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미래영재학교 인공지능반 1 - 생성형 AI로 그린 세계 최초 디지털 교육 만화 디미영 (디지털 미래영재학교) 3
김종훈.최일훈 지음 / 이케이북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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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제 인공지능이 일반인들의 삶 속에도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휴대폰만 있으면 언제든 인공지능과 대화를 나눌 수 있고, 간단한 작문부터 그림, 음악에 이르기까지 명령만 잘하면 어지간한 사람이 한 것 이상의 퀄리티를 보여주기도 한다.

지금 아이들에게는 이러한 인공지능이 삶 속에 더 가까이 다가오게 될 것이다.

기술의 발달로 디지털 리터러시가 중요하다는 주장은 더 이상 새롭지 않지만, 디지털 리터러시의 기본은 그 기술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AI가 무엇인지 아이들이 재미나게 알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 것 같다.

주제가 AI이니만큼 이 작품 역시 생성형 AI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캐릭터들이 다 비슷비슷해 보이긴 하는데, 그 와중에 차별성을 주고 싶은 의도인지 각 캐릭터마다 MBTI가 붙어 있다.

첨단과학을 다루는 책에서 유사과학 설정이 나오니 살짝 실망스럽긴 하나, 아이들이 책을 읽기 전에 각 인물들의 성격을 대략이라도 유추해 볼 수 있는 장치가 될 것 같다.

(한 끗 차인데 왜 ENTP는 주인공이고 INTP는 악당이어야 하는가. 지나가던 INPT는 웁니다.)

아이들 책이니 스토리는 단순하다.

모든 기술이 다 그렇듯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술은 인간을 이롭게 하기도, 해롭게 하기도 한다.

AI 역시 마찬가지라 AI를 이용해 사람들의 데이터를 훔쳐 세상을 지배하려고 하는 악당이 등장하고, 이에 맞서기 위해 아이들이 AI를 공부하며 위기를 극복해나간다는 내용이다.

그 여정에서 AI가 무엇인지, AI가 인간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인간이 AI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떤 사전 작업들이 필요한지를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아이들이 AI를 활용함에 있어서 가장 흥미로워할 부분이 그림이나 음악, 애니메이션 등을 생성하는 기능일 텐데 이 부분을 각각의 에피소드들로 풀어내 학습을 돕는다.

아이의 학습만화를 줄이려고 노력하는 중이지만, 콘텐츠가 좋은 학습만화는 포기하기가 어렵다.

아이도 좋아할뿐더러 첨단과학을 글로만 다루게 되면 난이도가 급격하게 올라가기 때문이다.

생성형 AI가 그린 그림이라 동작이나 표정이 전문 만화가가 그린 것처럼 찰떡같이 잘 맞는다는 느낌은 들지 않지만 색감이 화려해서 그런지 아이가 첫 만남부터 좋아하는 느낌이다.

게다가 만화의 비중보다 AI의 활용법 비중이 생각보다 높다.

나도 AI와는 그리 친숙하지 않아서 아이가 보지 않을 때는 내가 조금씩 보면서 따라 해보기에도 좋을 정도의 정보량이었다.

개인적으로는 AI의 활용법에 대한 정보는 훌륭하지만 AI를 활용함에 있어서 주의해야 할 부분이 다소 부족하지 않나 싶지만 이는 시리즈가 진행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해소되리라 생각한다.

특히 생성형 AI가 만들어낸 이미지나 영상은 범죄로 활용될 여지가 있는 만큼 어릴 때일수록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물론 발달 속도가 무척 빠른 분야라 계속 시리즈로 나올 것 같은데, 앞으로 AI를 활용할 때 주의해야 할 부분도 상세히 다루게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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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키워도 사람 되나요?
박티팔 지음 / 고래인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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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재미난 제목과 표지가 인상적인 책이다.

다른 그 무엇보다 저자의 이름이 본명인지가 너무 궁금한데 아무리 검색을 해봐도 이 부분은 나오지 않아서 아직 미스터리로 안고 있다.(본명이면 저자를 더 좋아하게 될 것 같다.)

