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빠의 안부를 물어야겠습니다
윤여준 지음 / 모래알(키다리) / 202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에 읽은 그림책 중에서 가장 감정이입을 많이 하며 읽었던 그림책.

윤여준 작가님의 <오늘은 아빠의 안부를 물어야겠습니다> 입니다.




그림책 표지를 보는 순간,

정년 퇴직을 하시고 1년쯤 지났을 때 아빠가 저에게 건넸던 한마디가 떠올랐어요.


"내가 생각하던 퇴직 이후의 삶이 이런건 아니었는데..."

저는 생략된 말들에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지 전체는 아니더라도 일부는 알고 있었기에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었던 순간이었어요.


<오늘은 아빠의 안부를 물어야겠습니다>는 아빠의 퇴직 이후의 삶을 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책입니다. 서지정보에 사용연령은 7세 이상으로 되어 있지만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이 아닐까 싶네요.

그림책에는 그렇게 많은 글이 수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책을 만든 윤여준 작가님은 독자 스스로 각자가 처한 상황에 맞춰 각자의 이야기를 써내려가기를 바랐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그림책 속 그림 한 장면, 한 장면을 보며 아빠와 저의 순간들을 회상해 보게 되었어요.

바쁜 일상으로 식구들이 하나 둘 떠나갈 때, 신발장에 신발이 하나 둘 사라질 때...아빠는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내 신발만 있는 집에 들어오는게 한 번씩은 무섭다."

결혼 후 아이들과 북적북적한 삶에 익숙해 있던 제가 안부 전화를 했을 때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갑작스런 엄마의 병원생활로 홀로 집에 계시던 아버지의 사무치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 외로움을 느낄 수 있었던 한 마디였었죠.

책을 읽어가면 갈수록 아빠에 대한 미안함, 세월의 야속함 등으로 울적한 마음이 들었는데 비 온 뒤의 무지개를 만난 듯 햇살처럼 다가온 그림이 있었습니다.

매번 괜찮다며 비를 맞고 다니시던 아빠를 위해 이제는 충분히 큰 우산을 아빠와 함께 쓰겠다며 다가오는 딸의 모습.



제가 그런 딸이었으면 합니다.

아빠가 더이상 비에 축 쳐져 있지 않도록 우산을 씌여 드리고 싶어요.

오늘은

아빠의 안부를

물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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