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즐거움 - 21세기 인문학의 재창조를 위하여
커트 스펠마이어 지음, 정연희 옮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책을 열면서, 내용도 어렵고 재미도 없다고 느껴졌다. 이 두가지는 이 책 "인문학의 즐거움"에서 주장하는 바와 연결지을때, 저자 자신의 의견에 묘한 이질감을 준다. 목표하는 바와 달리 이 책의 내용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저자는 자신과 같은 인문학자와 전문가를 대상으로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책은 총 2부이며 각 부마다 5장씩 구성되어있다. 책의 내용은 저자가 각 부의 앞에 요약해 놓았다.

1부는 '현대로 오면서 지식이 계층을 만들고 전문가가 생기고 있다. 인문학도 의학, 법학, 과학과 같이 전문화가 되었다.'가 요점이다.

2부에서는 '인문학은 인간 경험보다 텍스트에 몰두하며, 인문학은 특권을 얻는 대신 고립화되었다. 인문학은 삶의 예술, 경험의 예술이 되야한다. 세상과 연관된 인문학이 되어야한다. 인문학자들은 스스로 닫은 문을 열고 나와야한다'라고 말하고 있다.

알라딘의 유명한 리뷰어는 '읽을만하고 번역도 양호하다'라고 했는데, 내 수준에서는 바로 이 두가지 의심이 계속 들었었다. 처음에 번역이 엉망인가 의심했지만 계속 읽어가다보니 번역의 문제가 아니라 원문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영어 원서 제목이 "Art of Living"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인문학적 내용이 삶에 실제적 영향을 주어야한다는 식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제목에 'Art'라는 단어가 들어간 전형적 미국대중서의 형태와 달리 내용은 동료 전문가를 향해 반성을 촉구하는 형태였다. 따라서 내용이 어렵다.

전문가와 일반인의 분리가 문학, 역사,철학 등의 인문학을 전문가 집단 만이 할수 있는 것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책의 전개는 스스로 전문가를 자처하며 이러한 철학적 사고는 인문학자만이 할수 있다는 투의 아우라를 강하게 내뿜었다.

저자가 주장하는 것과 동일하게 나도 그러한 철학적 사고를 일반인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점점 분리가 되고 어려워진다. 어쩌면 지금 쓰는 이 리뷰 자체도 사고력을 내세우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 "인문학의 즐거움"을 쉽게 읽을 수 있을까? 논리 전개의 근간 자체가 커다란 오류에 빠져 있는것 같아 아쉽다. 그걸 이해하고 읽어야한다.


***

근래 인문학이 대중의 인기를 끄는 이유가 뭘까?

지식이 힘인 시대에 학교 교육의 승리자가 또다른 단계의 승리의 발판을 가지기 위함이 아닐까. 심지어 어린 학생 때부터 학교 교육 이상으로 지식의 힘 혹은 권력을 가지려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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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어렵고 읽기 힘들지만 여러가지 생각할만한 것을 주기에 읽기에 도전할만 하다. 더구나 내 개인적 생각과 비슷한 주장을 하는 내용이 많았다. 읽으며 표시한 부분도 매우 많았다. 그중 아주 조금만 아래에 발췌해본다.

"[과학] 한동안 인문학은 과학의 방법론을 모방함으로써 과학의 경쟁자가 되려고 했으나 내 생각에 이 전략은 실패한 것 같다. ···· 미래의 인문학 교육은 실제 과학의 지식을 상당 부분 포함시켜야 할 것이며,
[예술] 동시에 인문학은 오래 유기되어 있던 그 뿌리를 예술에서 재발견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예술은 비평적 연구나 문화 소비의 대상으로서의 예술이 아니라 실질적인 예술 창작을 말한다."

"인문학의 민주화와 그것을 모두에게 접근 가능한 삶의 예술로 변형시키는 일은 우리 스스로 비평과 비판이 우리가 바라는 변화에 이르는 최고의 길이라는 망상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때 비로소 시작될 것이다."

"포스트모던 사회는 결국 신념보다는 즐거움을, 믿음보다는 미사여구를, 깊이보다는 표면을, 경험보다는 텍스트를, 개인적 양심보다는 대중의견을, 시민연대의식보다는 전문적 유대관계를 더 우위에 두는 사회인 것이다. 인문학에 종사하는 학자들은 스스로를 변화의 주체라고 생각하지만 변화 그 자체가 이미 강자의 도구이자 무기가 되었음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인문학이 비평의 관행에서 돌아선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다행히 그 대안이 존재하는데, 그것은 바로 '해석 interpretation'이다. 해석하는 것, 그러니까 우리가 그림을 이용하여 보거나 시를 이용하여 우리 자신의 예술창작에 참여하는 것은 그 행위들을 통하여 선택적 친화의 가능성, 우리와 세상 혹은 우리와 타인과의 비강제적 관계들에 대한 믿음을 표현하는 것인데, 이것은 실제로 사랑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

이 책은 문학, 역사, 철학을 매운 사고력으로 버무린 비빔밥 같은 책이다.
책을 닫으면서, 충분히 읽을만하고 생각의 재미를 주는 책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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