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맞춤법 우리 아이 빵빵 시리즈 1
현상길 지음, 박빛나 그림 / 유앤북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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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부터 영어까지 다양한 주제로 발간되고 있는 '우리 아이 빵빵 시리즈' 중 하나이다.

딸아이와 함께 이번에 읽어본 책은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자주 틀리는 맞춤법에 관한 내용이다.

맞춤법 공부라는 것이 아이들 입장에서는 그리 재미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콘텐츠를 구성하는 게 중요한데 이 시리즈는 만화 형식이기도 하고 내용도 재미가 있어서 딸이 굉장히 좋아한다.

이름처럼 빵으로 된 얼굴을 가진 캐릭터들이 나와 맞춤법을 틀리기 쉬운 단어들에 관해 알려주는 형식이다.

총 260페이지 정도 되니 미취학 아동들이 보기에는 다소 양이 많아 보이지만 만화 형식이어서 글씨가 그리 많지 않고 재미도 있기 때문인지 7세인 우리 딸은 꽤 오래 집중하며 잘 읽는다.

이번 책 역시 배송이 오자마자 소파에 앉아 조잘조잘 키득거리며 혼자 잘 읽어서 부모 마음을 흡족하게 만들었다.

사실 아이들 책은 재미만 있어도 기본은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책은 내용도 꽤 좋다.

내용을 전달함에 있어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재미난 이야기를 구성하면서도 그 안에 폭력적인 부분이나 아이들이 따라 할 수 있는 비속어 같은 부분이 눈에 띄지 않아서 일단 좋다.

260페이지 안에 총 120개나 되는 단어들의 맞춤법을 알려주니 사족없이 딱 콘텐츠에만 집중한 구성 역시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나도 일반인치고는 온라인에 글을 많이 쓰는 편이어서 서평을 쓸 때 꼭 맞춤법 검사기를 돌려 틀린 부분이 없는지 검사해 보는 편인데, 그런 나도 보면서 배우는 단어들이 있었다.

특히나 아래의 단어는 자주 쓰는 줄임말인줄만 알았지 표준어인지는 몰랐었다.

(pg 28-29)

맞춤법은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시작하게 될 받아쓰기부터 고3 수능시험에까지 나올 정도로 학창 시절 내내 중요하게 가르치는 부분이니 어릴 때 한글 맞춤법에 관한 만화를 읽게 하는 것도 아이 입학 전 준비로 좋은 내용이라 생각한다.

실제로 수능에서 언어영역 점수를 잘 받는 사람이 생각보다 적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아이들에게 수학과 영어만 죽어라 시키는 모습을 보면 일면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들 때가 많다.

배고플 때 배고프다고, 아플 때 아프다고 말할 줄 아는 게 국어를 잘하는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국어는 자연히 잘하게 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말 잘하는 사람, 글 잘 쓰는 사람이 되려면 상당한 훈련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아이에게 어릴 때부터 국어를 잘 하기 위한 책들을 많이 보여주려고 하는데, 이 책 역시 맞춤법, 적확한 단어의 사용 등 기초적인 국어 훈련을 재미나게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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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인지 5번 종이접기 동물 친구들 메타인지 5번 종이접기 1
이사카와 마리코 지음, 송지현 옮김 / 시원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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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접한 책이 식물을 접어보는 것이었다면 이번 책은 동물 친구들을 접어볼 수 있는 책이다.

듣는 식물들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아이들 세계에서 이야기의 주인공은 동물이고 식물은 그저 배경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꽃밭 만들기'보다 더 좋아하는 것 같긴 하지만 동물 친구들을 만들어 이야기 놀이를 할 때에도 배경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꽃은 몇 개 만들어 두면 더 좋을 것 같다.



이 시리즈의 공통점인데, '종이접기'라고 해서 꼭 정사각형 종이를 써야 한다거나, 종이를 자르거나 붙이면 안 된다고 하는 등 엄격한 규칙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준비물로 아이들이 '공작'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목적에 충실하게 도입 부분에 어떤 준비물들이 필요한지, 그리고 종이접기를 위해 필요한 기본 지식과 기호들을 알기 쉽게 설명해 두어 이 책으로 종이접기를 처음 접하는 아이들도 쉽게 도전해 볼 수 있게 구성되었다.

(pg 6-7)

역시나 5번 이내에 접을 수 있도록 난이도는 쉬운 편이다.

하지만 완성 후 표정을 잘 그리는 것이 어렵다.

내가 만든 것과 책에 나온 사진이 왜 이렇게 다른가 싶다면 표정을 잘 그려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pg 12-13)

아이와 뚝딱뚝딱 접어 본 동물 친구들.

