

스토아 철학자들이 강조했던 것은 외부 환경을 통제하려 하지 말고, 자신의 반응을 통제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시장이 폭락해도, 누군가 나를 비난해도, 예상치 못한 일이 터져도. 그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삶의 질을 결정한다는 것. 2,000년 전의 이 통찰이 정보 과잉과 비교 피로의 시대를 사는 지금에 오히려 더 날카롭게 꽂히는 이유가 있습니다. 세상이 빠를수록, 멈추는 법을 아는 사람이 강하다는 것을요.

이 책이 여느 철학 입문서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저자가 뇌과학자인 것도 있지만 철학을 배워야 할 것이 아니라 살아야 할 것으로 제시한다는 데 있습니다. 스토아 철학의 개념들을 설명하면서도, 그것이 오늘 내 하루에서 어떻게 작동할 수 있는지를 계속해서 상기시켜줍니다. 일반 자기계발서들이 순간적인 동기부여를 주고 식어버리는 것과 달리, 이 책은 빠른 답을 주지는 않지만 스스로 질문하는 힘을 기르게 합니다. 외부의 소음에 반응하기 전에 한 박자 멈추는 습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 선택. 그것들이 쌓이면 삶이 달라진다는 메시지가 매우 공감이 되었습니다.

AI 시대에 인간다움이 무엇인지를 묻는 책들이 많아졌습니다. 이 책에서는 성찰하고, 멈추고, 자기 반응을 선택하는 것. 그것이 기계가 할 수 없는 인간만의 능력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뇌과학으로 스토어철학의 신빙성이 더욱 단단해졌습니다.


천사 전우치 : 뇌과학과 스토아 철학의 만남.

악마 전우치 : 과학이 익숙하지 않은 인문학 독자들에게는 언뜻 용어가 어려울 수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워런 버핏의 서재 - 가장 안전하고 확실하게 부를 이루는 절대 투자 원칙 ㅣ 시대를 이끈 위대한 거장이 사랑한 책들 2
휴먼라이브러리랩 지음 / 앵글북스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버핏과 멍거옹은 이야기합니다. 매일 500페이지씩 책을 읽으라구요. 지식은 복리처럼 쌓인다고 말이죠. 자산이 복리로 쌓이듯이.

버핏이 평생 읽어온 책과 글, 그리고 그 독서 습관이 어떻게 투자 철학으로 이어졌는지를 추적하는 책이라니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읽는 내내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버핏의 투자 감각이 타고난 재능도 있겠지만 축적의 결과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수십 년간 매일 읽고 생각하고 검토하는 과정이 쌓여,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눈이 만들어졌음이 분명합니다. 지속적인 사고 훈련을 통해 그가 만들어졌음을요.

버핏의 투자 원칙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첫째 절대 돈을 잃지 않는 것이다, 둘째는 첫번째 원칙을 절대 잊지 않는 것이다 "입니다. 단기적 수익보다 장기적 안정성과 리스트 관리를 최우선으로 삼는 이 철학은, 빠른 수익을 쫓다가 흔들리는 많은 투자자들과 대비됩니다. 그리고 이 철학이 어디서 왔는지를 책은 보여줍니다. 수십 년의 독서와 사고 끝에 세워진 원칙이라는 것을요. 존 C. 보글의 인덱스 펀드 철학을 비롯해, 버핏이 실제로 읽고 영향을 받은 책들이 소개되는 대목들은 한 사람의 생각이 어떤 책들과 만나 어떻게 단단해졌는지를 보여주는 지식의 계보 같았습니다. 읽고 나서 버핏이 추천한 책들을 직접 찾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겼습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나는 지금 무엇을 읽고 있는가였습니다. 투자 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이 아니라, 지금 내가 쌓고 있는 지식이 어떤 방향으로 복리가 되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됐습니다. 60권의 책을 소개하기 때문에 단편적인 면은 있습니다.

책을 읽고 싶은데 읽고 싶은 것을 고르지 못하겠다면 이 안에서 골라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천사 전우치 : 버핏이 큰 영향을 받은 책들을 알 수 있는 기회.

