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친구 - 제2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대상 웅진 모두의 그림책 22
사이다 지음 / 웅진주니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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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말장난을 좋아하는 편인데요. 그래서 사이다 작가의 <고구마구마>를 처음에 접하고 이건 딱 내 스타일의 책이다!라며 보고 또 보며 주변에도 많이 추천을 했었어요.

고구마는 맛나구마.
크구마. 작구마.
...

그런데 이번에 나온 사이다 작가의 그림책은 조금 다른 분위기입니다. 골프장에서 볼 수 있는 잔디가 주인공인데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사뭇 진지합니다.

사이다 작가의 <풀친구>를 소개합니다.



<풀친구>는 제2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책이기도 해요.



골프장에서 보살핌을 받고 자라는 잔디는 결코 목마를 일이 없습니다. 때가 되면 스프링클러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거든요.



어떤 날이 되면 잔디 곁으로 친구들이 찾아옵니다.
자연거름을 주는 강아지와 고양이도 있고요. 민들레, 애기똥풀, 토끼풀...손으로 꼽기도 힘들만큼 많은 친구들이 같이 놀기 위해 잔디에게 다가옵니다.




그런데 특별한 친구도 있습니다.
잔디가 덥수룩해진다 싶으면 나타나서 이발을 해주고, 시원한 주스도 주지요.




제초제라는, 이 주스 덕분에 잔디는 친구들과 생이별을 하게 되고 외모는 깔끔해집니다. 친구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요? 분명 이발할 때까지만 해도 같이 있었는데 말이죠.

특별한 친구 덕분에 잔디는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되고, 지저분해 보이지도 않지만 잔디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행해지는 이러한 일련의 보살핌이 잔디에게는 눈에 보이지 않는 폭력이지 않을까요?

어느 순간, 눈 앞에서 사라진 친구들을 그리워하는 잔디에게 인공자연은 두려움의 대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라진 수많은 삶들은 어디에서 생명을 이어가고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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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엄하게 가르치지 않는가 - 지나친 관용으로 균형 잃은 교육을 지금 다시 설계하라
베른하르트 부엡 지음, 유영미 옮김 / 뜨인돌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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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는 엄격하게 교육을 하는 편입니다. 특히 안전과 예의에 있어서는요. 아직 4살 밖에 안된 아이에게 무슨 교육이냐고 할 수도 있지만 이미 "내가..."라는 표현을 하며 자신의 욕구 충족을 위해 애교와 울음이라는 두 가지 무기를 창착한 아이에게 교육은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때론 저 역시도 흔들릴 때가 있습니다. 주변의 엄마들처럼 대화와 인내, 또는 타협을 통해 행동을 유도하는게 맞는게 아닐까? 이렇게까지 혹독하게 교육시키다가 아이 마음에 큰 상처가 생기면 어떡하지?

그런 저에게 위로가 되는 책을 만났습니다. 베른하르트 부엡의 <왜 엄하게 가르치지 않는가>를 읽으면서 저의 육아방식이 독이 아닌 약이었구나를 깨달으며 안심하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감정을 살피는데만 치우쳐서 제대로된 교육을 하지 않고 방임하는 것보다 원칙과 관용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올바른 방향으로 아이들을 이끌어 가는 것이 진실된 교육, 진실된 양육이 아닐까 합니다.

21쪽
교육은 대치되는 개념들 사이에서 끝없이 균형을 잡는 일입니다. 부모와 교사는 적극적으로 이끌어 주는 것과 스스로 자랄 수 있도록 기다리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원칙과 관용 사이에서, 훈련과 사랑 사이에서, 일관성과 배려 사이에서, 통제와 신뢰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아직 어린 아이에게 정리정돈을 가르치고, 예의범절과 안전에 관해 엄하게 가르칠 필요가 있냐고 묻는 분들에게 사회 구성원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예의나 안전 또는 사회규범이나 규칙에 관한 교육은 가정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을 했었는데 보다 명쾌하고 정확한 말을 베른하르트 부엡은 우리에게 전달합니다. "외적 질서 없이는 내적 질서가 세워지지 않기 때문에 외적 질서를 단련해야 합니다."라고요.