저자는 딸, 아들, 딸 순으로 아이 셋을 키우고 있는 엄마이자 정신과 임상 상담사라고 한다.

육아휴직 중 있었던 에피소드들에 MSG를 듬뿍 쳐 개성적인 그림체의 만화로 만들어 냈다.

제목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저자는 현대의 헬리콥터 맘들처럼 아이들을 쥐잡듯이(?!) 잡아서 사교육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책 읽으며, 대화 많이 하며, 어찌 보면 굉장히 편하게, 또 다르게 보면 굉장히 인간미 있게 키우고 있다.

장래희망을 적어가야 하는 아이에게 '당장 내일 일도 모르는데 미래를 어떻게 아니? 그때 가서 생각하라'라고 조언하는 엄마와 그 말을 곧이곧대로 적어 숙제로 제출하는 아이들이 보여주는 재미난 일상 이야기들이라 보면 되겠다.

부모의 양육 방식에는 각자가 아이를 그렇게 키울 수밖에 없는

깊은 역사가 숨어있는 것 같다.

나는 그와 같은 양육 방식이 어느 극단으로 치우쳐져 있지만 않다면,

모두 각각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pg 77)

작품 속 엄마의 삶도 프랑스어를 전공했지만 전혀 관계없는 기업을 거쳐 지금 만화를 그리고 있듯이 사실 인간의 삶이 정해진 궤적을 따라 순탄하게 흘러가는 경우는 오히려 드물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사실 우리는 육아를 하면서 '우리가 이렇게 키우면 아이가 이렇게 자라겠지'라는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갖는다.

아이가 바쁜 일과에 치이고 있으면 그게 다 아이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 자위하고 막상 기대한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이러다 낙오자가 되는 것은 아닐까 덜컥 겁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와 아이들의 일상을 가만히 보면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날 아이 둘은 아빠 차를 타고, 한 아이만 엄마 차를 타게 되는 에피소드가 있다.

그날 엄마는 그 아이에게만 몰래 아이스크림을 사주며 둘만의 비밀을 만든다.

세 아이에게 고루 애정을 준다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기에 저마다 섭섭함과 아쉬움이 있을 테지만 그런 추억 하나가 그 아이에게는 살아가면서 두고두고 기억될 자산으로 자리 잡을지 모른다.

물론 다른 두 아이들에게도 저마다 비밀스러운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난 아이가 앞으로 겪을 여러 가지 실패에 인생이 다 끝난 것처럼 좌절하진 말았으면 좋겠다.

자신만의 시간표에 따라 초연하고 뚝심 있게 살아가길 바란다.

(pg 194)

굳이 구분을 하자면 이 책은 육아 서적이다.

하지만 육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

아무것도 가르치려 하지 않는 것이 곧 이 책의 가르침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육아에 정답이 있다면 이렇게 시대나 유행에 따라 급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부모마다 각자의 정답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타인과 비교하기보다는 자신과 아이를 좀 더 믿고 자신 있게 밀고 나가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깨달음을 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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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민주주의를 경험한 나라 - 분열의 정치를 넘어 새로운 질서를 설계하는 시간 서가명강 시리즈 41
강원택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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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그리 어렵지 않게 양질의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서가명강'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제목만 읽어도 지난해에 있었던 갑분 계엄을 다루었을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서울대 정치학 교수가 보는 현재의 한국 민주주의는 어떤 모습일지 통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 읽어보게 되었다.

사실 현재 민주주의의 위기는 우리나라의 문제만은 아니다.

세계 최강국이자 민주주의의 선봉장이었던 나라에서는 정권 교체에 대한 반발로 폭력 사태를 촉발했던 자가 두 번째 대통령에 당선되는가 하면, 우리와 비슷하게 민주화의 길을 걸었던 헝가리나 폴란드는 다시 독재 국가로 전락해버리고 말았다.

그 밖에도 브렉시트 사태와 몇몇 유럽 국가들에서 극우 정당이 상당한 득표를 얻는 등 저자는 다양한 사례를 들며 현재의 민주주의에 새로운 위기가 찾아오고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서만 있었던 민주화의 독특한 경향, 즉 권위주의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공존하며 평화로운 정권 교체가 가능했던 87년도 이후의 정치 체계를 정리한다.