왼쪽부터 기린, 원숭이, 강아지인데 표정을 다 똑같이 그려놔서 구분이 잘 안되지만 그래도 동물들의 특징이 드러나는 형태를 볼 수 있다.

원숭이와 강아지는 꽤 쉬운 편이었고, 기린은 내 손길이 조금 필요하긴 했다.



아이와 함께 접어 본 소감으로는 꽃밭보다는 동물이 더 쉬운 느낌이었다.

동물 친구들을 먼저 접어본 뒤 자신감이 생기면 꽃밭으로 넘어가 배경에 신경을 쓰는 순서로 흥미를 유도한다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워낙 활기가 넘치고 과격한 딸인지라 앉아서 뭔가를 좀 진득이 하는 취미를 갖게 하고 싶은데 역시 육아는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나 어릴 적에 우리 부모님도 나를 보며 다른 아이들처럼 나가서 좀 뛰어놀고 공도 차고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을 것이다.

아이의 취미를 부모가 만들어줄 수는 없겠지만 모르던 분야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예쁜 디자인의 책으로 흥미를 끄는 정도가 그나마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 싶다.

여하간 딸 핑계로 오랜만에 종이접기를 같이 해볼 수 있어서 나에게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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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인지 5번 종이접기 꽃밭 만들기 메타인지 5번 종이접기 2
이사카와 마리코 지음, 송지현 옮김 / 시원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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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된 후에 나를 알게 된 사람들은 믿기 어렵겠지만 소싯적에는 종이접기를 꽤 했었다.

종이학 천 마리 접는 건 일도 아니었고 종이접기 상급 책도 사다가 접어보고 그랬던 기억이 난다.

나름 혼자 하는 취미들을 좋아해서 시작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겠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이때 혼자 책 보고 종이와 함께 씨름했던 기억들이 한자리에 앉아 꾸준하게 뭔가를 하는 버릇을 들이는 데 큰 도움을 주지 않았나 싶을 때가 많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 7살이 된 딸아이에게도 종이접기의 매력을 알려주고 싶은데 막상 가르쳐 주기는 어렵다.

가장 어려운 것이 적합한 난이도를 찾아주는 것인데, 이 책은 5번 안에 끝내는 종이접기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어서 종이접기 세계를 처음 접하는 아이에게도 그다지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 것 같았다.

이번에 접하게 된 시리즈는 '꽃밭 만들기'라는 주제로 다양한 꽃들을 접어볼 수 있다.

같은 시리즈로 '동물 친구들' 편이 나와 있으므로 동물과 함께 접는다면 종이접기로 자신만의 동물원을 꾸며볼 수 있을 것이다.



안에 내용은 여타 종이접기 책과 비슷하다.

차이점이라면 제목처럼 진짜 다섯 단계 안에 모두 끝내고 있다는 점, 그리고 종이의 매수나 형태에 그리 엄격하지 않다는 것 정도이다.

후자가 나름 중요한데, 종이접기 책들 중에서는 꼭 정사각형 종이만 써야 하고, 가위나 칼로 자르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니만큼 예쁜 모양을 쉽게 만들기 위해 직사각형 종이도 꽤 많이 사용하고, 가위나 칼, 풀, 테이프 등 공작에 필요한 다양한 준비물들의 활용을 권장하고 있다.


(pg 18-19)

아이가 뚝딱 만들어 본 꽃들이다.

위쪽부터 해바라기, 장미, 팬지 순인데 해바라기가 다소 어려운 편이었고 팬지는 정말 쉽게 만들 수 있었다.

내 손길이 전혀 안 들어갈 순 없었지만 그래도 난이도가 그리 어렵지 않아서 아이 손으로 직접 한 비중이 꽤 되는 것 같다.



종이접기도 취미의 영역이니 본인이 좋아하지 않으면 부모가 해보라고 하는 것 자체가 잔소리가 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책들을 자주 보여줌으로써 자연스럽게 관심을 유도해 보려고 하는데 성공적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책 자체가 워낙 예쁘게 디자인되어 있고, 아이 혼자서도 할 수 있도록 설명이 꽤 친절한 편이기 때문에 책은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아 기분은 좋았다.

곧 아이 봄방학이 시작되는데 할 일 없을 때 같이 예쁜 꽃밭을 만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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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 2판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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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에 발매된 김영하 작가의 단편집이다.

나온 지 20년도 넘은 책이고 그 당시를 배경으로 한 책이므로 삐삐는 보편적이지만 휴대폰은 아직 대중적이지는 않았던 시절을 떠올리며 읽으면 된다.

