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히어로들에게도 재수 없는 날이 있다 I LOVE 그림책
셸리 베커 지음, 에다 카반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저의 생각은,
아... 이 책을 아이에게 읽어줘도 될까?였어요.

왜냐면 5세가 된 아이는 요즘 어른들이 하는 말이나 TV에서 들었던 말을 스펀치처럼 흡수하고 따라하는 시기여서 제목에 나와있는 "재수 없는 날"이라는 단어가 눈에 거슬리더라구요.

그래서 "재수 없는 날"이라는 단어는 운이 안좋은 날로 바꿔서 책을 읽어줬는데 슈퍼 히어로들이 한, 두 명도 아니고 8명이나 등장해서 그런지 이 책에 빠져 들었습니다. 제일 좋아하는 슈퍼 히어로도 생겼구요.



앞면지와 뒷면지에는 <슈퍼 히어로들에게도 재수 없는 날이 있다>에 나오는 슈퍼 히어로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아이는 보자마자 스래시가 제일 멋지다고 했어요. 어떤 의미일까 궁금해서 원서를 찾아보니 "THRASH"(스래시)라고 합니다.

THRASH는 세게 치다 또는 때리다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네요. 그래서 앞면지에서 스래시는 주먹을 쥐고 있나 봅니다.



<슈퍼 히어로들에게도 재수 없는 날이 있다>에서는 화가 났거나 마음이 불편해 보이는 슈퍼 히어로들의 모습을 만나게 됩니다. 이럴 때 슈퍼 히어로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구 곳곳에서는 슈퍼 히어로들의 도움이 필요한데 어떻게 하면 마음을 다스릴 수 있을까요?

슈퍼 히어로들의 힘은 지구를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에서부터 시작될텐데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마음 속의 어려운 감정들을 극복하고 본인의 자리로 돌아오게 되는지를 보고 있으니, 우리 자신의 마음 다스리는 방법도 크게 다르지 않음을 느끼게 됩니다.

얼굴을 찡그려도 괜찮아.
한숨을 쉬어도 괜찮아.
푹 쓰러져서 엉엉 울어도 괜찮아.
이렇게 하고 나면 벌떡 일어날 수 있을테니까요.



외국 서점을 검색해 보니,
이 책이 시리즈로 나오려나봐요.
후속편에는 슈퍼 히어로들이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지 기대해 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황금 나침반 에프 그래픽 컬렉션
스테판 멜시오르 지음, 클레망 우브르리 그림, 조고은 옮김, 필립 풀먼 원작 / F(에프)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뉴 키드> 이후로 그래픽 노블이란 장르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뉴 키드>를 번역 출간한 보물창고 출판사의 책 소개글에서 찾은 그래픽 노블의 정의는 이렇습니다.

"소설처럼 밀도있는 텍스트에 만화의 시각적 요소를 접목시킨 것..."

두 번째로 읽은 그래픽 노블은 소설은 물론 드라마, 영화로도 제작된 바 있는 필립 풀먼 원작의 <황금 나침반>입니다.


그의 원작은 갖가지 상을 수상하며 몇 십년간 꾸준히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영화의 경우 그렇게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해 다음편이 제작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필립 풀먼 같은 경우, 영미 판타지 문학의 3대 거장으로 손꼽히는데, 특히 최근 백희나 작가님의 수상으로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그는 2005년에 아라이 료지 작가님과 함께 공동 수상을 했네요.

220여 페이지 되는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예측을 벗어나는 극 전개는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일반적으로 책을 읽으면서 다음에는 어떤 일들이 진행되겠구나 하는 예상을 하면서 읽는데 <황금 나침반>은 갑작스럽게 전개되는 상황들이 많아서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주인공인 리라 벨라커(이하 '리라')의 진짜 부모님이 누구인지 갑작스럽게 드러나는 점, 절벽 박쥐의 습격으로 리라 혼자서 스발바르(리라의 아버지가 갇혀있는 곳)에 들어가게 되는 상황 등을 생각하면 매우 급작스럽게 전개된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하지만 억지스러운 설정이라는 말은 아니에요. 그저 책 속에 설정되어 있는 여러 극적인 장치들이 독자의 예상을 뛰어넘는다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504쪽에 달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번역본 소설에 비해 일러스트와 함께 224쪽으로, 절반 분량 안에서 원작의 내용을 모두 담고 있는 그래픽 노블은 재빠른 전개를 보여주었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이기도 했고, <황금 나침반>의 서사를 이끌어가고 있는 리라에 대한 설명은 이 장면 하나로 완성되는 것 같습니다.

"...이 모험이 전부 자신이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일 뿐 운명이 정해 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야 해요. 누가 이 아이에게 할 일을 정해 준다면, 전부 실패할 거예요."


<황금 나침반>의 표지에도 등장하지만 리라의 모험에 있어 무장한 곰 이오레크 뷔르니손은 지대한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후속편에서 전개될 이야기에는 오로지 리라 혼자서 해야만 할 것 같아요. 진실 측정기와 함께 운명의 결말을 만들어 낼 운명을 지닌 리라의 또 다른 모험이 기대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은 아빠의 안부를 물어야겠습니다
윤여준 지음 / 모래알(키다리) / 202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에 읽은 그림책 중에서 가장 감정이입을 많이 하며 읽었던 그림책.

윤여준 작가님의 <오늘은 아빠의 안부를 물어야겠습니다> 입니다.