구체적으로는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시대를 말한다.

저자는 이 당시만 하더라도 갈등이 존재했지만 적어도 상대를 용인하고 설득하려는 움직임은 충분히 보였다고 평가한다.

타협은 서로를 정당한 경쟁자로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민주화 이후 정치 질서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상호 인정과 공존의 정신이 지속되어야 한다.

만약 어느 한 쪽이 상대를 부정하거나 배제하려 한다면,

타협의 기반은 흔들리고 다시 극한의 대립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이 때문에 한국 민주화의 가장 중요한 정신은 타협과 합의라고 할 수 있다.

(pg 66)

저자는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이라는 지지층이 극명하게 달랐던 세 대통령이 보여준 설득과 타협의 리더십을 꽤나 구체적인 사례들을 들며 강조하고 있다.

물론 이들 역시 많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들이 보여준 설득과 타협은 곧 양쪽 끝에서 보기에는 야합이나 굴복으로밖에는 보이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만들었던 문화가 민주주의의 발달 과정에서 매우 필요한 것이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물론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세 대통령 재임 시기에 있었던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만 평가할 수는 없다. - 중략 -

살짝 언 얼음관처럼 쉽게 깨질 수 있었던 민주화 초기의 불안정한 상황에서,

이들은 타협하고 양보했다.

그리고 정치적으로 이견을 좁히고,

합의를 도출하면서 한국 민주주의의 공고화를 이뤄냈다. - 중략 -

최근 한국 정치가 다시 불안정해지고 민주주의가 퇴행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로 이 시기의 '양보와 타협'이라는 정치적 관행이 무너지고,

'관용과 통합'의 정치 리더십이 실종되었기 때문이다.

(pg 117)

사실 이러한 문화가 사라지게 된 것에는 여러 원인이 있다.

특히 SNS 보급이 가져온 필터 버블 효과를 간과할 수 없다.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시대, 인간은 알고리즘의 간택을 받기 위해 더 극단적인 콘텐츠를 만들고 알고리즘은 이에 반응해 입맛에 맞는 정보만을 노출함으로써 인간을 필터 안에 가둔다.

이제 국내 정치판은 스펙트럼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없게 되었다.

그저 동전의 양면처럼 앞과 뒤가 동시에 존재할 수 없는, 우리 편이 아니라면 적일뿐인 세상이 되었다.

후반부터는 이러한 정치적 양극화와 '양보, 타협의 정신'이 사라진 이유를 보복의 정치의 탄생에서 찾고 있다.

전반적으로 저자의 주장에 상당 부분 동의할 수 있었지만, 보복 정치의 탄생을 문재인 정부부터라고 보고 있는 지점만큼은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기 어려웠다.

이명박의 노무현 탄압은 의혹이고 문재인의 이명박근혜 탄압은 보복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문재인 정부는 명백한 국정 농단 범죄자의 후속 정부로 출발했다는 특이사항이 있다.

이미 국민들의 분노를 등에 업고 출발한 정부가 지난 정부의 과오를 청소하지 않고 양보와 타협의 미덕을 보여줬어야 했다는 저자의 주장은 친일 청산을 하지 못했(않았)던 대한민국 초기 정부의 정치적 실수를 되풀이하라는 말과 같은 의미가 아닌가 싶다.

현재 이재명 정부 역시 같은 출발선 위에 있다.

아직 범죄자에 대한 법의 심판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를 지지했던 자들도 국회에 잔존한다.

과연 이 상태에서 그 어떤 리더십이 양보와 타협을 주장할 수 있을까?

저자 역시 현재 정치 체계로는 지속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물론 이상적으로는 보복의 악순환을 끊어내고 상생의 길로 가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조국 등의 사면을 통해 편을 더욱 명확히 가르고자 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이런 이상의 실현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작금의 정치적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 저자는 대통령 권한의 수직적, 수평적 분배와 다당제로의 개편이 중요하다고 제안한다.

