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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의 식탁을 탐하다
박은주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상당히 재미있고 독특한 요리와 인물과 역사에 대한 이야기 책이다. 13명의 각 방면의 대가라 할 수 있는 인물들과 그들의 요리에 대한 이야기를 엮었다. 기본적 설명 후에 가상의 위인과 저자가 대화를 하는 형식이다. 기자인 저자가 신문에 기고했던 글을 모은 책인데 그래서인지 위인들과의 취재형식을 빌리고 있다. 대화 속에 당시의 역사와 개인적 일들과 요리에 대해 풀어내고 있다. 쉽게 잘 읽히는 것은 장점이며 상당히 두꺼운 책을 빨리 읽을 수 있게도 해주었다.
무엇을 먹는 일은 일상적이면서 경건하하면서 예술적인 면이 있다. 우리는 식탁에 오르는 요리에 관심을 가지며 다른 사람도 나와 동일한, 동등한 음식을 먹는지 관심을 가지게 된다. 반대로 타인의 음식에 대해서는 같은 사용권한을 갖고자 노력하게 된다. 그렇기에 역사상의 위대한 대가의 식탁을 궁금해하며 그들의 음식을 탐하게 된다. 인간의 생체, 심리, 권력적 본능에 기인한 현상이다.
그런 욕구를 충족시키리라는 기대감으로 책을 집어들었었고 개인적으로 아주 만족한다. 13명의 이야기 중에 레오나르드 다 빈치와 호치민에 대한 챕터가 가장 재미있었다.
레오나르드 다 빈치가 운영하던 식당은 어땟을까. '세 마리 달팽이 식당'이라니 참 재미있다. 식당과 요리에 관한 많은 도구 제작도를 보니 인간적인 면이 오히려 느껴졌다. 삶이란 쉬운 일의 연속이 아니며 거창한 업적의 중첩이 아니었다. 사소한 어려움을 체히며 하루하루를 견디는 시간의 연속이란 사실이 레오나르드 다 빈치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어 안도가 되었다.
호치민이 전설의 요리제왕 '오뤼스트 에스코피에'의 밑에서 근무했다는 사실은 묘한 느낌을 준다. 베트남으로 돌아와 보낸 혁명가의 삶과는 매우 다르지만 시기를 기다리며 역량을 키우던 시절이었으리라. 과련 그가 만든 베트남은 훌륭한가. 이제는 실패한 공산주의를 기반으로 프랑스, 미국, 중국과의 기나긴 전쟁을 이겼지만 이후의 국가는 공산주의로 20년의 시간을 읽은 것은 분명하다. 도이모이 정책 이후 살아나는 베트남은 공산주의와 무관하며 사실상 과두제 정치체계일 뿐이다. 모순이 한계점을 넘으면 민주주의로 바뀔 수 밖에 없다. 이는 이미 자본주의를 기본 이념으로 운영하는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금은 독점된 권력인 공산당 간부들의 부정부태만 커지고 숨겨지고 있을 것이다. 인간사는 다른 바 없다. 감추면 결국엔 더 튀어나오고 두드러질 뿐이다.
저자는 "선생 말처럼 독립만 하면 뭐합니까. 사람들은 배가 고파 괴로워했습니다. 교육은 상상도 못했고요"라고 호치민의 고집과 자존심을 위해 죽어간 사람들에 대해 말한다. 또한 "그러나 의도가 좋았다고 해서 그 모든 과오마저 인정해야 하는 걸까요. 선생의 교조주의적 태도가 당혹스럽네요"라고 꼬집고 있다. 이어진 대화에서 "저자: 선생님. 선생님. / 호치민: ......"으로 마무리 하고 있다. 호치민이 자신의 부끄러움을 알고 말문을 닫을지 아니면 선동적 최면적 교조주의적 좌파의 입장을 고함치며 고수할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프랑스와의 전쟁 후의 베트남은 이미 독립국이었으며, 미국과의 해방전쟁이란 명분으로 기나긴 내전의 고통을 겪게 만든 것은 공산주의의 비뚫어진 고집이 분명함을 알 수 있었다. 어차피 미국 후에 중국과도 피흘리며 싸우고, 전쟁에 이긴 후에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소련군을 주재시키지 않았던가. 공산주의가 종식된 지금 사회주의 혁명이란 인민들을 착취하며 권력을 독점하기 위한 수단일 뿐임이 명확하지 않은가.
우리는 보고있다. 지금도 반정부 활동을 하면서도 권력과 부귀영화를 누리다가, 대한민국이 북한에 의해 망해서 공산주의 국가가 되어도 여전히 권력을 가질 사람들을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