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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왜 인정받고 싶어하나 ㅣ 살림지식총서 159
이정은 지음 / 살림 / 2005년 1월
평점 :
심리학 책인줄 알았는데 읽어보니 철학 책이었다. 인간의 근본을 탐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람은 왜 인정받고 싶어하나"에서는 "인정투쟁"이란 개념을 근본에 깔고 있다고 보인다. 독립적 자유인으로 살기 위해 각자는 노력하기에 사회발전도 있고 문제도 발생한다고 한다.
여러 내용중에서 '강요된 보편성'이 기억에 남는다. 저자는 거창한 사회 불합리를 예로 들었지만 별로 와닿지 않았다. 그런건 책상에서 써내려간 공상으로 변한지 오래다. 지금 인터넷 세상에선 오히려 소셜네트워크, 클라우드, 인터넷 미디어에 대해 고민했어야 하지 않을까? 실제 여론과 전혀 다른 것을 대중에게 지속적으로 반복함으로써 여론을 조작함을 선전선동이라 하지 않는가. 북한의 수천명의 사이버부대와 남한 내에 이에 동조하여 동시에 댓글다는 '강요된 보편성'을 사전억제하여야 한다.
'대등욕구, 우월욕구, 지배욕구'에 대한 내용도 재미있게 읽었다. 참 글을 이해하기 쉽게 잘 쓴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예로 든 부분은 논리가 엉망이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대등욕구로 설명하는 저자가 이론을 넘어 실제적 분야로 가면 우월적 판단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서 A가 문제라고 단정하는 순간 저자 역시 하나의 절대주관 아래에서 우월적 판단의 단계로 들어가는 모순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면 이런 철학 이론은 이론만으로 전개할 때 유용하고 실제 사회문제로 들어가면 자기모순에 빠지는 것인가? 저자가 해결책으로 서술한 것들은 비현실적이고 매우 주관적이다. 그렇다면 이런 상대론적 논리는 근본적으로 절대적 기준을 가지고 상대를 비교할수 밖에 없는 것인가? 절대적 기준과 우위가 없다는 주장은 상대적 기준이 아니라 주과적, 절대적 판단일 뿐이다. 절대적 명제가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비교우위에서 나온 결론은 무의미한 공허에 도착하겠다.
책의 문장은 언뜻보면 특별한 단어가 아닌듯 보이면서도, 잘 살펴보면 상당히 어려운 단어들로 구성되어있다. 원어의 어려운 말을 이해하기 쉽게 하기위해 한자어도 많다. 아무튼 철학적 사고를 전개하고 있기에 내용이 쉽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책이다. 그럼에도 집중해서 읽으면 이해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도록 쉽게 쓰여져있다.
헤겔을 전공한 저자는 자신의 전공분야를 근간으로 사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어쩌면 헤겔의 철학을 설명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저자는 당연히 맞는 이야기를 한다는 식으로 논리전개를 하고 있는데, 그 논리의 기초가 맞는지 의문이 자주 들었다. 동의하기 어려운 곳도 점핑을 크게 하는 부분도 많았다. 어디가 이상하냐 누가 묻는다면 대답할 능력이 없지만, 세상의 여러 철학이 완전한 것이 있었던가 되묻고 싶다.
특히 이론이 아닌 예로 든 부분은 책 전체 구성과 동떨어진 자신만의 주과적 논리 전개였다. 국제관계 부분은 그냥 일차적 민족주의의 남용이었다. 그게 사람들에게 먹히기 쉽겠지만 참으로 허망했다. 철학책도 아니었다. 저자의 마지막 문장처럼 원래 답도 없는 문제이기에 개인의 성찰로만 남겼으면 좋았을 것이라 아쉬운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