이를 위해 선거구 개편도 뒤따라야 할 것이고 무엇보다 유권자들 역시 '우리 편 아니면 나쁜 놈'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을 것이다.

2024년 12월에 발생한 정치적 위기는

새로운 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경고음이 울린 것이다.

사태가 일단락 되었다고 덮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

꼼꼼한 진단을 바탕으로 새로운 변화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경각심을 갖고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이번의 정치적 위기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pg 242)

본래 정치를 다루는 책들은 저자의 정치적 색깔이 명확히 드러나게 마련이다. (당연하지만 이 편이 책 판매에는 도움이 되나, 필터 버블 때문에 읽지 않아도 될 사람들만 열심히 읽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은 저자가 자신의 정치색을 숨기려고 노력한 흔적이 꽤 보인다.

물론 학자로서 중립을 지키고자 노력했다는 점은 높이 사고 싶다.

문제는 저자가 지적했듯이 이미 대한민국이 상당한 수준으로 양극화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시도가 오히려 양쪽에서 욕을 먹는 이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쪽에서 보면 '노태우 칭찬하고 문재인 욕하네? 색깔 나왔네'라며 빈정댈 것이고 저쪽에서 보면 '아직도 5.18 타령에 또 김대중 찬양이야? 태생이 전라도인가'라고 비아냥댈 게 눈에 선하다.

(물론 난 '이쪽'이기에 전자의 시각으로 읽었음을 고백한다.)

위의 사유로 저자의 모든 생각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한 가지에는 동의할 수 있었다.

바로 우리의 정치 문화에 양보와 타협의 정신이 필요하다는 명제 그 자체는 부정하기 어려웠다.

세상이 그 이상으로 향하는 길을 험난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은 명백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이상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렵고도 어려운 일이지만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내 개인의 생각이라도 보다 유연하게 변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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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쟁 2 - 우리나라 최초의 만화가이자 독립운동가 이도영
박순찬 지음 / 아라크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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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지난 1권에 이어 관재 이도영 선생의 삶을 다룬 작품의 2권이다.

2권으로 완결되는 만큼 이번 편에서는 그의 주요 업적과 당시 시대상을 잘 요약해 담아내고 있다.

1905년 결국 을사늑약이 체결되고 대한제국은 일본의 지배하에 놓이게 된다.

그 이전부터 만민공동회 활동 등 민중들이 깨어남으로써 부패한 상부 권력층이 팔아넘기려 했던 나라를 지켜내고자 했던 활동들이 쭉 소개된다.

관재 이도영 선생은 이러한 뜻을 계승하고자 했던 국민교육회의 일원으로 지식을 그림으로 표현하여 이해를 돕는 일을 시작하게 된다.

최근에도 증명한 바 있듯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신 속에는 직접 뽑은 대통령도 우리의 뜻에 반할 경우 끌어내리고야 마는 저항정신이 숨어 있다.

이 당시 우리 조상들도 더 강했으면 강했지 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민중들의 의사와는 아무 상관없이 친일 세력들의 농간에 의해 나라가 넘어간 상황이니 분노의 감정이 온 나라에 흘러 넘치고 있던 시기였다.

따라서 이러한 저항정신을 구체적인 언어와 행동으로 정제할 수 있도록 교육과 계몽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었던 것이다.

관재 이도영 선생의 작품은 신문에 삽화라는 명칭으로 개제되는데, 지금 우리가 신문에서 보는 만평과 거의 비슷한 형식이라고 보면 된다.

당연히 그의 펜이 향한 곳은 나라를 팔아넘긴 을사오적 등의 매국노들이었다.

그의 작품들은 관념 중심의 기존 서화 형식을 벗어나 구체적인 현실과 인물들을 담아내고 그 안에 통렬한 비판의 목소리를 더함으로써 두 눈 멀쩡히 뜬 채 나라를 빼앗겼던 당시 민중들에게 큰 위로를 주게 된다.

작품의 스토리상으로는 신격화된 일본 황제의 본래 모습을 담은 그림이 하나 존재하고, 한일 양국의 자객들이 이 그림의 향방을 추격하면서 긴장감을 더해주는데, 이 부분은 작가가 창의성을 발휘해 추가한 부분으로 보인다.

