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엄하게 가르치지 않는가 - 지나친 관용으로 균형 잃은 교육을 지금 다시 설계하라
베른하르트 부엡 지음, 유영미 옮김 / 뜨인돌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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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는 엄격하게 교육을 하는 편입니다. 특히 안전과 예의에 있어서는요. 아직 4살 밖에 안된 아이에게 무슨 교육이냐고 할 수도 있지만 이미 "내가..."라는 표현을 하며 자신의 욕구 충족을 위해 애교와 울음이라는 두 가지 무기를 창착한 아이에게 교육은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때론 저 역시도 흔들릴 때가 있습니다. 주변의 엄마들처럼 대화와 인내, 또는 타협을 통해 행동을 유도하는게 맞는게 아닐까? 이렇게까지 혹독하게 교육시키다가 아이 마음에 큰 상처가 생기면 어떡하지?

그런 저에게 위로가 되는 책을 만났습니다. 베른하르트 부엡의 <왜 엄하게 가르치지 않는가>를 읽으면서 저의 육아방식이 독이 아닌 약이었구나를 깨달으며 안심하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감정을 살피는데만 치우쳐서 제대로된 교육을 하지 않고 방임하는 것보다 원칙과 관용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올바른 방향으로 아이들을 이끌어 가는 것이 진실된 교육, 진실된 양육이 아닐까 합니다.

21쪽
교육은 대치되는 개념들 사이에서 끝없이 균형을 잡는 일입니다. 부모와 교사는 적극적으로 이끌어 주는 것과 스스로 자랄 수 있도록 기다리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원칙과 관용 사이에서, 훈련과 사랑 사이에서, 일관성과 배려 사이에서, 통제와 신뢰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아직 어린 아이에게 정리정돈을 가르치고, 예의범절과 안전에 관해 엄하게 가르칠 필요가 있냐고 묻는 분들에게 사회 구성원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예의나 안전 또는 사회규범이나 규칙에 관한 교육은 가정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을 했었는데 보다 명쾌하고 정확한 말을 베른하르트 부엡은 우리에게 전달합니다. "외적 질서 없이는 내적 질서가 세워지지 않기 때문에 외적 질서를 단련해야 합니다."라고요.

94쪽
질서는 생활의 기본을 이루며 아이들이 자라는 토대가 됩니다. 가정에서 이뤄지는 질서, 의식, 정해진 일과, 보호와 안전을 주는 집, 부모의 정돈하는 손길, 가치, 덕목, 예의..., 이런 질서를 내면으로 습득하면서 양심이 단련되고 예의도 발라지고, 삶에 안정감이 생깁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내적 질서는 외적 질서 없이는 세워지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가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반권위주의와 자유민주주의가 교육과 접목되면서 벌은 시대에 뒤떨어지고 비인간적인 교육방식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베른하루트 부엡의 말처럼, 자유는 지난한 자기극복의 시간 뒤에 따르는 열매요, 훈련이 극기로 바뀌는 힘든 과정 끝에 누리는 열매이기 때문에 원칙과 통제, 자제를 훈련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벌은 그런 훈련과정 속에 자연스럽게 수반될 수 밖에 없지요.

105쪽/110쪽
교육계에서는 20세기 초반부터 벌을 주지 않고 교육해야 한다는 견해가 확산되었습니다. 벌은 두려움을 낳고, 두려움은 아이들의 성장에 해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자유방임적인 교육이 탄생했습니다.

두려움은 대상을 알지 못하는 모호한 위협 때문에 생기는 정서 상태입니다. 명확히 정해져 있고, 계산할 수 있는 벌은 아이들을 긴장하게 할지는 몰라도 두려움이나 불안을 유발하지는 않습니다. ... ...즉, 아이를 성장하게 하고, 인생을 제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준비를 시켜 줍니다.


아이를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시키고자 한다면 부모는 원칙과 관용, 훈련과 사랑, 일관성과 배려 사이에서 균형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지나치게 아이들을 배려하는 순간 아이들은 무책임하고 배려할 줄 모르는 성인으로 자라게 됩니다.

엄하게 교육한다는 것은 억누르고 폭력을 행사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의 삶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혼자서 올바로 설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과정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무시하고 아이의 감정상태에만 치중한다면 부모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져버리는 것이 아닐까요?

"자신의 주인이 되어 스스로를 다스릴 줄 아는 자에게 이 넓은 세상과 만물은 복종하리라." - 파울 플레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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