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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주의는 반역이다 - 신화와 허무의 민족주의 담론을 넘어서
임지현 지음 / 소나무 / 1999년 3월
평점 :
절판
좌파 역사학자인 저자가 쓴 이 책을 통해 지금 현재의 사회주의 좌파의 잘못된 민족주의에 대해 알 수 있었다. 기댈 곳이 남지 않은 자들이 마지막 보루마냥 모든 일에 민족의 이름을 들먹이는 사실을 어떻게 볼것인가? 한민족이란 이름으로 모든 불의가 용서될 수 없다. '우리 민족끼리'라는 구호를 가지고 우리에게 미국은 외국이라 나쁘고 북한과는 잘 될 수 있다고 속삭인다. 하지만 북조선의 전제정권과 대한민국에 기생하는 반역자에게 민족의 이름으로 면죄부를 줄 수 없는 이유를 "민족주의는 반역이다"를 읽으며 알 수 있었다.
서론에서 저자는 '민족주의는 기본적으로 2차적 이데올로기'이기에 다른 이념과 결합을 한다고 설명한다. 프랑스 혁명 후 발생한 민족주의가 다양하게 변하며 여러 이념에 종속되었으며, '집단적 충성심이라는 자연감정인 애국주의와 구분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즉 민족주의가 사회주의 좌파 이념의 구호로 유용히 사용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또한 집단적 충성심을 민족이란 이름으로 변질하여 선동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저자의 말처럼 "민족주의를 역사현상으로 대상화하기 위해서는 지연과 혈연에 기초한 자연감정의 발로인 애국주의나 원초적 집단감정과는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저자는 민족주의를 두 가지 개념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민족을 근대화의 부산물로 간주하는 도구론"과 "민족의 영속적 성격을 강조하는 원초론"이 있으며 우리는 민족주의를 이 둘이 어느 중간지점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아래의 본문 사진에서 보듯이 국가민족과 문화민족의 두 가지 개념을 말한다.
주관주의적 국가민족이란 개념은 민족 공동체에 자신을 넣으려는 주관적 의지가 민족을 만든다는 의미이다. 우리나라는 사실 단일민족이라기 보라 많은 민족이 섞여있다. 이들이 오랜기간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국가를 이루어 민족이 되었다는 의미이다.
이에 반해 객관주의적 문화민족이란 개념은 공통의 언어, 문화, 종교 등의 객관적 기준으로 민족을 나눈다. 우리가 전세계의 한민족이란 말을 할 때의 의미이고, 북조선이 우리민족끼리를 들먹일 때의 의미이다. 그래서 조선족들이 자신들을 중국인으로 여길 때 우리는 이해하지 못하게된다.
우리나라 민족은 많은 인종의 피가 섞여있다. 기본적으로 셈족이자 우랄알타이어족에 몽골리안인 북방민족을 바탕으로 중국, 인도 등의 남방민족이 섞여있다. 수로부인이 인도에서 온 귀족이었으며, 고구려와 백제는 고조선 유민인 북방철기 민족이다. 백제는 기존 정착민의 뒤를 이어 내려왔으며 신라도 철기 북방민족이 내려와 정착하였다. 가야 역시 철기문화가 북방에서 내려왔다. 따라서 언어가 약간 달랐다고는 하나 그들끼리는 비슷했을 것이다. 근본은 중국의 남방민족이 아닌 북방민족이 근간이었을 테니. (이는 언어로서 쉽게 구분이 가능하다. 어순과 단어가 다르다.)
하지만 삼국시대에 지금과 같은 민족의 개념이 있었을까? "근대 이전의 역사에 민족주의를 적용하는 것은 시대 착오주의라는 셰이퍼의 지적은 타당하다"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당시 유대감은 있었겠지만 프랑스혁명 이후 발생한 민족주의와는 다른 개념이었을 것이다. 당시의 역사를 지금의 기준으로 이해하는 것은 비웃음을 살 일이다. 통일신라의 업적을 비하하는 자들이 중국의 동북공정을 무슨 논리로 막겠는가. 발해는 지배층 위주로 고구려 유민이며 대부분은 말갈족이다. 말갈족이 여진족이며 청이며 중국이란 논리를 문화민족 개념으로 어떻게 막겠는가.
