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속 엄마의 삶도 프랑스어를 전공했지만 전혀 관계없는 기업을 거쳐 지금 만화를 그리고 있듯이 사실 인간의 삶이 정해진 궤적을 따라 순탄하게 흘러가는 경우는 오히려 드물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사실 우리는 육아를 하면서 '우리가 이렇게 키우면 아이가 이렇게 자라겠지'라는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갖는다.
아이가 바쁜 일과에 치이고 있으면 그게 다 아이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 자위하고 막상 기대한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이러다 낙오자가 되는 것은 아닐까 덜컥 겁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와 아이들의 일상을 가만히 보면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날 아이 둘은 아빠 차를 타고, 한 아이만 엄마 차를 타게 되는 에피소드가 있다.
그날 엄마는 그 아이에게만 몰래 아이스크림을 사주며 둘만의 비밀을 만든다.
세 아이에게 고루 애정을 준다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기에 저마다 섭섭함과 아쉬움이 있을 테지만 그런 추억 하나가 그 아이에게는 살아가면서 두고두고 기억될 자산으로 자리 잡을지 모른다.
물론 다른 두 아이들에게도 저마다 비밀스러운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