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산 그림책이 참 좋아 58
이병승 지음, 천유주 그림 / 책읽는곰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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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제주도 여행을 가서 무모한 도전을 했었어요. 저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이루어진 일이었지만, 4살 첫째와 갓 돌을 지난 둘째를 데리고 한라산 윗새오름을 등반했었거든요.

출발할 때 비는 오지 않았고 적당한 구름과 안개가 뒤섞여 있었는데 동행하는 지인은 덥지 않고 딱 등산하기 좋은 날씨인 것 같다는 말을 했었지요.

우여곡절 끝에 윗새오름까지 등반하기는 했지만 당분간 한라산하면 토가 나올 것 같다는 농담을 했습니다. 시간이 한 달 정도 흘렀는데 한라산 등반을 생각나게 하는 그림책을 보았습니다. 바로 동화작가로 유명한 이병승 작가님이 글을 쓰시고, 천유주 작가님이 그림을 그린 <구름산>입니다.

표지에는 구름과 안개에 싸여 희뿌연 산에 걸터 앉아 있는 한 소년이 보입니다.



소년의 시야에 들어 온 구름산은 등교길에 늘 보던 산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그 산이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산을 꼭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학교에 가서도 그 생각 뿐입니다. 친구들에게 구름산에 가봤는지 물어보니 모두들 경험담을 한마디씩 합니다.

탱크 바위가 미끄럽다는 둥 탱크 바위 위 약수터에서는 뱀이 나온다는 둥 심지어 산꼭대기에 있는 동굴은 사람을 꿀꺽 삼켜 먹는다고도 합니다.

무섭긴 하지만 재미있을 것 같아 소년과 친구들은 하교 후 구름산에 같이 가기로 약속합니다. 그러나 학교수업이 마친 뒤 친구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갈 수 없다고 해요. 소년은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혼자서 구름산으로 갑니다.



과연 소년 앞에는 뱀이 나왔을까요? 아니면 소년을 삼켜 먹을 동굴을 발견했을까요?

소년은 구름산을 경험하고 나서 또 다른 구름산 등반을 꿈꾸게 됩니다. 비에 젖은 나무 냄새, 얼굴을 스치는 축축한 바람이 싫지 않았던 모양이에요.



우스갯소리지만 또 다른 구름산을 꿈꾸는 소년의 모습에서 저는 이 책이 꼬마 산악인을 육성하는 책이 아닌가 했습니다.

비 오는 날만 모습을 드러내는 신비한 구름산, 익숙하게 보이던 그 산이 낯설게 보이기도 하지만 산은 우리를 반갑게 맞으며 안아줄 것입니다.



천유주 작가님은 <내 마음>이나 <팔랑팔랑>처럼 글과 그림을 모두 다루기도 하시지만, 글 작가님들과의 협업도 하시는데 매 작품이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되고 있는 점이 새롭게 느껴집니다. 출판사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성을 유지하면서 본인의 개성을 표현하는 작가님의 후속작품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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