하지만 반대로 국가민족의 개념에서 보면 고구려 유민이 세운 나라는 우리민족의 역사임이 분명하다. 당시 지배층인 고구려 유민은 물론이고 피지배층도 어느 정도는 분명하게 자발적으로 발해라는 국가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국가가 유지되지 못한다. 또한 신라가 고구려와 백제의 유민을 받아 중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고서 하나의 국가를 이루었다는 사실의 중요성을 이해하게 된다. 신라는 삼국일통을 통해 실제적으로 '한민족'의 정체성을 만든 것이다. 현재 우리의 성씨(그리고 실제 종족구성)와 언어는 대부분 신라의 유산이다.
"'민주와 자주'의 관점에서 신라의 삼국 통일을 외세 의존적 축소 통일이라고 폄하할 때, 그것은 민족이 초역사적인 자연적 실재임을 부당 전제한다. 즉 고구려, 백제, 신라는 이미 하나의 동일한 민족적 실체라는 전제가 그러한 평가의 이면에는 깔려있다." 민족은 '하늘에서 떨어진 운명의 피조물'이 아니며 오랜 역사를 통해 계속 변하며 오늘에 이르렀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역사에서 국가와 민족의 개념을 잘못 이해하여 '과잉된 민족 의식'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면 안된다.
이는 지금도 유효한 경계심을 우리에게 요구한다. 저자는 역사서술의 우경화를 걱정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남한의 극우적 재야 사학과 북한의 주체 사상적 역사 서술이 호흡을 같이 한다고 해서 그리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저자의 본래 의도와 달리 책이 나온후 15년이 지나서 정말로 우리가 걱정해야하는 문제는 주체사상과 종북에 의한 <수구좌파>의 반역사적, 반동적인 활동이다. 그들은 대한민국에 대한 반역을 공공연히 말하며 행하고 있다. 하지만 민족의 동일성 만으로 북한의 악행을 허용할 수는 없다. 외국과 상관없이 우리민족끼리 해결하자는 구호의 허구성과 선동성은 명확하다.
지금의 사회주의 좌파의 민족 우선주의의 허구성은 그들이 충성하는 국가가 대한민국이 아닌데 있다. 우리가 동남아와 서양에서 귀화한 사람들을 진정한 '한민족'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근거는 그들이 같은 언어를 익히며 대한민국에 충성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비폭력 침입자가 된다.)
중국이 북한을 방패막이로 버티는 배경에는 현재 만주의 진정한 역사적 주인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만주족은 사라졌고 중국인이 같은 국가였다는 이유로 '점령'했다. 하지만 간도가 조선의 영토였으며 만주족이 한국인과 인종, 언어적으로 가깝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더 고대에는 고구려와 고조선의 영토였으니까.
지금 우리는 남북한의 한민족이 정의롭고 풍요로운 대한민국의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 자유민주주의의 대힌민국을 바로 세우고 통합하는 것이 현시대의 제대로된 민족주의이다. 체제도 억압도 자유도 상관없이 인종의 동일성만을 내세우는 민족주의는 사실 사회주의 이념의 2차적 이데올로기로서 민족주의를 이용하는 속임수일 뿐이다.
<덧붙임>
책의 구성은 11개의 논문의 모음이다. 따라서 책 전체가 하나의 구성체로 독자를 끄는 힘은 약하며, 논문이 근간이기에 재미가 없었다. 맨 앞의 민족주의와 한국사에 대한 논문 2편이 읽을만 했으며, 중간의 7편은 맑스주의(혹은 공산주의)와 동유럽의 민족주의에 대한 것으로 어렵고 재미없고 읽을 가치가 없었다. 마지막 에필로그의 글들은 존재가치가 없어진 사회주의 좌파를 되살리기 위한 헛된 망상의 희망가였다. 그는 아직 옛것을 그리워 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나라 사회주의 좌파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제대로된 사회주의를 하기 위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가 말하고 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는데 그에 대한 대처와 미래에 대한 통찰력은 없다고 생각된다. 인간 행동에 대한 근본적 이해가 부재한 상태에서 이상론적이며 관념적인 이론은 망상이며 과거를 그리워하는 것 뿐이다. 이러한 수구적 생각을 지난 좌파 지식인들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변하거나 신세대 지식인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고 버티기 때문에, 지금의 종북 좌파들이 봉건왕조적 권력에 충성하며 자유민주주의의 대한민국에 대적하게 되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