악마 전우치 : 60권이나 되는 책들을 소개하다 보니 1권도 4페이지 내외로 단편적으로 소개될 수 밖에 없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다정함의 배신 - 은밀하고 정교하게 숨겨온 인간 본성의 비밀
조너선 R. 굿먼 지음, 박지혜 옮김 / 다산초당 / 202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제가 오랫동안 믿어온 것들을 정면으로 반박해 버렸습니다. 인간의 다정함은 본능적인 선의가 아니라, 사회적 자본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는 것이라고 말이죠. 철학, 생명윤리, 진화학을 가로지르는 저자의 분석은 그 불편한 주장을 꽤 탄탄하게 뒷받침합니다. 설득당하고 싶지 않았는데 자꾸 설득이 되어가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인간은 협력하고 연대하는 존재라고 배워왔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그 협력의 이면을 들여다보며 이야기합니다. 인간이 서로에게 다정해진 것은, 생존과 자원 선점을 위해 상대를 내 편으로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라는 것. 착취와 기만이 협력의 언어로 포장된 것이라고 말합니다. 솔직히 완전히 동의하기는 어렵지만, 완전히 부정하기도 어려운 지점이 이 책의 묘한 힘입니다.

책의 중반을 넘어서면 저자의 시선은 개인에서 사회로 확장합니다. 불평등, 신뢰 붕괴, 정치적 양극화. 우리가 시대의 문제라고 부르는 것들이 사실은 인간 본성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분석은, 약간은 뻔하게 들렸습니다. 그런데 저자가 그것을 다정함이라는 렌즈로 들여다보는 방식은 꽤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직장에서의 호의, 관계 속의 배려, 공동체의 연대. 그것들이 모두 순수한 선의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그 안에 전략적 계산이 섞여 있는지.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경계가 생각보다 훨씬 흐릿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흐릿함이 불쾌하게 느껴졌는데, 아마 저 자신도 그 경계선 어딘가에 서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책의 마지막에서 저자가 던지는 메시지는 예상 밖으로 역설적이었습니다. 다정함의 배신을 인식하는 순간, 우리는 오히려 더 투명하고 진실된 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환상을 걷어내고 인간 본성을 냉정하게 바라볼 때, 진짜 협력의 가능성이 시작된다고 말합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한동안 주변 관계들을 다른 눈으로 보게 됐습니다. 불신하게 된 게 아니라, 조금 더 맑은 눈으로 보게 된 느낌이었달까요. 다정함을 무조건 좋은 것으로 받아들이는 대신, 그 안에서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려는 의식이 생긴 것. 그것이 이 책에서 배운 인사이트랄까요. 인간 본성을 너무 어둡게만 본다는 반론도 충분히 가능한 책이지만, 그 불편함을 기꺼이 마주할 준비가 된 분이라면 저와 같은 감정을 느끼실 겁니다.

누군가 갑자기 친절하게 대할 때, 잠깐 이상한 느낌이 들었던 적 있으신가요. 뭔가 원하는 게 있는 건 아닐까, 이 친절이 진짜인가 아닌가 하는 찜찜함. 그 감각을 느끼고 나서 스스로 너무 삐딱하게 세상을 보는 건 아닐까 자책하신 적이 있나요? 당신의 직감이 틀리지 않았을 수 있다고, 냉정하게 이 책은 말해줍니다.


천사 전우치 : 다정함이라는 긍정의 단어를 해부하며 인간 본성의 이면을 드러내는 시각이, 불편하면서도 세상을 더 정확하게 읽는 눈을 열어줌.

악마 전우치 : 도발적인 주장의 날이 워낙 서 있다 보니, 인간의 선의와 진정한 협력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상대적으로 얇게 다뤄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혐오사회 - 증오는 어떻게 전염되고 확산되는가, 10주년 기념 개정판
카롤린 엠케 지음, 정지인 옮김 / 다산초당 / 202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독일의 저널리스트이자 철학자인 저자가 이 책에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혐오를 개인의 나쁜 감정으로 보는 시각을 걷어내는 것입니다. 혐오는 특정한 사람이 특별히 사악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사회적 구조와 권력 관계 속에서 증폭되고 확산되는 현상이라고 말합니다.