비교적 최근에 개정판이 나왔지만 나는 도서관에 있는 구버전으로 읽게 되었다.

검색해 보니 다행히 작품의 순서를 제외하면 신버전과 큰 차이는 없는 듯하다.

(e북으로 읽었는데 해당 콘텐츠에 페이지가 적혀 있지 않아서 발췌문에 페이지를 표기하지 못했다.)

표제작부터 흥미를 끈다.

말 그대로 출근길에 엘리베이터에 낀 남자를 발견한 뒤 별의별 고난과 역경을 헤치며 출근에 성공하는(?) 한 회사원의 이야기로,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재미난 문체로 풍자한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으로 읽은 작품은 표제작 이후 등장하는 '사진관 살인사건'이다.

사건의 개요만 놓고 보자면, 주인공 형사가 애먼 사람들만 조사하다 끝나는 내용이지만 그 안에 담긴 부부 사이를 비롯한 현대인들의 인간관계에 대한 여러 가지 회의가 들게 하는 이야기였다.

개인적으로는 아내에게 별 불만이 없고 인간관계를 귀찮아(?) 하기 때문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도 안 해봤지만, 이런 이야기들이 정말 많이 창작되어 나오는 걸 보면 어느 정도는 현실을 반영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을 때가 많다.

우리의 모든 은밀한 욕망들은 늘 공적인 영역으로 튀어나올 준비가 되어 있다.

호리병에 갇힌 요괴처럼, 마개만 따주면 모든 것을 해줄 것처럼 속삭여대지만

일단 세상 밖으로 나오면 거대한 괴물이 되어 우리를 덮치는 것이다.

'사진관 살인사건' 중

또한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가 보여주는 직장인으로서의 찌듦(?) 역시 너무도 현실적인 느낌이어서 좋았다.

일반인 눈에는 끔찍한 사건으로 기억될 법한 일도 그저 업무의 하나일 뿐인 그에게는 당장 상사의 호출이 더 끔찍할 뿐이다.

상사에게 불려가는 그의 심정이 기가 막힌 문장으로 묘사되어 옮겨보았다.

담배를 던져 끄고 뚜벅뚜벅 사무실로 걸어들어간다.

이럴 때면 어쩐지 내가 피의자가 된 느낌이다.

최근엔 유치장에 창살을 없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오랫동안 그곳에서 지내다보면 갇혀 있는 게 그들이 아니라 나라는 생각까지 든다.

'사진관 살인사건' 중

'당신의 나무'라는 작품도 기억에 남는다.

보통 나무는 생명의 상징으로 많이 등장하는데 이 작품에 등장하는 나무는 파괴의 상징이다.

작은 씨앗이었던 것이 거대한 나무가 되어 앙코르의 한 유적을 파괴하는 모습과 어느날 시작된 작은 나비효과가 한 남자의 삶을 파괴하는 과정을 대비해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작품이다.

당신 역시 당신의 삶에 날아들어온 작은 씨앗에 대해 생각한다.

아마도 당신 머리 어딘가에 떨어졌을,

그리하여 거대한 나무가 되어 당신의 뇌를 바수어버리며 자라난,

이제는 제거 불능인 존재에 대해서.

'당신의 나무' 중

홀로 낯선 땅의 유적지를 찾아 상념에 빠져있던 그는 지나가던 한 승려와의 문답으로 깨달음을 얻는다.

이 부분이 이 책 전체를 통틀어 가장 인상적이었다.

나무가 왜 무서운가?

이곳의 나무들이 불상과 사원을 짓누르며 부수어나가는 것이 두렵습니다. - 중략 -

나무가 돌을 부수는가, 아니면 돌이 나무 가는 길을 막고 있는가.

'당신의 나무' 중

'흡혈귀', '고압선',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 같은 작품들은 현실과 판타지를 적절하게 조합해 기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몰입감을 높여준다.

특히 '흡혈귀'는 작가 본인이 직접 경험한 것처럼 서술하고 있어서 더 흥미로웠다.

익숙한 소재고 소설임을 인지한 채 읽고 있으면서도 뭔가 진짜 같은 느낌을 주는 작품이었다.

'비상구'와 '바람이 분다'는 사랑 이야기지만 결코 평범하지는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펼쳐낸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알고 지내기 어려운 범죄자들의 이야기인데 그런 사람들에게도 사랑 이야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듯 자극적이지만 탄탄한 재미가 있어서 시종일관 페이지를 넘기게 만들었다.

이제 김영하 작가가 발표한 소설 작품 중에서 절반 정도는 읽어보게 된 것 같다.

