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잘 쓰는 기술
바버라 애버크롬비 지음, 이민주 옮김 / 브리즈(토네이도)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이번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글쓰기와 책쓰기에 대한 내용이 매우 재미있다는 사실을 문뜩 느끼게 되었습니다. 본문에서 전해주는 지식 때문이 아니라, 작가들의 이야기 서술 때문이었습니다. 글을 잘 쓰게 하려고 가르치는 사람들이니, 얼마나 읽기 편하고 알기 쉽도록 글을 풀어갔을지 짐작이 가시지 않나요? 문장을 읽다보면 입에 착 달라붙는 감칠맛이 느껴지곤 합니다. 전달하려는 전문적 지식을 에워싸고 있던 저자들의 개인적 이야기가 자꾸만 가슴을 스다듬었습니다. 바바라 애버크롬비의 '글 잘 쓰는 기술'도 그런 매력이 있습니다.

 

여러가지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이 나는 것은 '생각을 털어놓지 말고 알아가라'는 조언입니다. 처음 시작이 어렵지 한 번 문장을 꺼내어 가다보면 단어들은 스스로 나타나는 듯 보입니다. 무언가 말하기 위해 쓰려고 했는데, 한참 적어가다보니 전혀 모르던 내용들이 스스로 나타납니다. 왜 그런 문장을 쓸 수 있었는지 놀라게됩니다. 아주 잘 썻다는 의미가 아니라 자신도 모르던 생각이 무의식에서 드러나는 경우를 말합니다. 그런 순간이 바로 글쓰기의 매력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총 42개의 작은 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매 장의 뒤에는 글쓰기 전략이란 이름으로 핵심적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총 41개의 글쓰기 전략이 있고 마지막 장에는 없습니다. 마지막 장에서 '글쓰기에 대한 모든 것'이란 이름으로 중요한 내용을 요약하고 있습니다. 41개 에세이와 전략을 총정리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요약을 다시 간추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책을 일고 글을 쓰면서 배운다.

2. 머리 속에 생각하는 것은 의미 없고 일단 적어야 시작된다.

3. 집필과 수정은 동시에 못한다. 초고를 쓰고 비판하여 수정한다.

4. 정직하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5. 작가 여부는 상관없다. 매일 꾸준히 쓰라.

6. 쓴 글을 읽어봐줄 사람을 잘 골라라. 가족이나 친구는 안좋다. 그들의 인생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 대한 진실을 말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읽기 전에 책을 살피면서 표지, 뒷면, 목차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연히 마지막 장에 정리된 내용을 읽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위의 6번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를 못했습니다. 위에 제가 쓴 문장은 원문에 있는 글을 다시 풀어 쓴 것입니다. 원문에는 약간 문학적으로 표현되어서 저자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었습니다. 다른 본문을 읽다보니 그제야 이해가 되더군요. 앞의 5번 까지는 상당히 기술적인 면에 대한 것입니다. 그와 달리 마지막 6번은 쓰여진 글의 위험성(?)을 말한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쓰다 보면 자신도 모르던 정말로 하고 싶었던 말이 무의식에서 나타나듯이, 우리는 종이 위에 나타난 문자를 통해 사람들의 진실을 알게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에 대해서도 알게 되죠. 아니 대부분은 자신을 더 잘 알게 됩니다. 그런 면에서 이러한 리뷰 종류의 산문이 매우 좋습니다. 감정을 건드리지 않고 생각을 정리하게 되니까요. 반대로 에세이나 시를 쓰는 일은 자신 안의 비밀을 알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주 무서우면서 즐거운 일이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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