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키워도 사람 되나요?
박티팔 지음 / 고래인 / 2025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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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재미난 제목과 표지가 인상적인 책이다.

다른 그 무엇보다 저자의 이름이 본명인지가 너무 궁금한데 아무리 검색을 해봐도 이 부분은 나오지 않아서 아직 미스터리로 안고 있다.(본명이면 저자를 더 좋아하게 될 것 같다.)

저자는 딸, 아들, 딸 순으로 아이 셋을 키우고 있는 엄마이자 정신과 임상 상담사라고 한다.

육아휴직 중 있었던 에피소드들에 MSG를 듬뿍 쳐 개성적인 그림체의 만화로 만들어 냈다.

제목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저자는 현대의 헬리콥터 맘들처럼 아이들을 쥐잡듯이(?!) 잡아서 사교육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책 읽으며, 대화 많이 하며, 어찌 보면 굉장히 편하게, 또 다르게 보면 굉장히 인간미 있게 키우고 있다.

장래희망을 적어가야 하는 아이에게 '당장 내일 일도 모르는데 미래를 어떻게 아니? 그때 가서 생각하라'라고 조언하는 엄마와 그 말을 곧이곧대로 적어 숙제로 제출하는 아이들이 보여주는 재미난 일상 이야기들이라 보면 되겠다.

부모의 양육 방식에는 각자가 아이를 그렇게 키울 수밖에 없는

깊은 역사가 숨어있는 것 같다.

나는 그와 같은 양육 방식이 어느 극단으로 치우쳐져 있지만 않다면,

모두 각각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pg 77)

작품 속 엄마의 삶도 프랑스어를 전공했지만 전혀 관계없는 기업을 거쳐 지금 만화를 그리고 있듯이 사실 인간의 삶이 정해진 궤적을 따라 순탄하게 흘러가는 경우는 오히려 드물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사실 우리는 육아를 하면서 '우리가 이렇게 키우면 아이가 이렇게 자라겠지'라는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갖는다.

아이가 바쁜 일과에 치이고 있으면 그게 다 아이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 자위하고 막상 기대한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이러다 낙오자가 되는 것은 아닐까 덜컥 겁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와 아이들의 일상을 가만히 보면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날 아이 둘은 아빠 차를 타고, 한 아이만 엄마 차를 타게 되는 에피소드가 있다.

그날 엄마는 그 아이에게만 몰래 아이스크림을 사주며 둘만의 비밀을 만든다.

세 아이에게 고루 애정을 준다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기에 저마다 섭섭함과 아쉬움이 있을 테지만 그런 추억 하나가 그 아이에게는 살아가면서 두고두고 기억될 자산으로 자리 잡을지 모른다.

물론 다른 두 아이들에게도 저마다 비밀스러운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난 아이가 앞으로 겪을 여러 가지 실패에 인생이 다 끝난 것처럼 좌절하진 말았으면 좋겠다.

자신만의 시간표에 따라 초연하고 뚝심 있게 살아가길 바란다.

(pg 194)

굳이 구분을 하자면 이 책은 육아 서적이다.

하지만 육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

아무것도 가르치려 하지 않는 것이 곧 이 책의 가르침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육아에 정답이 있다면 이렇게 시대나 유행에 따라 급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부모마다 각자의 정답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타인과 비교하기보다는 자신과 아이를 좀 더 믿고 자신 있게 밀고 나가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깨달음을 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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