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어거스틴의 고백록 - 개정완역판
성 어거스틴 지음, 선한용 옮김 / 대한기독교서회 / 200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기독교 고전으로 자신있게 말할 책은 천로역정과 성어거스틴의 고백록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름이 '아우렐리우스 아우구스티누스'이며 영어식으로 어거스틴이라 불리는 저자는 서방교회의 4대 교부로 잘 알려져있다. 특히 젊은 시절의 생활을 청산하고 회심하여 기독교 신학자로 크게 쓰임 받았다. 이 책은 그의 삶을 고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읽다보니 먼저 읽었던 쉐퍼의 설명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았다. 어쩌면 칼빈과 함께 기독교 교리의 최종적 정리자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의 은총을 강조한 구원은 그의 경험이기도 하며,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성경에 대한 이성적 연구에 의한 합리적 결론이겠다. 기독교의 핵심 선지자는 모세, 사무엘, 에스라, 바울, 어거스틴, 칼빈으로 이어진다고 생각된다.


전체 책은 총 1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의 인생에 대한 회고록, 자서전적인 내용을 담은 부분은 9장 까지이다. 그래서 많은 번역본은 여기까지만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감리교 목사인 선한용에 의해 번역된 이 책은 전체 내용을 다 담고 있다. 감리교 기반의 번역 용어가 나옴을 미리 이해하고 읽어야한다. 번역자의 다른 책 품질과 고백록 전체가 다 포함되었다는 사실도 고려하여 이 번역본을 골랐다.


앞에서 말한 9장 까지가 과거에 대한 부분이라면, 10장은 현재, 11~13장은 미래에 대한 내용이라고 한다. 10장 이후는 교리적, 신학적 내용이 많다고 보면된다. 10장에서 우리의 인생과 마음과 생각에 대해 논했다면, 그후는 창조세계를 분석하고 있다. 아마도 앞으로 오게될 새하늘과 새땅에 대한 비전을 여기서 부터 찾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9권까지에서는 아무래도 7권의 지적 회심과 8권의 마음의 회심이 가장 핵심이 아닐까. 또한 전체 내용의 핵심이기도 하겠다. 그동안 8권에 나오는 무화과나무 밑에서의 신비적 체험에 의한 마음의 회심이 가장 중요한 줄 알았었다. 전해들은 것과 다르게 직접 읽어보니 7권의 지적 회심이 먼저이며 마찬가지로 중요했다. 설교자들이나 이야기꺼리로 신비적 체험만큼 재미있지 않을지 모르나 인간의 근본적 특성인 이성적 접근이 빠지면 안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7권의 16장에서 '악이란 실체가 아니고 의지의 왜곡이다'라는 말이 나온다. 이분법적 선악의 개념은 기독교가 아니다. 기독교 변증에 나오는 많은 질문은 답해질 수 있다. 물론 세상의 모든 비밀을 인간이 알 수는 없으나, 무조건적 믿음이란 답변만으로 해결하라고 한다면 참으로 애매한 말이다. 최종적으로야 완전한 믿음과 하나님을 의지하도록 해야 하겠으나 초심자에겐 기독교에 대한 이성적 설명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를 다루었다는 10권 '기억의 신비'에서는 인간이 어떤지 깊게 사고하고 있다. 특히 기억에 남는 내용은 28장의 '시련의 연속인 인생의 삶'에 나오는 내용이다. 먼저 그는 서두에서 인생의 근본에 대해 말하고 있다.
"나의 전존재가 당신에게 온전히 의존하게 될 때는 나에게 더 이상 슬픔과 괴로움이 없을 것입니다."
우리 인생의 근원적 방법론은 천국과 하나님께 소망을 두는 것이다. 이로부터 모든 생활에서 전적으로 의지하고 의뢰하고 의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기도해야한다.


마지막 문장에서 저자는 지혜를 전하고 있다.
"이 세상에서는 번영할 때에도 우리에게 계속 두 가지 저주가 따르게 되오니 그것은 곧 역경에 대한 두려움이요, 왜곡된 즐거움입니다."
"이 세상의 역경에서 세 가지의 저주가 따르오니 그것은 번영을 바라는 욕심이요, 역경에서 받는 쓰라림이며, 그 역경을 견디어 내는 인내력이 무너질까 두려워함입니다."


세상의 즐거움과 괴로움을 보면 돈(money)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많은 돈에 대한 좋은 책에서 공동적으로 알 수 있는 돈의 속성은 두려움과 욕심이다. 강조해서는 공포심과 탐욕이라고도 말한다. 우리 인간의 인생에서 두려움과 욕심이 따름을 경계하고 있다. 또한 왜곡된 즐거움과 쓰라림과 약한 인내력을 추가로 알려주고 있다. 이것들을 인간 스스로는 이겨낼 수 없다.


바로 이어지는 30장에서 39장까지 요한1서에 나오며 이 책의 초반부에서도 짧게 다룬 세가지 인간의 어려움을 말하고 있다. 바로 "육신의 적용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이다. 이것들을 자신의 힘과 능력으로만 이기겠다면 그것이야 말로 헛된 욕망이자 기만이다. 오직 나의 전존재가 주께 온전히 의존해야 한다.



마지막 부분 조금은 내용이 어렵다. 그리고 굳이 읽으려 안해도 되겠다 생각된다. 조금은 과학적 철학 전개를 하려고 한다고 생각되었다. 아무래도 5세기 사람이다보니 과거와 현재를 다룬 부분은 지금 우리와 다를바 없는데, 미래의 있을 인간의 안식을 다룬 부분은 많이 애매했다. 신학적 내용을 다룬 부분이 아니라 당시 사람들의 토의 내용들이 나오는데 나에겐 현실감이 없고 재미가 없었다. 그런 면에서 창세기에 대한 은유적 해석을 한 13장이 현실적이며 읽기 좋았다. 일반적 설교라 보면 되겠다.


11권은 시간, 12권은 무로부터의 창조를 다루는데 중요한 내용을 골라보면 다음과 같다. 11권에서 '하나님은 시간을 창조하신 분이며 시간을 초월해 계시다'라고 한다. 또한 12권에서 '하나님은 무와 왜곡된 인간의 의지를 창조하지 않으셨다'라고 한다. 앞에서 내가 이 두권에 평한 것과 다르게 매우 귀한 문장이 아닐 수 없다. 시간과 물질에 대해 이성적 사고를 하여 결론을 도출하고 있다.


책의 내용을 정리하며 개인적 느낌도 덧붙였는데, 확실히 매우 좋은 기독교 고전이라 말할 수 있다.아우구스티누스의 삶과 고민과 이성적이며 철학적 생각을 따라갈 수 있어서 좋았다. 참으로 본받을만한 분이라 생각된다. 영원한 안식까지 시간의 한계를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즐거운 독서는 귀한 생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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