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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과 음모의 세계사 - 세계사를 미궁에 빠뜨린 35가지 음모와 스캔들
조엘 레비 지음, 서지원 옮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북한과 연계된 비밀스런 공작을 알게 되어 이런 책에 관심이 가게 되었다. "비밀과 음모의 세계사"를 읽으며 이러한 일들의 일반적 배경과 진행과정과 결과에 대해 통찰력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였다. 비밀 결사조직과 음모세력이 역사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겠다고 시작된 책은 그냥 음모론을 다루는 블로그 글 정도의 수준 밖에 되지 못했다.
저자 스스로 서두에서 "이와 같은 주제가 그 동안 비밀로 다루어져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다소 추측이 개입할 여지가 있는 것이 사실이나, 그렇다고 해서 그 사례들을 근거 없는 허구로 치부할 수는 없다"라고 말하고 있다.
말은 그럴 듯 하게 포장하고 있지만 저 문장의 순서를 바꾸고 내재된 의미를 꺼내면 저자의 속내는 명확해진다. "사례들은 허구로 치부할 수도 있다. 추측이 개입하였다."
이런 진실성의 부재는 많은 사례에 대해 설명하면서 '그럴 수도 있다'라고 결론 내리는 경우가 매우 많은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단순히 재미삼아 읽는 음모론이 아닌 제대로된 역사 사실들에 대해서도 별로 공감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결론적으로 역사책이라기 보다 잡지 혹은 가짜 소설 같았다. 저자는 고의적으로 '아니면 말고' 식의 말투로 글을 쓰고 있다고 생각된다. 스포츠 중계방송에서 일부러 자신의 성향을 드러내는 지방방송사나 구단 소속의 중계자처럼 편향적 태도를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또한 전형적 속임수 수법인 '진실 속에 거짓을 섞기'를 하고 있다. 분명한 역사적 사실과 자신의 음모론적 공상을 혼합시키고 있다. 자신도 어디까지 진실이었는지 글을 쓰면서 잊게 되었으리라.
하지만 이런 글쓰기가 이런 내용에 적합할 수 있다. 저자는 음모론이 선전과 선동에 약한 대중의 특성에서 나왔다고 지적한다. 또한 대중은 음모론의 허구성을 밝히는 증거도 믿지 않으면서 스스로 믿으려는 것만 믿으려 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그저 재미삼아 읽는다면 저자의 의도를 충분히 따른다고 생각된다.
후반부로 가면서 역사적 사실 위주로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뒷부분의 내용은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 다만 평범한 역사책으로 바뀌기에 흥미로운 음모론을 찾아 뛰어든 독자에게는 뒷쪽으로 가면서 재미가 적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