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적막 소리 ㅣ 창비시선 340
문인수 지음 / 창비 / 2012년 1월
평점 :
창비에서 나온 문인수 시인의 여덟번째 시집을 읽었다. "적막 소리"를 표제시로 하여 죽음과 삶의 조용한 단면들을 시인은 말하고 있다. 권혁웅시인은 해설에서 '슬하, 적요, 기미'라는 세가지 단어로 설명해주고 있다. 해석의 측면에서 그럴 수 있겠다 생각이 들었다.
다만 공감의 측면에서 적막과 소요가 합쳐진 적요에서 보듯이 매우 미묘해서 읽기가 쉽지 않았다. 사실 너무 잘 읽혀서 읽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기미'라는 말에서 의미하듯이 읽는 태도와 속도를 요사이 내 독서와는 달리해야 할 듯 싶었다. 나는 요새 여유 시간을 독서에 투자하고 있으니, 읽을 수록 독서 속도가 상승하고 있다. 그런 태도는 이 시집을 읽는데 해악을 끼친다.
이 시집의 표제시 '적막 소리'이다. 위의 '산 증거'가 3부의 맨처음이라면, 이 시는 3부의 가장 마지막이다. 어머니, 아버지 무덤가에 홀로 앉아 적막이 내는 소리를 듣고 있다. 그러고 있으니 '배롱나무꽃 붉게 흐드러져 왈칵' 피는 것을 볼 수 있나 보다. 적막도 산천에 들어 있고, 시인도 산천에 들어 있으니, 산천을 따라서 소리를 내고 싶었을 것이다.
이 시집 자체가 하나의 적막한 소리를 내고 있다. 많은 죽음의 이미지 속에서 '산 증거'를 읽었으면 좋겠다고 시인은 조언한다. "방금 나무 베어낸 자리처럼, 손바닥에 닿는 그루터기의 그 축축하고도 서늘한 촉감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