그림책 표지를 보는 순간,

정년 퇴직을 하시고 1년쯤 지났을 때 아빠가 저에게 건넸던 한마디가 떠올랐어요.


"내가 생각하던 퇴직 이후의 삶이 이런건 아니었는데..."

저는 생략된 말들에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지 전체는 아니더라도 일부는 알고 있었기에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었던 순간이었어요.


<오늘은 아빠의 안부를 물어야겠습니다>는 아빠의 퇴직 이후의 삶을 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책입니다. 서지정보에 사용연령은 7세 이상으로 되어 있지만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이 아닐까 싶네요.

그림책에는 그렇게 많은 글이 수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책을 만든 윤여준 작가님은 독자 스스로 각자가 처한 상황에 맞춰 각자의 이야기를 써내려가기를 바랐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그림책 속 그림 한 장면, 한 장면을 보며 아빠와 저의 순간들을 회상해 보게 되었어요.

바쁜 일상으로 식구들이 하나 둘 떠나갈 때, 신발장에 신발이 하나 둘 사라질 때...아빠는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내 신발만 있는 집에 들어오는게 한 번씩은 무섭다."

결혼 후 아이들과 북적북적한 삶에 익숙해 있던 제가 안부 전화를 했을 때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갑작스런 엄마의 병원생활로 홀로 집에 계시던 아버지의 사무치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 외로움을 느낄 수 있었던 한 마디였었죠.

책을 읽어가면 갈수록 아빠에 대한 미안함, 세월의 야속함 등으로 울적한 마음이 들었는데 비 온 뒤의 무지개를 만난 듯 햇살처럼 다가온 그림이 있었습니다.

매번 괜찮다며 비를 맞고 다니시던 아빠를 위해 이제는 충분히 큰 우산을 아빠와 함께 쓰겠다며 다가오는 딸의 모습.



제가 그런 딸이었으면 합니다.

아빠가 더이상 비에 축 쳐져 있지 않도록 우산을 씌여 드리고 싶어요.

오늘은

아빠의 안부를

물어야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00년이 지나면
이시이 무쓰미 지음, 아베 히로시 그림, 엄혜숙 옮김 / 살림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을 감상하며 각자 감동을 받는 지점이나 느낌 등이 상이하겠지만, 저에게 아베 히로시 작가의 그림은 슬픔이라는 감정을 먼저 건드리는 것 같아요.

가부와 메이 시리즈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사육사로 일하다가 그림책 작가가 된 아베 히로시 작가님이 그리는 동물은 그냥 믿고 구입하게 됩니다. 그의 그림에서는 동물에 대한 애정을 강하게 느낄 수가 있거든요.

<100년이 지나면>에서도 아베 히로시 작가 특유의 그림을 만날 수 있었어요. 투박해 보이지만 진실해 보이는 그림들이었지요.



넓은 초원에서 풀과 벌레를 먹으며 홀로 지내는 사자에게 어느날 철새 나이팅게일이 나타납니다.

사자는 자신의 갈기 위에서 새가 잠잘 수 있도록 하고,
새는 그런 사자에게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주지요.



매일의 일상이 행복했던 그들에게 이별의 순간이 찾아옵니다. 새의 죽음이 눈 앞에 다가왔음을 아는 순간, 사자와 새가 나누는 대화가 왜 이렇게 애절하고 슬픈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데 잠시 멈추었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사자는 울었다.
"그만해. 꼴 사나워. 너는 온갖 동물의 왕이잖아."
"온갖 짐승의 왕이 아니어도 좋아.
나는 그저, 너와 함께 있고 싶어."
사자는 엉엉 울었다. 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새는 100년이 지나면 만날 수도 있다는 말을 남겼는데 사자는 홀로 남아 1년, 2년...100년을 기다리다 죽음을 맞이합니다.

사자와 새는 100년이 지난 후 어떤 모습으로 다시 만나게 되었을까요?



100년 후를 기약하기 전에,
우리 모두, 지금 충분히 사랑하길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와 깃털 I LOVE 그림책
브리타 테큰트럽 지음, 원지인 옮김, 강정훈 감수 / 보물창고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브리타 테큰트럽 작가님이 이런 자연관찰 그림책을 종종 출간하시는데, 전달하고자 하는 지식도 풍부하고 그림은 그저 감탄만 나오지요.

<새와 깃털>은 새가 가지고 있는 깃털의 구조에서부터 각양각색 깃털의 모습과 용도에 대해 담아낸 책입니다. 그래서 그림책으로 분류가 되었음에도 꽤 두꺼워요.



제가 흥미롭게 봤던 부분은 문화와 신화 속에서의 깃털인데요. 브리타 테큰트럽 작가님이 표현하는 "이카로스의 추락"이 등장합니다. 샤갈, 피터르 브뤼헐이 그린 그림과는 다르게 오로지 이카로스에게만 집중한 것 같아요.



깃털과 이카로스의 추락을 연결한 브리타 테큰트럽 작가님 정말 대단하세요.

또한 달에 매의 깃털이 있다는 정보를 접하고 적잖이 놀랐습니다. 아폴로 15호를 타고 간 우주 비행사가 실험을 위해 새의 깃털을 가져갔고, 현재도 달의 표면에 깃털이 있다는 사실은 정말 이 책이 아니였다면 몰랐을 것 같아요.



이렇게 <새와 깃털>은 새로운 관점에서 새를 바라보게 하고, 이전까지 몰랐던 정보도 주는 색다른 그림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