94쪽
질서는 생활의 기본을 이루며 아이들이 자라는 토대가 됩니다. 가정에서 이뤄지는 질서, 의식, 정해진 일과, 보호와 안전을 주는 집, 부모의 정돈하는 손길, 가치, 덕목, 예의..., 이런 질서를 내면으로 습득하면서 양심이 단련되고 예의도 발라지고, 삶에 안정감이 생깁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내적 질서는 외적 질서 없이는 세워지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가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반권위주의와 자유민주주의가 교육과 접목되면서 벌은 시대에 뒤떨어지고 비인간적인 교육방식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베른하루트 부엡의 말처럼, 자유는 지난한 자기극복의 시간 뒤에 따르는 열매요, 훈련이 극기로 바뀌는 힘든 과정 끝에 누리는 열매이기 때문에 원칙과 통제, 자제를 훈련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벌은 그런 훈련과정 속에 자연스럽게 수반될 수 밖에 없지요.

105쪽/110쪽
교육계에서는 20세기 초반부터 벌을 주지 않고 교육해야 한다는 견해가 확산되었습니다. 벌은 두려움을 낳고, 두려움은 아이들의 성장에 해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자유방임적인 교육이 탄생했습니다.

두려움은 대상을 알지 못하는 모호한 위협 때문에 생기는 정서 상태입니다. 명확히 정해져 있고, 계산할 수 있는 벌은 아이들을 긴장하게 할지는 몰라도 두려움이나 불안을 유발하지는 않습니다. ... ...즉, 아이를 성장하게 하고, 인생을 제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준비를 시켜 줍니다.


아이를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시키고자 한다면 부모는 원칙과 관용, 훈련과 사랑, 일관성과 배려 사이에서 균형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지나치게 아이들을 배려하는 순간 아이들은 무책임하고 배려할 줄 모르는 성인으로 자라게 됩니다.

엄하게 교육한다는 것은 억누르고 폭력을 행사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의 삶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혼자서 올바로 설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과정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무시하고 아이의 감정상태에만 치중한다면 부모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져버리는 것이 아닐까요?

"자신의 주인이 되어 스스로를 다스릴 줄 아는 자에게 이 넓은 세상과 만물은 복종하리라." - 파울 플레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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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주 글.그림 / 한림출판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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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집안이 더러워지는 것이 싫어서 일 수도 있고, 귀찮다는 이유일 수도 있는데 아이에게 미술놀이를 자주 해주는 편은 아니예요. 특히 물감놀이는 어린이집에서 많이 하도록 적극 권장하는 게으른 엄마죠.

대신 무릎에 앉혀놓고 그림책으로 간접 물감놀이를 즐겨 합니다. 에르베 튈레 작가님의 <mix it up>이나 이수지 작가님의 <나는 벌거숭이 화가>와 같은 책을 활용해서 물감놀이를 손과 눈으로 해요. 이렇게 손과 눈으로 물감놀이를 할 수 있는 책이 신간으로 출간되어 소개하려고 합니다.



언주 작가님의 <톡>인데요. 친구의 물감이 실수로 내 그림에 튄 그 순간, 현실의 문은 닫히고 상상의 세계가 열립니다.



친구들은 각자 가지고 있는 물감으로 미끄럼틀도 만들고 그네를 타기도 해요. 손도장도 꾹꾹 눌러봅니다.



면지만 보더라도 미술시간 시작 전과 후의 차이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앞면지에는 책상과 의자가 가지런하게 놓여있지만 뒷면지에는 의자는 넘어져있고, 색색깔의 물감이 바닥에 흩뿌려져 있습니다.




책을 다 읽고 덮었음에도 아이들의 웃음 소리과 함께 물감으로 표현한 상상의 놀이터가 눈 앞에 그려지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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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가 되고 싶은 피망 길벗스쿨 그림책 14
이와카미 아이 지음, 고향옥 옮김 / 길벗스쿨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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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선택할 때 대놓고 교훈을 줄려고 하는 책들은 손이 가지 않는 편인데, 이번에 제가 만난 <과자가 되고 싶은 피망>은 표지를 보자마자 빙그레 웃음부터 나왔습니다. 이유는 단순해요. 표지가 정말 귀엽습니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터질 것 같은 피망의 얼굴이 너무 귀여워서 지나칠 수가 없었어요.



편식 예방 또는 극복 그림책임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는 <과자가 되고 싶은 피망> 책을 펼치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거리로 가득찬 면지가 보입니다. 피망은 보이지 않고요.

주인공 유주는 점심시간이 되자 엄마가 준비해 준 도시락을 펼칩니다. 어떤 밥과 반찬이 있을지 기대하며 도시락을 열었는데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있네요. 이유는 바로 피망으로 만든 반찬 때문이지요.



