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프로젝트 헤일메리 ㅣ 앤디 위어 우주 3부작
앤디 위어 지음, 강동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5월
평점 :
- 책의 출처: 도서관 대출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항상 인기 순위 상단에 있어서 언젠가는 읽게 되겠지 싶었던 작품인데, 최근에 라이언 고슬링 주연의 영화 예고편이 올라오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처럼 후다닥 읽게 되었다.
종이책 기준으로 약 70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작품인데, 읽는데 지루함을 느낄 겨를이 없었다.
도서관에서 빌려 본 책인데 다 읽은 지금은 사서 소장하고 싶다는 욕구가 강렬하게 솟아오른다.
그만큼 정말 재미있었다.
작품은 금성 궤도에서 구름 비슷한 무언가가 관측되면서 시작된다.
연구 결과 그 구름이 군집을 이룬 우주 미생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그 미생물이 태양의 열과 금성의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번식하며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중요한 것은 그 미생물들이 우리 태양의 빛을 10% 정도 약하게 만들 것이라는 점이다.
태양의 빛이 그 정도로 약화되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들이 멸종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어서 이 미생물이 마치 기생충처럼 가까운 항성들을 찾아다니며 빛을 약하게 만든다는 것, 그리고 지구에서 12광년 정도 떨어진 한 항성에는 이 미생물이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지구에 대멸종이 오기까지 시간이 약 30-40년 정도 남은 상황에서 인류는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편도로 그 항성에 사람을 보내 해결책을 찾아오게 한다는 내용으로, 영화에서는 라이언 고슬링이 이 우주선에 오르게 된다.
여기까지가 책의 앞 20% 정도의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스포일러가 될까 봐 일부러 영화 예고편도 책을 다 읽기 전까지는 보지 않았었는데, 다 읽은 후에 보니 위에서 서술한 정도는 예고편에서도 나오는 모양이다.
(아직 작품을 읽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예고편도 보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영화가 원작을 얼마나 재현해 낼지는 모르겠지만 예고편만 봤을 때에는 책 속 내용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것 같아 소름이 돋을 정도의 장면이 꽤 많았다.
그 장면이 원작의 어느 부분인지도 정확히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원작의 줄거리가 꽤 재미있기 때문에 그대로 영상화만 해도 재미는 충분히 보장되리라 생각한다.
디스토피아를 다룬 SF 작품들이야 워낙 많지만, 이 작품은 그러면서도 시종일관 꽤 유쾌한 분위기를 이어간다는 점이 특징이었다.
아직 태양계의 다른 행성에도 사람을 보내보지 못한 인류이기에 12광년 떨어진 항성으로 인간을 보낸다는 것이 꽤나 먼 미래의 일 같지만, 그것이 허황되게 느껴지지 않도록 다양한 과학적 설정들을 만들어 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또한 지성을 가진 외계인을 처음으로 만나게 된다면 역시나 과학으로 먼저 소통하게 될 것이라는 가설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부분도 상당한 재미를 주었다.
환경 자체가 너무 다른 곳에서 진화한 생물 두 종이 만났기에 언어 체계 자체가 완전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항성 간 여행이 가능한 문명이라면 원자를 이해할 것이라는 가정에 따라 서로가 차츰차츰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장면들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영화는 내년 3월 개봉 예정이라 기다리는 시간이 꽤나 길게 느껴질 것 같다.
개봉일이 되면 연차를 내고서라도 보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출중한 재미를 주는 작품이었다.
이 작품과 '마션', '아르테미스'라는 작품을 합쳐 저자의 우주 3부작이라고 부른다.
'마션'은 영화로 먼저 봐버려서 아직 원작을 보지 않았는데, 이 작품을 보니 빨리 3부작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