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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군주 조조 난세의 능신 제갈량 - 삼국지로드를 따라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걷다
윤태옥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2년 2월
평점 :
가끔씩 즐거움을 주는 책을 만나게 된다. 좋아하는 주제여서 재미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새롭고 신선하고 놀라움을 주는 책이라는 의미이다. "개혁군주 조조 난세의 능신 제갈량"은 특이한 구성과 내용을 가지고 있다. 제목에서 부터 우리가 아는 선입견을 반대로 비틀고 있어서 뭔가 새로운 것을 던지지라는 기대를 갖게한다.
저자는 기존의 삼국지연의에서 관우와 함께 존경받는 제갈량을 낮게 보고, 정사에서 주인공인 조조를 제대로 평가하려고 하고 있다. 이는 최근에 있었던 "조조 강의"라는 중국인 저자의 책과 유사한 관점이다. 이런 관점은 누구나 역사를 살펴보는 사람이라면 느끼게 된다. 국가가 형성되는 것은 이른바 잔머리 만으로는 안되며 조직과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를 해내는 것은 아주 어렵고 굳은 결단과 의지가 필요하다. 이러한 면들을 조조는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누구나 알게된다.
물론 삼국지연의와 같은 선동 목적을 가진 소설류의 보는 사람은 모른다. 많이 알다시피 연의는 후대에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정사를 뒤틀고 조작하고 선동한 책이다. 그런 면에서 문화와 역사를 조작하는 것은 실로 무서운 일이다.

위의 '곤설'이란 글자는 조조의 글씨체로 현재까지 남아있는 것이라 한다. 중국의 국보급 보물이라는데, 조조는 당시에 많은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여주고 있었다. 전쟁과 함께 경제, 문학에서도 기여하고 있다. 위 사진은 아마도 저자가 직접 찍은 듯 보였다. 크게 조조에 대해 살펴보는 1부와 제갈량에 대해 따라가는 2부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서두에서 즐거움을 주는 특이한 책이라 했는데, 바로 역사책과 기행문을 혼합한 형식 때문이다. 역사적 사실들을 따라가며 당시 일들을 살펴보고 있으며, 중국을 여행하며 당시 지역을 직접 가서 살펴보고 있다. 역사책과 여행문을 좋아하는 개인적 취향을 극적으로 만족시켜 주는 책이었다.

각 부마다 맨 앞에는 2개의 석상 사진을 연결하여 보여주고 있다. 왼쪽에는 조조의 조작물인데, 관우가 의형인 유비를 따라 떠날때 부하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아무런 제지도 없이 보내주는 모습이다. 관우도 유비의 부인이 탄 마차를 뒤에 두고 인사하고 있으며, 조조는 부하들을 뒤에 두고 인사하고 있다. 그 사진에서 조조의 모습만 가져왔다.
그리고 오른편에는 위에서 보여주는 제갈량의 출진하는 모습의 조작상을 넣었다. 이렇게 다른 두 개의 사진을 한데 모아서 비교하려는 조조와 제갈량을 같이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길게 편집된 사진을 길게 설명한 이유는 바로 이 책 전체의 구성 의도와 내용을 대표하기 때문이다.
제갈량이 유비에게 임관한 시기에는 그다지 전설적이지 않았다. 삼고초려로 마치 그가 오면 다 되는 것처럼 느끼게 하지만, 실제 적벽에서 그의 역할은 제한적이었다. 이후에도 유비가 죽기 전까지 제한된 역량과 권한을 보여준다. 이것이 삼국지연의와 다른 정사의 의견이며 앞에서 말한 다른 책의 중국인 저자의 의견이기도 하다.
또한 북벌을 단행할때도 많은 경우에 그리 성과가 있지 않았다. 이는 촉나라의 경제적 인구적 한계에 따른 것이다. 또한 인재들도 부족하여 제갈량이 과로사할만큼 상황이 좋지 않았다. 이것이 명확한 역사의 진실이며, 조작하고 선동하는 소설책과 다른 내용이다. 물론 제갈량이 못한 사람이었다는 말은 아니나 개인이 국가의 운명 자체를 바꿀만큼 녹록하지 않은 것이 역사의 현실이자 진실이라는 의미이다.
저자는 부제로서 "삼국지로드를 따라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걷다"라고 했다. 책을 읽으며 나는 역사와 소설의 여행지를 저자와 같이 돌아다니며 즐거운 시간이 보냈다. 행복한 책읽기란 이런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