"피망 싫어요! 과자가 좋아요." 라고 외치는 유주의 말을 들은 피망은 울먹거리며 과자가 되고 싶어집니다.



이후 피망은 과자가 되기 위해 변신을 합니다. 변신한 피망을 페이지마다 찾는 재미가 있는데, 아이와 숨은 피망 찾기를 하면서 깔깔 많이 웃었습니다.

어디에 있을까요? 과자가 되고 싶은 피망은?

사탕도 되었다가, 아이스크림도 되었다가, 케이크가 되기도 합니다. 심지어 바람떡 안에도 들어가 있네요.



과연 무슨 맛일지 상상하기 힘들지만, 피망은 유주가 과자인 줄 알고 본인을 먹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러나 유주는 피망이 어디에 있든 발견하지요. 그래서 과자 친구들은 피망에게 핀잔 섞인 말을 합니다.

"넌 과자가 될 수 없다고!"

과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에 실망해 울상이 된 피망을 유주가 발견합니다. 피망을 측은하게 여긴 유주는 집으로 피망을 데리고 가 엄마에게 맛있는 반찬으로 만들어 달라고 하죠. 과연 유주는 피망 반찬을 먹을 수 있을까요?



편식을 하는 아이에게 싫어하는 음식을 먹도록 유도하는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림책 속 주인공 유주라는 이름 대신 아이의 이름을 넣어 음식을 골고루 먹도록 하는 건 어떨까요? 그림책의 힘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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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산 그림책이 참 좋아 58
이병승 지음, 천유주 그림 / 책읽는곰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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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제주도 여행을 가서 무모한 도전을 했었어요. 저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이루어진 일이었지만, 4살 첫째와 갓 돌을 지난 둘째를 데리고 한라산 윗새오름을 등반했었거든요.

출발할 때 비는 오지 않았고 적당한 구름과 안개가 뒤섞여 있었는데 동행하는 지인은 덥지 않고 딱 등산하기 좋은 날씨인 것 같다는 말을 했었지요.

우여곡절 끝에 윗새오름까지 등반하기는 했지만 당분간 한라산하면 토가 나올 것 같다는 농담을 했습니다. 시간이 한 달 정도 흘렀는데 한라산 등반을 생각나게 하는 그림책을 보았습니다. 바로 동화작가로 유명한 이병승 작가님이 글을 쓰시고, 천유주 작가님이 그림을 그린 <구름산>입니다.

표지에는 구름과 안개에 싸여 희뿌연 산에 걸터 앉아 있는 한 소년이 보입니다.



소년의 시야에 들어 온 구름산은 등교길에 늘 보던 산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그 산이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산을 꼭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학교에 가서도 그 생각 뿐입니다. 친구들에게 구름산에 가봤는지 물어보니 모두들 경험담을 한마디씩 합니다.

탱크 바위가 미끄럽다는 둥 탱크 바위 위 약수터에서는 뱀이 나온다는 둥 심지어 산꼭대기에 있는 동굴은 사람을 꿀꺽 삼켜 먹는다고도 합니다.

무섭긴 하지만 재미있을 것 같아 소년과 친구들은 하교 후 구름산에 같이 가기로 약속합니다. 그러나 학교수업이 마친 뒤 친구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갈 수 없다고 해요. 소년은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혼자서 구름산으로 갑니다.



과연 소년 앞에는 뱀이 나왔을까요? 아니면 소년을 삼켜 먹을 동굴을 발견했을까요?

소년은 구름산을 경험하고 나서 또 다른 구름산 등반을 꿈꾸게 됩니다. 비에 젖은 나무 냄새, 얼굴을 스치는 축축한 바람이 싫지 않았던 모양이에요.



우스갯소리지만 또 다른 구름산을 꿈꾸는 소년의 모습에서 저는 이 책이 꼬마 산악인을 육성하는 책이 아닌가 했습니다.

비 오는 날만 모습을 드러내는 신비한 구름산, 익숙하게 보이던 그 산이 낯설게 보이기도 하지만 산은 우리를 반갑게 맞으며 안아줄 것입니다.



천유주 작가님은 <내 마음>이나 <팔랑팔랑>처럼 글과 그림을 모두 다루기도 하시지만, 글 작가님들과의 협업도 하시는데 매 작품이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되고 있는 점이 새롭게 느껴집니다. 출판사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성을 유지하면서 본인의 개성을 표현하는 작가님의 후속작품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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