형식적인 부분으로는 여러 미술 작품들이 같이 수록되어 있어서 그림을 보는 맛이 좋았다.

특히 관재 이도영 선생의 작품은 2권 후반부에 주로 수록되어 있고, 초반에는 우리나라 그림의 변천사를 잘 알 수 있도록 기존 사대부의 서화에서부터 여러 문화의 영향을 받아 변해가는 민속화, 초상화 등이 수록되어 있다.

총 두 권의 분량이지만 만화인지라 읽는 시간이 그리 많이 필요하지는 않다.

그러면서도 의병 활동과 같은 무장저항 외에도 많은 저항 방식들이 있었고 그런 활동들에 투신했던 사람들의 발자취가 어떠했는지를 이해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들이 더 많이 있을 텐데 그들의 이야기도 발굴이 되어 다양한 작품들로 사람들을 찾아가면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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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쟁 1 - 우리나라 최초의 만화가이자 독립운동가 이도영
박순찬 지음 / 아라크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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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만화를 잘 보는 편은 아니지만 대한민국 최초의 만화가이자 독립운동가의 삶을 다룬 작품이라고 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저자는 잘 몰랐는데 예전에 '장도리'라는 신문 만화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그의 그림을 통해 일제강점기를 살았던 만화가의 삶이 어떻게 표현될지 기대가 되었다.

제목인 '환쟁'은 과거에 그림 그리던 사람을 낮잡아 부르던 말이다.

성리학의 영향으로 중국풍의 그림 양식만을 '고급'이라 여기던 시절, 눈에 보이는 현실을 표현하는 그림은 천대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만화가이자 독립운동가는 관재 이도영 선생이다.

사대부 출신이지만 그림에 대한 열정을 포기하지 못해 스스로 환쟁이가 되고자 했던 그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라 보면 되겠다.

총 두 권인데 이번에 읽은 1권에서는 이도영 선생의 젊은 시절을 다루고 있다.

시대적으로는 1903년부터 1905년 사이로 일제가 조선을 향한 야심을 본격적으로 드러내던 시기였다.

작품은 동학농민운동을 잔혹하게 진압했던 한 인물이 의문의 자객에게 살해당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자객의 정체가 중반쯤에 밝혀지는데, 이 인물은 극적인 효과를 위해 저자가 창조한 인물로 보인다.

여하간 이도영 선생은 우연히 이 자객을 보고 강렬한 인상을 받아 그림을 남기게 되는데, 일본군이 이 그림을 이용해 자객을 잡게 되면서 본의 아니게 우리나라를 위해 활동하던 암살자를 일본군에 넘긴 앞잡이가 되고 만다.

자신의 과오를 용서받고자 그 자객을 돕기로 결심하는 부분까지가 1권의 내용이라 보면 되겠다.

이 당시 조선에서는 재산을 축적한 중인들이 사대부의 취미를 따라 하는 것이 유행하면서 사군자가 들어간 서화가 인기를 끌게 된다.

하지만 이도영 선생은 한국에서는 겨울에 피지도 않는 매화를 눈과 함께 그려 놓은 것을 보며 찬양하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그림은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만을 쫓는 행위라고 비판한다.

민중의 삶을 그대로 담아내는 서양의 그림을 보며 이도영 선생은 자신도 성리학의 사군자나 그리는 화가가 아니라 민중의 삶을 담아내는 환쟁이가 되기로 결심한다.

살아 있는 현실의 모습을 그리는 자들이 환쟁이야.

나는 사대부를 버리고 환쟁이가 되겠네.

(pg 74-75)

처음 알게 되어 생소한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만화로 보니 친숙한 느낌이 들어 작품에 금방 빠져들 수 있었던 것 같다.

1권에서는 이도영 선생의 성격과 시대적인 배경을 설명하는 느낌이었고 아직 구체적인 업적이나 활동이 본격적으로 소개되지는 않았다.

이어지는 2권에서 선생의 활약이 이어질 것 같으니 얼른 2권으로 넘어가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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