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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돈을 쓸수록 부자가 되는가 - 사람, 부, 행운이 따르는 부자들의 돈 사용법
다쓰가와 겐고 지음, 박수남 옮김 / 유노북스 / 2025년 12월
평점 :
<리앤프리를 통해 유노북스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다쓰가와 겐고의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저는 스스로를 꽤 알뜰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마트 전단지를 꼼꼼히 체크하고, 할인 행사가 있는 날이면 시간을 내서라도 찾아갔습니다. 커피 한 잔도 아까워 집에서 만들어 마시고, 점심값을 아끼려고 도시락을 싸 다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통장 잔고는 늘 비슷했습니다. 열심히 아끼는데 왜 돈이 모이지 않는 걸까?
이 책의 첫 장을 펼치는 순간, 저는 제목부터 강한 거부감을 느꼈습니다. '돈을 쓸수록 부자가 된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몇 페이지를 읽어 내려가며, 제 가슴이 뜨끔했습니다. 저자가 지적하는 '가난한 사람들의 소비 패턴'이 바로 저의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부분은 '할인 행사에 가지 않는다'는 부자들의 습관이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할인 행사장을 누비며 뿌듯해했는데, 책을 읽고 나니 제가 얼마나 많은 '필요 없는 물건'을 샀는지 깨달았습니다. 지난 주말, 용기를 내어 집 안 구석구석을 뒤져봤습니다. 50% 할인에 샀지만 한 번도 입지 않은 옷, 1+1 행사에 샀다가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들, "나중에 쓸 일이 있겠지" 하며 산 각종 생활용품들이 쌓여 있었습니다. 정가로 계산하면 수십만 원어치였지만, 실제로는 쓰레기나 다름없었습니다.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저는 실제 절약을 한 것이 아니라 낭비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자가 강조하는 "어디에 돈을 쓰느냐가 당신의 부를 결정한다"는 말은 제 소비 습관을 180도 바꿔놓았습니다. 책을 읽은 다음 주, 저는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결정을 내렸습니다. 오랫동안 미뤄왔던 직무 관련 자격증 교육 과정에 등록한 것입니다. 카드 결제 버튼을 누르는 순간, 손이 떨렸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배운 대로, 이것은 지출이 아니라 투자라고 스스로를 설득했습니다.
현재 그 결정은 제 인생을 관점을 많이 바꿔놓았습니다. 자격증 공부를 하며 이 자격증을 획득하면 더 좋은 조건으로 다른 곳에 이직하거나 연봉협상에 더 유리할 것이라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교육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네트워크가 지금도 저에게 큰 자산이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만약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저는 아마 여전히 마트 전단지를 들여다보며 몇백 원을 아끼려 고민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저자가 제시하는 '평생 쓸 수 있는 돈의 총량을 계산하라'는 조언도 제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제 평생 소득을 계산해보니, 생각보다 많은 금액이었습니다. 문제는 제가 그 금액을 어디에 쓸지 계획이 전혀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후 저는 매달 제 소득을 세 가지로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생활비, 저축, 그리고 '미래를 위한 투자'. 이 마지막 항목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자기계발 서적, 온라인 강의, 건강 관리, 좋은 사람들과의 식사. 이런 것들에 돈을 쓰기 시작하면서, 제 삶이 실제로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쉽지 않았습니다. 오랜세월 몸에 밴 절약 습관을 바꾸는 것은 고통스러웠습니다. 양질의 책을 살 때도, 운동 수업에 등록할 때도, 제 안의 '아까운' 마음과 싸워야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확실히 느꼈습니다. 제가 쓴 돈이 제게 돌아오고 있다는 것을요. 건강해진 몸, 넓어진 시야, 깊어진 인간관계, 그리고 늘어난 소득. 이 모든 것이 '전략적 소비'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책에서 특히 공감했던 부분은 부자들이 가격보다 가치에 집중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저는 예전에 5천 원짜리 저렴한 운동화를 사서 한 달 만에 버린 적이 있습니다. 반면, 최근에는 15만 원짜리 좋은 운동화를 샀는데 2년째 멀쩡히 신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어느 쪽이 더 경제적일까요? 이제는 무조건 싼 것보다, 오래 쓸 수 있고 진짜 가치 있는 것에 돈을 쓰려고 노력합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책에 나오는 사례들이 대부분 일본의 부자들 이야기라, 한국의 상황과는 조금 다르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 특유의 소비 문화나 경제 시스템이 한국과 다른 점들은 독자가 스스로 해석하고 적용해야 했습니다. 한국 독자를 위한 구체적인 사례나 적용 방법이 추가되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가장 크게 변한 것은 제 돈에 대한 태도입니다. 이제 저는 돈을 쓸 때마다 "이 소비가 나를 성장시킬까?"라고 묻습니다. 그 질문에 "예"라고 답할 수 있을 때만 지갑을 엽니다. 그 결과, 통장 잔고도 늘었지만, 무엇보다 제 삶의 질이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제목에서 느껴지던 역설이, 이제는 전혀 이상하게 들리지 않습니다.
천사 전우치 : 부자들의 실제 소비 습관을 통해 돈을 쓰는 방식의 중요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악마 전우치 : 일본 사례 중심이라 한국 독자에게는 문화적 맥락에서 다소 거리감이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