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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박물관의 지하 - 한 감정가의 일기에서 ㅣ 루브르 만화 컬렉션 2
마르크-앙투안 마티외 지음, 김세리 옮김 / 열화당 / 2007년 8월
평점 :
박물관이란 어떤 곳일까요? 루브르 박물관에서 만든 만화 시리즈의 첫번째 만화가 오래전 사라진 박물관을 찾는 것인데, 이번 만화는 지하로 피라미드 형태로 이어진 아주 커다란 박물관을 탐험하는 감정가의 이야기이다. 박물관의 공간적 크기를 강조한 것인데, 루브르 박물관이라면 이 정도 과장은 봐줄수 있으리라.
이야기 위주의 전개가 아니라 특이한 장소마다 새로운 에피소드를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전반적인 긴장감은 떨어지나 각 장소마다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것이 장점이다.
감정가가 자신의 조수와 함께 박물관으로 처음으로 가고 있다.
그림체가 흑백을 바탕으로 그림만으로 상상력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이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만화 특유의 환상을 즐기면 좋다.
아래에 몇개의 눈에 띈 에피소드를 가져와 본다.
아주 예전 과거의 유적을 복구하는 방이다. 커다란 눈 하나를 복구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눈은 어느 고대 외눈박이 괴물의 눈으로서 아직 복구해야하는 량이 많이 남았다. 다른 많은 유물 조각을 보관하는 방에는 방마다 손 하나, 어깨 등의 파편들이 가득차 있다. 이제 겨우 눈을 복구했으니 다른 신체 전체를 언제 다 복구하겠나. 과장이긴 한데, 박물관에 대한 과장인지 유물에 대한 과장인지 상상력인지 모르겠다.
그림 속에 다시 그림이 있다. 현실 혹은 꿈의 세계?
이 책의 어찌보면 유일한 이야기는 거대한 박물관 만큼 거대한 감정가들에 대한 것이다. 감정가에게 드디어 그 순간이 왔다. 그는 어느 길 가에서 늙은 감정가를 만난다. 늙은 감정가는 자신의 기록을 전달해 주면서 동시에 자신이 받았던 예전의 선배 감정가의 기록도 같이 전해준다. 그리고 그가 들었던 이야기도 전해준다. 늙은 감정가는 예전에 더 선배인 감정가가 죽어갈때 그를 만나 기록을 전해 받으면서 다시 더 선배 감정가가 해골이 되어 누워있던 이야기를 해준다. 늙은 감정가 선배에 죽어가던 선배에 선배 해골 감정가의 계보.
그리고 다시 시간이 흘러.......
처음부터 박물관을 다 감정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겠지만,.... 우리는 노력할 뿐이다. 예술의 아름다움에 빠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