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대기 문학과지성 시인선 423
류인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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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좋아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한가지는 현대소음에 의한 기술적 이유가 있고, 사회의 다양성의 증가에 의한 취향의 문제가 다른 하나다.


시의 이미지는 너무 약해서 영상에 의해 포화된 감각의 기준선을 넘기 어렵다. 리듬도 노래의 소리에 비하면 존재 자체를 알기 어려워 점점 잊혀지고 있다. 그래서 산문시가 늘어나는 건가. 그러나 이미지를 위주로 리듬과 체감각이 한꺼번에 3차원 영상처럼 몸 안에서 융합될 때, 그 예술적 느낌과 비교할 대상은 없다.


이러한 기술적 어려움 외에 취향의 문제가 있다. 모든 사람들이 같은 장르의 노래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자신에게 맞는 영양분이 있다. 더구나 시인의 경우에는 좀 더 숨겨지는 시의 감각적 특성으로 인해 좀 더 정도가 심하게 된다. 모든 시인을 다 좋아할 수 없다. 그래서 시를 잘 읽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시를 읽으라 하기 전에 자신에게 맞는 시인을 찾으라 하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문제는 어렵고 깊이 있는 종류가 원래 그 독자의 취향임에도 기술적 이유로 즐기지 못하기도 한다. 그래서 시가 아닌 뭔가 그럴듯한 소리의 배열에 끌리기도 한다.)

유인서 시인의 시집을 발견한 것은 인터넷 서점의 미리보기 덕분이었다. 점차 읽을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나의 개인적 취향과 부합된다고 검증된 시인의 작품만을 고르게 된다. '나의 리스트에 기쁘게 새로 넣었다'라는 말로 이 책에 대해 설명하고 싶다.


벌써 나이가 50이 넘은 시인이 이렇게 젊은 시를 쓴다는 것도 놀라웠다. 첫번째 페이지의 '물이 쏟아지는 붉은 컵'에서 시작해 매 작품이 치밀했다. 가끔은 치밀이 넘쳐 과한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어째든 몇몇을 골라보면, '침묵수도원', '신호대기', '표절', '야성', '파랑새' 등이 좋았다. 읽는데 꽤 시간이 걸렸는데, 리뷰를 쓴 후에도 당분간 손에 잡고 있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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