읽으면 읽을수록 참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읽으면서 '이 작가 스타일은 이렇구나' 같은 느낌이 별로 없다.

어느 작품은 굉장히 유쾌하고 어느 작품은 한없이 어두우며 어느 작품은 그 둘을 교묘하게 섞은 냉소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이 단편집 역시 작가의 세 가지 면모를 고루 느껴볼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세월이 지난 지금에 읽어도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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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현대지성 클래식 48
알베르 카뮈 지음, 유기환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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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자와 제목은 알아도 읽어볼 생각은 못 했던 작품인데 생각보다 길지 않길래 읽어보기로 했다.

특히나 역자가 알베르 카뮈 특유의 문체를 최대한 한국어로 구현하기 위해 새로운 개정판이 나왔다고 해서 더 기대가 되었다.

작품의 주인공은 '뫼르소'라는 이름의 한 남성이다.

그는 작품의 마지막 순간까지 별다른 감정 변화를 보여주지 않는 인물로 묘사된다.

어머니의 죽음을 들었을 때도, 장례식장에 가서도 슬픔을 느끼지 않았고 장례식 후 만난 '마리'라는 여인에게도 정욕을 느낄지언정 사랑은 느끼지 못한다.

망나니 같은 남자를 만나 폭행을 당하는 여인을 보고도 돕지 않으며 오히려 그 남자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고 그와 친구가 된다.

나는 그 누구도 결코 삶을 바꿀 수 없고,

결국 이런 삶이나 저런 삶이나 똑같은 가치를 지니며,

지금 여기의 내 삶이 전혀 싫지 않다고 대답했다.

(pg 73)

그 친구와 함께 놀러 간 바닷가에서 폭행 당했던 여인의 오빠인 아랍인 패거리들과 시비를 붙게 되고, 총을 들고 있던 친구를 말려 총을 보관해둔다.

시비가 끝난 후 바닷가를 걷던 중 더위와 태양으로 인한 짜증 때문에 시비를 붙었던 아랍인 중 하나를 쏴 죽이게 된다.

여기까지가 1부이고 2부부터는 죄인이 된 '뫼르소'의 형량을 확정하기 위한 재판 과정이 펼쳐진다.

여기서 재미있는 부분은 그의 형량이 살인 자체보다는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그가 보여준 냉담한 태도에서 기인한 것이 더 컸다는 사실이다.

검사의 논지는 '자기 어머니의 죽음을 경험하고도 슬픔을 느낄 수 없는 반사회적 인물이기 때문에 살인 역시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었다'라는 것이다.

변호사는 그저 살인 사건 그 자체에만 집중할 것과 우발적인 실수였음을 강조했지만 배심원들은 그에게 사형 선고를 내린다.

모든 게 나의 참여 없이 진행되었다.

내 의견의 청취 없이 내 운명이 결정되고 있는 것이었다.

(pg 141-142)

사형 선고를 받은 그는 자신의 내면으로 천착한다.

그의 마지막 길을 위로해 주기 위해 나타난 신부가 마지막 순간까지 신에게로의 귀의를 강요하자 신부의 위선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작품 내내 묵혀두었던 분노를 쏟아낸다.

물론 그의 죄가 가벼운 것은 아니지만 이 작품에서 유의미하게 봐야 할 부분은 사람들이 살인 행위보다 어머니의 죽음에 아무렇지 않았던 태도를 더 문제시했다는 점이다.

더욱이 그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본인의 죄를 처음부터 인정했고 범행 동기를 억지로 꾸며내지 않았으며 반성하는 척 눈물짓지 않았다.

그런 그를 이해할 수 없었던 사람들은 그를 사회에서 영원히 제거하려 했고, 이를 깨달은 그는 자신의 죽음 현장에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와서 자신을 증오해 주길 바라게 된다.

사실 그의 나이나 출신 배경 등이 설명되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그가 '이방'에서 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작품에서 '이방인'이란 '그 사회 통념과 맞지 않는 사람' 정도로 정의하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사회가 그 통념에 벗어나는 사람을 일반적으로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앞뒤로 수록된 역자의 글과 알베르 카뮈의 서문, 작가 수첩 등의 내용을 모두 포함해도 200페이지 정도로 얇은 데다 저자의 문장이 워낙 깔끔하고 번역도 매끄러워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워낙 특이한(?) 사람의 삶과 생각을 그려내고 있기 때문에 읽고서 소화하는 시간이 다소 필요하다는 생각은 들었다.

다 읽은 후에 등장하는 역자의 해제가 작품을 이해하는데 굉장히 큰 도움을 주니 이 판본으로 본 작품을 접하는 사람이라면 꼭 끝까지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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