저자는 혐오가 작동하는 방식을 세 단계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특정 집단을 '우리'와 다른 '그들'로 규정하는 낙인, 그 집단을 인간으로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폭력을 정당화하는 비인간화, 그리고 방관과 무관심으로 혐오를 강화하는 침묵의 동조. 이 세 단계는 역사 속 극단적 사례에서만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오늘 내가 스크롤하며 지나친 댓글 창 안에서도, 다르지 않은 논리가 작동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제가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혐오하는 자는 흔들림 없는 확신을 필요로 한다는 분석이었습니다. 증오는 불안에서 비롯되지만, 그것이 폭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자기 정당화의 언어가 필요합니다. 저 집단은 위험하다, 저들은 우리와 다르다, 저들은 그럴 만하다. 그 확신이 쌓일수록 양심의 브레이크는 약해지고 말죠.

읽으면서 자꾸 지금 이 시대의 풍경이 겹쳐 보였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특정 집단을 향해 쏟아지는 말들, 정치 담론 속에서 누군가를 배제하는 언어들. 그것들이 단순한 의견 표현이 아니라, 저작k 말하는 혐오의 구조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는 사실이 선명하게 다가왔습니다.

책의 마지막에서 저자가 건네는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무거웠습니다. 방관은 곧 동조라는 것. 혐오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 좋은 사람이기만 해서는 충분하지 않다고요. 혐오의 언어가 일상으로 스며드는 순간마다,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

책을 덮고 나서 한동안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나는 얼마나 자주 침묵했는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피곤하다는 이유로, 어차피 달라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냥 지나쳤던 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철학적이고 학술적인 서술이 많아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이 혐오를 마주하는 저의 태도를 돌아보게 해 주었습니다.


천사 전우치 : 혐오를 개인의 감정이 아닌 사회적 구조의 산물로 해부하며, 방관이 어떻게 혐오를 키우는지를 냉정하고 설득력 있게 보여줌.

악마 전우치 : 철학적 논의와 학술적 서술이 많아, 가볍게 시작했다가 어느 챕터에서 속도가 뚝 떨어지는 구간을 만날 수 있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암세포의 진화 - 진화가 알려 주는 암 극복의 새로운 아이디어
아테나 액티피스 지음, 김정은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 책이 흥미로웠던 점은 저자가 암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전제를 바꾸기 때문이었습니다. 암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불청객이 아니라는 말에 놀랐습니다. 다세포 생명체가 지구에 등장한 순간부터, 암은 이미 그 안에 내재되었다구요. 세포들이 협력해 생존과 번식을 도모하는 복잡한 시스템 안에서, 협력의 규칙을 깨고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얌체 세포'가 나타납니다. 저자는 그것이 바로 암세포라고 말합니다. 나쁜 세포가 갑자기 생겨난 게 아니라, 생명의 구조 자체가 그 가능성을 품고 있다는 것. 이 관점이 처음엔 낯설게 느껴졌지만, 읽을수록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암을 이해하려면, 이것이 왜 존재할 수밖에 없는지부터 알아야 한다는 것을.

책의 가장 도발적인 주장은 바로 암을 완전히 없애려는 시도가 오히려 암을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강력한 치료로 대부분의 암세포를 죽이고 나면, 살아남은 세포들은 더 강한 저항성을 갖고 돌아옵니다. 진화의 논리가 암에도 그대로 작동하는 겁니다. 저자가 제안하는 것은 암세포가 진화하는 방향을 우리가 직접 조절하는 접근법입니다. 암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암이 인간에게 덜 해로운 방향으로 진화하도록 유도하는 것. 뭔가 다소 낯설고 심지어 위험하게 들렸습니다. 하지만 기존 치료법이 재발과 내성의 벽 앞에서 얼마나 자주 좌절해왔는지를 생각하면, 이 발상이 무모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현실적인 대안이 아닐까도 생각되었습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 생각했습니다. 암이 마냥 두려운 것은 아니구나. 오히려 모르기 때문에 두려웠던 것구나. 암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온 존재이며,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어쩌면 처음부터 불가능한 목표였을지도 모르겠구나. 그렇다면 저자의 말처럼 이해하고, 관리하고, 공존하는 방식을 고민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전략이 아닐까 하구요.


천사 전우치 : 암을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이해의 대상으로 바라보게 하는 진화적 관점.

악마 전우치 : 실제 임상에서 이 접근법이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더 구체적으로 보여줬다면 설득력이 한층 단단해졌을 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