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글쓰기 - AI와 일하는 직장인을 위한
송숙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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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송숙희 작가의 <AI와 일하는 직장인을 위한 최소한의 글쓰기>를 펼치는 순간, 첫 문장부터 가슴을 찌르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당신의 일자리를 빼앗는 건 AI가 아니라 AI도 못 알아듣는 부실한 글쓰기다"라는 말은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현재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저에게 던져진 냉정한 현실이었습니다.

ChatGPT가 보고서를 대신 써주고, 이메일 초안을 만들어주는 시대에 살면서도, 저는 여전히 업무 글쓰기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 책을 읽으며 그 답을 찾았습니다. 문제는 AI가 아니라, AI에게 무엇을 시킬지조차 명확하게 정리하지 못하는 저의 글쓰기 능력이었습니다. 저자는 이 점을 정확히 짚어냅니다. AI는 도구일 뿐, 글의 목적과 방향을 설정하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책에서 제시하는 ISO 표준 기반의 4단계 글쓰기 코드는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맞춤화, 구조화, 명확화, 실행화라는 네 단계는 복잡해 보이지만, 실제로 적용해보니 놀라울 정도로 간단하고 효과적이었습니다. 특히 '누구에게, 무엇을, 왜'를 먼저 정하는 맞춤화 단계는 그동안 제가 얼마나 목적 없이 글을 써왔는지를 깨닫게 했습니다. 상사에게 보내는 보고서와 동료에게 보내는 메일의 톤이 달라야 하는 건 당연한데, 저는 그냥 습관적으로 비슷한 문장을 반복해왔던 것입니다.

저자가 강조하는 "디지털 대전환 이후 일의 중심은 말에서 글로 옮겨갔다"는 지적도 깊이 공감되었습니다. 재택근무와 메신저 소통이 일상화되면서, 저는 하루에도 수십 통의 메시지를 주고받습니다. 그런데 이 짧은 메시지들이 얼마나 명확한지, 상대방이 제 의도를 제대로 이해했는지는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이 책은 그런 불안감을 해소해주었습니다. 불필요한 표현을 제거하고, 핵심만 전달하는 법을 배우면서, 제 메시지가 훨씬 명확해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이 좋았던 건, 이론이 아니라 실전에 집중한다는 점입니다. 보고서, 기획안, 이메일, 메신저 대화 등 직장인이 매일 마주하는 글쓰기 상황을 구체적으로 다룹니다. 단순히 "이렇게 쓰세요"가 아니라, "왜 이렇게 써야 하는지", "이렇게 쓰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에, 읽는 동안 계속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특히 불필요한 수식어를 제거하고 문장을 간결하게 만드는 연습은, 당장 내일 출근해서 바로 적용할 수 있을 만큼 실용적이었습니다.

AI 시대에 글쓰기가 더 중요해진다는 역설적인 상황을, 이 책은 명쾌하게 설명해냅니다. AI가 문장을 만들어줄 수는 있지만, 글의 방향을 잡고 핵심을 전달하는 건 결국 사람의 몫입니다. 그리고 그 능력이 있는 사람이 AI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글쓰기는 더 이상 '국어 시간에 배운 것'이 아니라,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생존 기술이라는 걸 절감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책에서 다루는 사례들이 대부분 사무직 중심이다 보니,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등 다른 분야의 직장인들에게는 조금 거리감이 느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창의적인 글쓰기나 마케팅 카피 같은 영역으로까지 확장되었다면 더 풍성한 책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천사 전우치 : AI 시대, 오히려 글쓰기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 4X4 = 16

악마 전우치 : 무슨무슨 공식이 너무 많다.그리고 다양한 산업군이나 창의적 글쓰기에 대한 확장성이 다소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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