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 선고를 받은 그는 자신의 내면으로 천착한다.
그의 마지막 길을 위로해 주기 위해 나타난 신부가 마지막 순간까지 신에게로의 귀의를 강요하자 신부의 위선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작품 내내 묵혀두었던 분노를 쏟아낸다.
물론 그의 죄가 가벼운 것은 아니지만 이 작품에서 유의미하게 봐야 할 부분은 사람들이 살인 행위보다 어머니의 죽음에 아무렇지 않았던 태도를 더 문제시했다는 점이다.
더욱이 그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본인의 죄를 처음부터 인정했고 범행 동기를 억지로 꾸며내지 않았으며 반성하는 척 눈물짓지 않았다.
그런 그를 이해할 수 없었던 사람들은 그를 사회에서 영원히 제거하려 했고, 이를 깨달은 그는 자신의 죽음 현장에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와서 자신을 증오해 주길 바라게 된다.
사실 그의 나이나 출신 배경 등이 설명되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그가 '이방'에서 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작품에서 '이방인'이란 '그 사회 통념과 맞지 않는 사람' 정도로 정의하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사회가 그 통념에 벗어나는 사람을 일반적으로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앞뒤로 수록된 역자의 글과 알베르 카뮈의 서문, 작가 수첩 등의 내용을 모두 포함해도 200페이지 정도로 얇은 데다 저자의 문장이 워낙 깔끔하고 번역도 매끄러워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워낙 특이한(?) 사람의 삶과 생각을 그려내고 있기 때문에 읽고서 소화하는 시간이 다소 필요하다는 생각은 들었다.
다 읽은 후에 등장하는 역자의 해제가 작품을 이해하는데 굉장히 큰 도움을 주니 이 판본으로 본 작품을 접하는 사람이라면 꼭 끝까지 읽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