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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6 - 정조실록 - 높은 이상과 빼어난 자질, 그러나... ㅣ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6
박시백 지음 / 휴머니스트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도서관에 가면 원래 볼려던 책 보다 더 흥미를 끄는 책들이 있다. 대표적인 종류가 바로 만화책이다. 서가 한면을 차지한 만화 중에서 '조선왕조실록'을 발견하게 되었다. 틈틈이 읽으며 2권 태종까지 나가게 되었다. 그러다 흥미로운 것을 발견했는데 항상 16권이 없었다. 바로 정조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만큼 사람들이 흥미를 느끼는 부분인 듯 싶다. 이에 서가에 보이자마자 대출하여 읽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은 그림체가 매우 매끄럽고 보기 좋다. 뒤의 참고문헌을 보거나 내용을 읽으면서 느끼기에도 저자는 상당히 공부를 많이하고 그리는 듯 싶었다. 내용이 충실하다고 느껴졌다. 전체 20권이기에 너무 내용이 많기는 하지만, 각 임금에 대해 1권으로 끝내기에는 부족한 부분도 있어 보였다. 특정 왕에 대해서는 좀 더 권수를 늘려도 좋지 않았을까. 물론 출판의 문제는 별개도 있어서 힘들겠지만.
이 책 저자도 정조에 대해 마냥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저자도'라고 이야기 한 것은 나 역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역사학자처럼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여 분석한 것은 아니지만, 세계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20년 이상 재위했으면서도 괄목할만한 성과가 없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국가의 발전이나 혁신이 나타나지 못했다. 저자는 놀라운 성과를 낸 세종과는 다른 시기적 배경에 기인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었다.
어쩌면 국가가 세계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을 군주 한명이 바꾸기는 힘들었을지 모른다. 그렇다고 이른바 동학 시민혁명이 바꾸었을거라는 의견에 동의하기 어렵다. 그런 의견은 사회주의 혁명을 사상 배경으로 분석한 결론이리라 생각이 들었다. 영국의 과학, 사상체계, 문화, 산업혁명 등이 동시에 발생하지 않으면 급격히 상승하던 서구의 국력을 따라가기는 힘들다.
청나라와 일본도 따라가지 못하는 국력으로 무엇을 하겠는가. 청나라마저 서양에 장난감처럼 당하지 않았는가. 결국 인적, 지식적 힘을 바탕으로 명치유신 후의 일본이나 신해혁명 후의 중국처럼 빠르게 국가조직을 개선하고 서양문명을 받아들여야 했으리라. 그런 거대한 과제를 군주 한명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과도한 요구라 생각된다.
어찌되었든 우리나라도 중세부터 산업혁명 전까지는 서양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 국력을 갖추고 있었다. (생각 이상으로 일본의 국력이 좋았고, 중국은 최강국 수준이었다. 그리고 반대로 항상 우리나라가 어려웠다고 하는데, 이는 당시의 서양의 국가들도 현재 기준으로 보면 국력이 별로 좋지는 않았다는 말도 된다.) 그러한 인적, 정신적, 지식적 저력이 해방과 토지개혁과 625사변을 거치면서 완전히 새로운 나라로 거듭나게 되었다. 능력있는 지도자를 만나는 행운으로 경제발전과 국력이 세계 강대국 수준으로 올라갔다.
하지만 아직 제도의 정비와 자유통일의 문제가 남아있다. 역사를 보면 체제가 국력을 좌우하는 것을 본다. 북한이 어려운 것은 수구좌파 집권층의 안위를 위해서 공산주의,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국민들도 높은 학구적 성향을 가졌을 것이고, 자유통일 후에는 이들의 힘이 합쳐져 우리나라는 한단계 더 발전하리라 생각된다. 문제는 제대로된 자유 사상과 국가 체계를 갖추는 일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